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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툰 신작소개 - «가슴도 리콜이 되나요?» 도발적 소재, 아쉬운 주제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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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81회 작성일 24-05-2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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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실 작가의 «가슴도 리콜이 되나요»는 아주 도발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가슴’, 그것도 ‘여성의 가슴’, 게다가 ‘풍만한 가슴’입니다. 의학 만화도 아니고, 19금 성인 만화도 아닙니다. 그저 어떤 여성이 ‘풍만한 가슴’을 갑자기 가지게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출발한 만화입니다. 그러니까, ‘가슴’ 만화입니다. 세상에, 가슴을 가지고 만화를 그리다니! 당장에 무겁고 진지한 단어들이 연상됩니다. 성희롱, 성상품화, 미시권력…. 하지만 걱정 마세요. 그렇게 호환마마 같은 작품은 아니니까요.


    줄거리도 복잡하지 않습니다. 주인공 나유빈은 모든 면에서 완벽해보이는 커리어우먼이지만, 가슴만큼은 어쩔 수 없이 A컵입니다. 가슴 때문에 당한 수모가 쌓여가던 어느날, 미래를 약속한 남자친구가 가슴 때문에(!) 이별을 고합니다. (물론 이건 이야기를 위한 만화적 설정일 뿐이죠) 충격에 휩싸인 나유빈은 술에 취해 성형외과를 찾아가다 실수로 아래 층 마사지 센터에 들어가게 됩니다. 센터의 사장인 아랑은 알고보니 오래 된 처녀귀신. 아랑은 나유빈의 소원인 풍만한 가슴을 선물하지만, 남자와 헤어질 때마다 가슴이 한 컵씩 작아지는 저주도 함께 걸리게 했습니다. 그 와중에 본인도 힘을 잃어, 결과적으로 유빈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야 본인도 원래대로 돌아가 환생할 수 있게 되는 상황에 빠집니다. 아랑의 도움으로 유빈이 가슴과 상관 없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간다는, 사실 조금은 뻔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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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절한 설정 정리!


    작가가 묘사하는 여성상이나 여성으로서 감내하는 부당한 상황이 피상적으로 묘사되어 아쉽습니다. 꼭 클럽에서 뭇 남성들의 시선을 받아야만 자신감이 차오르는 걸까요? 부장님의 성희롱과 그 해결 과정은 ‘백마 탄 왕자님’의 뻔한 클리셰가 되어버렸군요. 도발적인 소재를 다룬 만큼 피상적인 전개보다는 심도있는 성찰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여성이 성적 대상으로만 인식되는 사회적 상황과, 그래서 감당할 수밖에 없는 여성의 어려움을 ‘풍만한 가슴’이라는 상징적 소재를 통해 그려내려고 한 듯 하지만, 그 해결 방식이 그저 ‘사이다’인 것이, 그것도 ‘타인에 의한’ 사이다인 것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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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굳이 사랑을 찾는 이야기가 아니어도 좋지 않았을까요? 진정한 사랑을 찾으면 사랑도, 인생도, 가슴도 모두 구원받는 것일까요? 연애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더 설레는 상황을 만들었어야 했고, 가슴으로 대표되는 성차별과 성적 대상화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더 많은 성찰과 사유가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더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클럽에서 받는 시선과 일상적 시선이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 여성은 성적 존재로만 의미가 있다는 것인지 비판적으로 이야기해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진정한 사랑’이 문제였다면 여성의 주체적 사랑과 연애에 대해 말해볼 수도 있었겠지만, 설정과 스토리로 짐작해볼 때 아무래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는 남자’를 찾는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아예 ‘가슴가슴’한 이야기를 만들었어도 좋았겠지만… 참, 이 만화, 전체연령가였죠.


    아무튼 가슴이란 건 참 중요한가봅니다. 1화의 소제목처럼, ‘그게 뭐라고’ 참 중요한가봅니다. 그렇게 중요한 것, 이왕이면 더 제대로 다뤘으면 좋았을텐데요. 도발적인 소재를 담아낼 충분한 주제가 보이지 않는 것이 정말 아쉬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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