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게"는 "순결한 죄"의 작가 오계의 신작입니다. 노출물이고요. 노출물이란 참 설명하기가 민망한 장르(?)인데, 전달 매체가 활자가 됐든 그림이 됐든 동영상이 됐든 (대체로 여자인)주인공이 노출성애자이고,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실정법상 문제가 되는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그런 내용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전작인 순결한 죄를 읽었던 독자라면 차기작의 괴리에 꽤 놀랄 수도 있을 것 같군요. 저만 해도 그랬으니까요. 순결한 죄의 인트로가 비슷한 내용이었으니 거기부터 낌새가 있기는 했지만 말이죠.
내용은 별로 소개할 건덕지가 없습니다. 노출물이라는 게 그렇지요. 이 장르는 남성향 성인 매체 중에서도 크게 메이저는 아니지만, 굳이 찾아보면 그리 드물지도 않은 그런 애매한 포지션입니다. 주인공 '오해요'는 23살의 취업 준비생으로, 노출물 19금 만화의 주인공답게 작화를 통해 예쁜 외모와 성숙한 몸매를 자랑합니다. 노출증 환자이고요. 그 외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죠. 내용이랄 것도 그냥 주인공 해요가 여기저기서 노출하고 다니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노출물로서는 꽤 훌륭한 편입니다. 일단 작화에서 먼저 먹어주고 들어가죠. 보편적인 퀄리티도 준수하고 개성도 느껴지는 좋은 작화에요. 전작도 그랬죠. 내용을 평가하자면 리뷰의 제목에서 적은 것처럼 "포장지가 고급스러운" 느낌입니다. 그 본질은 여타 노출물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요.
포장지가 고급스럽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하면, 옴니버스식으로 이뤄진 해요의 노출 행위들이 그렇다는 의미입니다. 뭐랄까, 너무 막나가거나 벌거벗은 살색(그림)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망상과 욕구를 충족시킨다고 할까요? 야설과 현실 사이를 줄타기하고 있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군요. 사실 이런 부분은 길고 자세히 설명하기도 낯부끄럽고 이 리뷰 게시판에 19세 이상의 독자님들만 들어오는 것도 아닐 테니 짧게 줄이겠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무료 연재분을 확인해 보시길. 장르 자체에 거부감이 있거나 흥미가 없는 케이스가 아니라면 꽤 만족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