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GT에서 연재중인 <케미스트리>. 한 마디로 엄친아 고등학생이 미지의 외국인 파이터에게 싸움을 전수받는 내용이다. 여느 만화, 영화처럼 한 줄 요약은 간단하기 그지없지만 작품 안에는 소소한 재미가 숨어있다.
주인공 '주철현'은 부유하지만 바쁜 부모님 밑에서 외롭게 자랐다. 덕분에 기본적으로 왼쪽의 장면처럼 '죽은 눈'을 하고 있는, 시니컬하고 냉정한 캐릭터이다. 하지만 사실 내면에서는 애정과 관심을 갈구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일진과 어울리는 마음씨 착한(착하다고 단정짓기에는 애매할지도 모르지만) 주인공이 그렇듯이, 소중하게 여기는 붕어빵 파시는 할머니를 지키려다가 일진에게 밉보여 '일진의 물주'에서 '일진의 괴롭힘 상대'로 강등되게 된다. 자존심 강한 주인공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우연히 만난 외국인 금발 고수(신모나)에게 싸움을 가르쳐줄 것을 의뢰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국인 금발 고수 신모나. 액션씬과 서비스씬을 혼자 다 해먹는다.
이 외국인 금발 고수는 작품을 이끌어 나간다. 현재 공개된 연재분에서 그녀는 숨겨진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인상적인 액션을 선보인다. 특히 무술 '천배무진류'의 수련을 통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제시한다. 신모나에게 부여된 이런 비중있는 역할은 그녀의 튀는 외형과 우월한 프로포션과 합쳐져 신모나를 더욱 매력적인 여주인공 캐릭터로 만든다.
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가벼운 무협 만화라는 점이다. '기', '오의' 등 무협 세계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가 나오며, 무협 만화나 소설을 즐겼던 독자라면 자연스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또 완전히 무협세계에만 치중된 내용이 아니다보니, 일반 독자들도 무협 만화의 입문작으로 즐길만하다. 지나치게 마초적인 보통 무협물과 다르게 보기 편한 그림체와 캐릭터 디자인도 한 몫한다.
스토리라인은 계속 독자에게 궁금증을 유발하도록 의문점을 제시한다. 주철현이 무술을 배우게 된 계기는 일진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이다. 이 복수심으로 시작된 수련이 '천배무진류' 유파의 후계자로 어떻게 만들어줄까?
또 일진에게 복수를 마치고 나서는 다시 어떤 강적이나 사건이 나타나서 무협물로서 재미를 줄까?
하지만 당장은 일진이 어느 정도의 실력일지, 그리고 그 다음화에는 어떤 사건과 동기가 제시될지 흥미롭게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