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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기 위해 불행해지는 것
: <해피>
노력으로 성공할 수 없는 시대. 청년 실업의 시대. 행복을 위해 살지 못하는 시대에 우리는 산다. 그렇게 이야기된다. 노력으로도 행복을 얻을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복을 얻어야 할까. 행복이란 인간이 추구하는 최고선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한 바 있다. 그만큼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이며 최종 목표의 형태가 어떻든,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행복'이 된다.
여기 네 명의 등장인물이 있다. 주인공 이두레는 과거에 음악을 하고 싶어했지만 사회의 바람에 맞추어 대학을 나오고 회사에 취직했다. 그는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산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자리'란 어떤 안정감을 의미한다. 이두레는 안정감을 본인의 행복이라 치부하고 그것을 위해 살아왔다. 사실 이것은 과거의 '음악'이라는 꿈을 포기한 부분의 행복이나, 고작 부분의 행복만도 얻어내기 힘들다. 매일 출근하며 상사에게 치이면서도 돈조차 제대로 못 모아 자기 집 마련의 꿈은 꿀 수조차 없다.
행복을 쫓는 고고학자, 미스터차는 학창시절 은사를 만난 이후 그의 연구를 이어받아 행복의 실체를 쫓는다. 그에게 행복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실존하는 형태이며, 그것을 찾는 것이 삶의 목표이다. 그리고 이 미스터리한 고고학자의 뒤를 쫓는 기자 서선은, 오래 전 잃었던 언니를 찾는다. 이들을 지켜보는 여자 유한나는 오랫동안 방 안에 틀어박혀 주변을 기록하는 것을 반복했으며 자신은 존재하지 않는, 그저 덩어리에 불과하다고 표현한다. 그녀는 스스로를 불행을 불러온다고 말하며, 행복이라는 미래를 상상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미스터 차가 말하는 '행복의 실체'는 이두레가 거주하고 있는 영롱빌라 반지하의 아래에 있다고 미스터 차는 주장했고, 그 반지하에서 네 명의 인물이 엮이게 된다. 그러나 행복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외려 그들은 점점 불행해진다. 두레는 직장에서 지속적으로 치이고, 서선은 자신의 언니를 찾지만 신장을 이식받지 못하면 죽을 거라는 통보를 받는다. 행복이 그들의 반지하에 있으면서 그들은 왜 불행할까, 아직 캐내지 못했기 때문일까? 두레는 분노와 함께 미스터 차가 두고 간 구덩이를 파기 시작한다. 그것을 지켜보던 한나는 뜨겁고 붉은 빛을 본다. 그 순간, 영롱빌라가 무너진다. 근처의 건물들은 모두 재개발에 들어가고, 한나는 있을 장소를 잃을 위기에 처한다.
행복을 찾기 위해 우리는 어째서 불행해져야 할까. 어쩌면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불행일지도 모른다. 가장 불행해져야만이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 미스터 차가 만났던 청년 중 한 명은 이런 말을 한다. 절망과 후회, 희망, 부정적인 감정과 긍정적인 감정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극한의 불행은 극한의 행복과 같다. 불행의 연속은 결국 행복으로 가는 길이며 행복은 또한 불행으로 가는 길이 될 수도 있다. 우리의 인생은 직선으로 쭉 유지되지 않으며 곡선을 그려 위 아래로 치솟거나 가라앉는다. 행복은 불행으로서 얻어지는 보상이 아니고 불행은 행복으로 얻어지는 징벌이 아니다, 하지만 불행한 사람들의 자리를 꾸준히 파다보면 언젠가 행복이 온다.
왜 우리는 노력하는데도 행복해질 수 없나요, 웹툰 속에서 서선이 묻는다. 우리는 노력의 끝에 행복이 오기를 바라지만 노력의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리고 고민한다, 이게 과연 올바른 것일까? 우리는 '삽질'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 질문에 대해 이런 답을 내놓는다. 미스터 차가 하는 행동처럼, 단순한 삽질로만 보이는 행동이 다른 노력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즉 우리가 하는 모든 노력은 경중을 따질 수가 없으며 그 끝에는 필히 행복이 올 것이다. 다만 우리가 불행한 것은,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행복이 있는 한 불행할 것이며 불행이 있는 한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이 곡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삽질을 하며 우리의 곡선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해피>는 네이버 완결 웹툰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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