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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툰 신작소개 - «징크스의 연인» 뻔하지만 잘 만든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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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01회 작성일 24-05-2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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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혜 글작가와 구슬 그림작가의 «징크스의 연인»은, 미래를 보는 능력이라는 오래된 상상을 로맨틱 코미디와 결합시켰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려는 욕망은 인간의 여러 원초적 욕망 중 하나인데요, 그것은 어떤 존재에게도 허락되지 않은 ‘완전한 확신’을 준다는 점에서,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압도적인 힘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이 소재는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에서 소재로 쓰여왔고 로맨스 장르도 예외는 아닙니다. 보통은 이 소재로 운명과 자유의지, 혹은 희생정신 등을 이야기합니다만, «징크스의 연인»은 그 정도까지 복잡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는 것 같습니다. 시간을 보는 능력은 극의 전개를 위한 장치로서, 주인공 커플의 위기를 극복하는 수단의 의미만 가질 것입니다.


    그것이 무슨 문제라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순정만화입니다. 순정만화에서 순정을 다루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화풍 역시 순정만화에 잘 어울리는 화풍입니다. 망가체에 기반한 웹툰-CG 화풍이지만, 전통적인 순정만화의 영향도 볼 수 있습니다. 극의 전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지혜 작가는 극 전개의 강약 조절을 비롯한 기본적 사항들을 잘 알고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기 상황의 제시와 그에 대한 여러 인물의 반응, 그리고 그 반응의 교차 서술에 따른 독자 심리의 이완과 긴장의 반복, 나아가 한 위기의 해결이 다른 위기의 시작이 되는 전개까지, 스토리 진행에 있어 개연성을 놓치지 않습니다. 이는 한지혜 작가의 전작이 미스터리 호러 로맨스 장르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메리카 유령잭»이라는 데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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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심리의 긴장과 이완을 통해 극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야기 자체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하든 불운이 따르는 주인공 공수광은 사실 과거에 한국 최고의 재벌기업 금화그룹의 장학생이었고, 그룹의 유력 후계자인 선민준의 친구이기도 합니다. 그러던 중 금화그룹의 비밀을 알게 되는 수광. 금화그룹이 지금껏 승승장구해온 비결은, 선택받은 그룹 총수만 가질 수 있는 ‘미래를 보는 여인’이었습니다. 수광은 미래를 보는 여인이자 장차 민준의 연인이 되어야 할 소녀인 이슬비와 만나게 되고, 연인이 되는 조건인 ‘신체접촉’을 해버리고 맙니다. 그룹의 미래를 뺏기게 될 위기에 놓인 총수 선삼중은 당연하게도 두 사람을 떼어놓았고, 그 뒤 공수광은 모든 것을 잃고 온갖 징크스에 시달리며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만나야 할 연인은 반드시 만나게 되죠. «징크스의 연인»은 수광과 슬비가 금화그룹이 주는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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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면에서 이 작품의 이야기를 대부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이야기는 ‘명확한’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전개와 결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또한 다른 생각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슬비와 수광의 사랑은 운명적인 사랑입니다. 이 둘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연인이고, 언젠가 반드시 만나게 될 연인입니다. 슬비는 너무나 중요한 존재이고 수광은 슬비를 지킬 힘이 없기에, 이 둘은 모진 풍파를 겪을 것입니다. 슬비가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곧 슬비와 수광에게 닥칠 위기를 모면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죠. 수광은 잠시 슬비를 원망하다가도 곧 사랑하게 될 것이고, 슬비는 거절당하고 상처받으면서도 끝내 수광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민준은 수광을 아끼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보다 중요한 재산과 권력을 위해 슬비를 빼앗으려 할 것이며, 이 세상 전체는 민준의 편에 서겠지만 몇몇 사람은 슬비와 수광을 도울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 둘은 숱한 고난과 역경을 물리치고 마침내 사랑의 결실을 맺겠지요. 덤으로 부와 명예, 권력을 손에 쥘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과연 이렇게 뻔한 이야기를 얼마나 뻔하지 않게 서술할 수 있을까요? 등장인물이 입체적 인물인 것도 아니고, 설정이 너무 명확하다보니 미래를 보는 능력을 통해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을 보여줄 여지도 많지 않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의 애틋함을 보여줄까요? 하지만 특별한 감정은 그것을 특별하다고 강조하는 순간 작위적이 되고 맙니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이 뻔하지 않을 가능성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작품에 몰입한다면 몹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극의 진행과 강약 조절은 이미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작품에서 한 발짝만 물러나보면, 이 작품이 다른 작품과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 완성도 높은 공산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 «징크스의 연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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