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스포주의] '치과는 무서워!' 정석찬 작가의 신작. - "오늘도 비가"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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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는 무서워!] 정석찬 작가의 신작. 자취를 시작한 첫 날, 우진은 집주인의 부탁으로 이웃집 문을 두들긴다.
명란젓 같은 입술에 담배를 물고 있던 그 남자. 그를 본 순간 퍼지기 시작한 열기는,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 ‘정석찬’ 작가의 [오늘도 비가]
‘정석찬’ 작가의 [오늘도 비가]는 미스터블루에서 완결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썸네일만 보아도 시선을 확 끌어당길 만큼의 그림체와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 작품은 한 건물에 스무 살, 우진이 이사를 오면서 시작된다.
우진은 고등학교를 졸업 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도망치듯 집에서 나와 독립을 한다. 독립을 시작한 새로운 곳에서 주인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집집마다 돌며 입주 신고서를 받게 된 우진은, 거기서 진아와 처음 만난다.
첫 만남부터 속옷만 달랑 입은 채로 아무렇지 않은 듯 등장한 진아는 단번에 우진의 마음을 흔들리게 만든다. 어째서인지 그가 자꾸 떠오르고 머릿속에 맴도는 것을 애써 지워내려 하던 우진은 길을 가다 우연히 여러 명에게 맞고 있는 진아를 발견한다. 순간 맞고 있는 사람을 보고는 자신의 과거가 떠올라 모른 척 지나가려고 했지만 결국 다시 돌아온 우진은 맞던 사람이 진아라는 것을 보고 놀라 그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또 집안까지 따라가 그가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학창시절에 철없이 사람을 때리고 맞고 다닌 일에 대한 속죄의 의미로 그저 가만히 맞아준다는 진아의 말에 우진은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물론 성가시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누군가는 책임져 줘야지. 미안하잖아. 과거의 내 탓만 하고 있기엔 말이야.’
‘용서를 빌고 싶어도 들어줄 사람이 없고 변하려고 노력하는데 알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떡하죠.
사실은 이미 너무 멀리 와서 시기마저 놓쳐버린 거라면 그때는 어떻게 할 거예요?’
사실 우진은 사람을 죽였다는 꼬리표를 달고 도망치듯 독립을 한 것이었는데 과거를 속죄하려는 진아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우진의 여동생을 쫓아다니던 남학생이 결국에는 폭행으로 여동생의 다리를 부러뜨리자 화가 난 우진은 옥상으로 그를 불러내 때리고, 그 과정에서 도망치던 남학생이 실수로 옥상에서 떨어져버리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 이야기들이 와전되고 왜곡되면서 우진이 옥상에서 사람을 밀어 죽였다는 꼬리표가 달리고 그 또한 죄책감에 시달려야만 했던 것이다. 우진의 과거를 묻는 진아에게 우진은 저도 모르게 진아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하게 되고, 덕분에 두 사람은 잠시 떨어져 서로의 마음이 어떤지 깨닫게 된다. 자신들의 생각보다 서로를 훨씬 더 좋아하고 있음을 깨달은 두 사람은 달달함을 누리기도 전에 진아의 과거와 마주한다. 과거에 제가 때렸던 사람들이나 함께 어울렸던 사람들이 찾아와 때리는 것을 가만히 맞는 걸로 속죄한다고 했던 진아는 더 이상 참지 않았다. 그것만이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진아가 스스로 틀을 깨고 자신과의 싸움을 끝낸 것이다.
'너야. 마치 신념처럼 지껄이긴 했지만 난 결국 내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없었던 거지.
혹은 가고 싶지 않았던가. 그리고 너였어. 날 움직이게 한 것도, 변하게 한 것도 좋아하고 싶었던 것도… 오로지 너야, 라우진.'
그리고 그 모든 게 자신을 위해서, 자신 때문이었다고 말하는 진아 앞에서 우진은 결심한다. 그처럼 스스로의 싸움을 끝내고 당당하게 좋아하는 마음을 전하겠다고 말이다. 우진은 그동안 피해왔던 것들을 받아들이고 죽은 남학생의 49제에 참석한다. 처음에 우진이 두려워했던 유가족들의 원망스러운 말들과 시선은 이제 없었다. 우진이 그동안 일종의 속죄로 자신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죽은 것처럼 살아왔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도 우진이 마음의 짐을 덜어내길 바란 것이다. 그렇게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우진은 비로소 진아에게 달려가며 제 마음을 고백한다.
두 사람의 만남을 쭉 보고 있노라면 어떤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지가 느껴진다. 처음에는 우연한 만남으로 섹슈얼한 면에서 끌렸다면 만나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각자가 가진 상처와 과거를 치유하고 곁에 있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고스란히 보일 정도니까. 우연한 만남이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그렇게 보면 우진과 진아의 만남은 무척 귀하고 소중하다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안식처가 되어주기까지 각자가 가진 어두움을 보여주고 어루만져준 게 큰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선배. 제가 비 오는 날이 좋다고 했었잖아요. 그런데, 예전에는 딱히 비가 오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생각해보니 올해, 선배와 마주칠 때마다 비가 내렸어요. 대단하지 않아요?’
‘뭐가?’
‘선배가 있어서 비 오는 게 좋아진 거예요. 그럼 앞으로 선배와 함께 있는 내 시간들이 얼마나 행복해질까 생각하게 돼요.’
웹툰의 끝자락에서 우진이 진아에게 하는 말이 무척이나 인상 깊다. 이 웹툰의 제목이 [오늘도 비가]인 이유가 드러남과 동시에 우진이 진아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끼게 해주니까. 좋아하는 사람과 마주칠 때마다 비가 내렸고 그래서 비 오는 날이 좋아졌다고 말하며 앞으로 당신과 함께 할 시간들이 얼마나 행복해질까 생각한다는 사람을, 과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진의 솔직하고 밝은 성격이 진아에게 조금씩 물들어 두 사람이 서로를 닮아가며 사랑하게 되는 건, 보는 이의 입 꼬리를 절로 올라가게 만들 정도로 달달하다. 또 ‘정석찬’ 작가 특유의 깔끔하고 세련된 그림체와 적당히 야하고 섹시한 수위 장면까지 전부 이 웹툰의 매력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결코 야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예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들이 녹아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치과는 무서워!]로 한 차례 인기를 끌었던 만큼 [오늘도 비가]도 그림체, 분위기, 스토리 등 뭐 하나 빠짐없이 탄탄하다. 섹시하고 달달한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한 번쯤 읽어보기에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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