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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73회 작성일 24-05-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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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릭터가 맞거나 아파하는 모습이 주가 되는 콘텐츠를 보고 '료나물'이라고 한다. 가학성 쾌락에 목마른 이들을 위한 안식처라 할 수 있는데 이런 작품들엔 서사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작품의 목적이 애초에 성욕에 편중되어 있기에 스토리가 좋은 작품보다 적당한 스토리에 잘그린 작품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브루탈 가든 메이드 워페어의 스토리는 허무맹랑하다. 당신의 성욕을 위해 억지를 써서라도 캐릭터를 벗기겠습니다. 라고 작품 서두부터 외친다. 아주 거대한 가문이 있는데, 이 가문의 권력 쟁탈전을 위해 각 가주들이 싸운다. 근데 가주들이 직접 싸우면 안되니까 수천명의 메이드 클론을 만들어서 싸운다. 당연히 메이드 클론들은 예쁘고 가주에게 서비스도 해준다.


  이런 작품에선 개연성을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 애초에 설정 자체가 막장이기 때문에 무슨 설명을 해도 반드시 구멍은 생긴다. 따라서 작가는 그림을 통해 독자의 혼을 빼놓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브루탈 가든의 그림은 독자의 혼을 빼놓기 충분하지 못하다. 그림으로 다른 모든 장점을 커버해야 하는 작품을 그리면서, 작가는 그림을 작품 최대의 결점으로 남겨놨다. 그림이 제 역할을 해야 되는 순간은 매 번 찾아오지만 작가는 이에 굴하지 않고 그림을 무너트린다. 이는 영화로 치자면 베드씬이 필요하다며 여배우를 불러오는 순간 볼록렌즈를 카메라 앞에 가져다 대는 격이요. 중요한 장면에서 내 안경을 벗겨버리는 만행과 같다.


  작품의 전투 연출도 상당히 미묘하다. 전략과 전술은 나오는 데 이 전술이 어떻게 운용되는 것인지 작품은 알려주지 않는다. 전투는 기습당했다! 혹은 기습했다! 선에서 정리되고 지형에 대한 어떤 정보도 주지 않은 채 서로 감탄하다 끝난다. 독자는 이 감탄에서 철저하게 분리된다. 작품의 내용에 감탄할 여지도, 그림에 감탄할 여지도 주지 않은 채 작품은 그렇게 진행해 나간다.


  잔인함과 속옷을 노출한 캐릭터들의 향연은 연회의 향응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다. 조금 더 공을 들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섰어야 했다. 미숙했다고 해두자. 철지난 사회자의 개그처럼 분위기를 가라앉혔다고 해두자. 아무도 열광의 도가니에 빠지지 않았다. 감탄도 흥분도 없었고 자리한 것은 냉정 뿐이었다. 지리함이 자리한 이야기다. 한 대목이 끝날 때마다 기대감보다 아쉬움이 컸기에 한숨을 꺼낼 수 있던 이야기다. 


  작가 비스트애니메 작가는 아마추어 시절 [네거티브 칸나]라는 작품을 연재한 적 있었다. 그때보다 작품은 아쉬워졌다. 아쉽다.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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