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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04회 작성일 24-05-2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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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라이온(3月のライオン)]

우미노 치카(羽海野チカ) | 하쿠센샤(白泉社) / 시리얼 



“‘제로’라니? 너 이름 너무 웃긴다. 그치만 딱 맞는 것 같아, 너한테는. 생각해보면 그렇잖아? 집도 없지, 가족도 없지, 학교도 안 다니지, 친구도 없지. 이것 봐. 네가 있을 장소 같은 건 이 세상 어디에도 없잖아?” – <3월의 라이온> 첫머리 

일본 장기인 쇼기(将棋)는 우리나라 장기나 서양의 체스와 달리 바둑만큼이나 수가 많은 복잡한 게임이다.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말을 움직여 적의 왕을 잡는다는 전제는 여타의 장기 게임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쇼기는 잡은 말을 자신의 말로 삼아 원하는 곳 어디든 배치할 수 있다. 또 적진 깊숙이 말을 침투시키면 본래 능력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말로 승급할 수 있다. 일종의 레벨업, 업그레이드인 셈. 덕분에 가로 세로 9칸, 총 81칸으로 이루어진 작은 반상은 우리의 장기나 체스에 비할 수 없을 만큼 무수한 수와 전략을 지닌 ‘프로 스포츠’로 거듭날 수 있었다.

프로 스포츠 쇼기는 ‘제로’라는 이름을 지닌 17세의 프로 장기기사 5단 키리야마 레이(零, 즉 0)가 정말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치열한 전장이기도 하다. 레이는 어렸을 적 소풍갔다 돌아온 사이 온 가족이 교통사고로 사망, 천애 고아가 된다. 한순간 세상 모든 것을 잃은 레이에겐 아버지가 물려받기로 한 병원을 탐내는 친척은 있을지언정 자신을 맡겠다는 사람은 없다. 자신이 들어가게 될 ‘시설’이 어떤 데인지, 아니 그게 무슨 뜻인지조차 모르는 레이. 그에게 아버지의 친구이자 때때로 자신과 장기판을 마주하기도 했던 프로 장기기사 코다가 말을 건넨다. “너는 장기가 좋니?” 레이는 즉시 “네”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이것은 “내 인생 최초의, 살기 위한. 그리고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거짓말이었다. 레이의 말마따나 장기의 신과 “추한 거짓말”로 계약을 한 것이다. 그리고 프로기사 코다의 양자가 된 그의 인생은 “인정사정없이” 다른 국면으로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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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라이온> 신연재를 알리는 포스터.

이야기의 시작은 아무것도 없는 빈방에서 아침을 맞은 레이가 장기회관에 나가 양아버지인 코다와 대국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결과는 레이의 승리. 코다의 두 자식들의 시샘을 사 스스로 집을 나와 홀로서기를 하던 레이는 자신의 정신적 아버지를 누르고 다시금 새로운 막을 열어젖혔다. 그러나 승리 또한 쓸쓸하기 짝이 없다. 레이는 TV에서 아버지를 망치로 수십 회 내려찍은 패륜아에 관한 보도를 듣고는 낮에 양아버지와 두었던 장기를 떠올린다. 그건 마치 아버지를 수십 번 내려치는 행위였노라고. “한 수 한 수마다 마치 맨주먹으로 때리는 듯한 감촉이 들” 정도로 격렬하고 가슴 시린…….

<3월의 라이온>은 상처 입은 17세 소년의 성장을 그린 만화다. 누구보다 고독하고 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레이는 언제나 눈물을 흘리고 자신을 자책하는 소심하기 이를 데 없는 녀석이다. 하지만 프로 장기기사로서 자리 잡아 굳이 고등학교를 진학할 필요가 없음에도 도망치지 않았다는 기억을 얻기 위해 스스로를 다지는 굳은 심지 또한 지니고 있다. 이는 그의 밥벌이자 곧 인생이기도 한 쇼기를 통해 절묘하게 그려진다. 쇼기의 특성인 상대 말을 잡아 자신의 말로 사용하는 것, 또 자신의 말을 적진으로 침투해 성장하는 것처럼, 대국은 고스란히 레이의 성장과 맞닿아 있다.

아버지를 넘어선 대국으로 문을 연 작품은 이후 한 명 한 명 프로기사들과 맞붙어 이기고 지기를 반복하는 레이를 통해 그의 성장을 그린다. 기사경력 40년의 은퇴를 앞둔 노기사 마츠나가 7단과의 대국을 통해 지고 싶지 않다는 순수한 감정을 배우고, 승리한 자신에게 패배의 화풀이를 하는 야스이 6단을 통해 누군가를 불행하게 하더라도 야수처럼 나아가리라 울부짖으며 또 한 번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 던져진 자신을 다잡는다. 마치 적의 말을 잡아 나의 말로 사용하는 것처럼, 그는 남의 잘잘못과 단점을 통해 한 걸음 성장한다. 또 멋대로 친구라며 라이벌이라며 다가와 넘치는 에너지로 레이의 주변을 맴도는 동갑내기 프로기사 니카이도, 레이에게 완벽히 승리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만심으로 가득 찬 레이의 젊은 객기를 일깨워준 시마다 8단 등은 레이로 하여금 적진 깊숙이 자신의 말을 밀어 넣도록 이끄는 존재들이다. 덕분에 늘 승급에 성공할 수는 없지만 상처 입으면서도 그는 배운다. 마치 장기를 두듯 레이는 사람들과 마주하며 배우고 나아간다. 가혹한 승패의 결과를 딛고서, 스스로 닫아버린 마음의 벽을 조금씩 깨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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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의 ‘안’을 담당하는 카와모토 가 사람들.

레이의 바깥에 장기가 있다면, 안에는 카와모토가(家)가 있다. 아카리, 히나, 모모 세 자매와 그들의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이웃집 카와모토가에 수시로 밥을 먹으러 드나들면서 레이는 새로운 가족을 얻는다. 그 가족은 레이에겐 마치 “코타츠(테이블 모양으로 된 일본 난방기구)” 같다. 들어가면 한없이 따사로워 나오기 싫어지고, 나오면 그제야 세상이 얼마나 추운 곳인지를 깨닫게 되는 곳. 누구와의 관계도 서툰 레이는 처음엔 카와모토가의 친절을 애써 거절하며 밀어낸다. 하지만 그들은 레이의 의견은 아랑곳하지 않고 언제나 진심으로 다가와 레이의 상처를 보듬는다.

그렇다고 이들이 키다리 아저씨는 아니다. 그들 또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이웃일 뿐이다. <3월의 라이온>은 레이와 카와모토가 사람들을 통해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나아가야 할 바를 보여준다. 레이는 이들을 통해 힘을 얻고 승리를 갈구하며 장기기사로서의 본분에 힘을 쏟는다. 이는 카와모토가 사람들에게도 역시 마찬가지다. 덕분에 레이는 단지 승리만이 아니라 따사로운 사랑, 아무 조건 없는 관계와 선의 속에서 또 다른 방향으로 가지를 뻗는다. 레이가, 뻐꾸기가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 ‘탁란’에 자신을 비유하고 있는 것처럼, 어렸을 적 몸을 의탁했던 코다의 집은 레이의 집이 아니었다. 그저 장기기사로서 뛰어난 자신으로 인해 비참한 기분을 느껴야했던 코다의 자식들의 공간에 불과했다. ‘제로’였던 레이는 코다의 자식들을 피해온 세상에서 새로운 가족을 얻고, 비로소 제로 이상의 인생을 하나하나 설계해나간다.

중학생 때 프로가 돼서 천재라 불리는 소년이지만 학교에서는 평범한 학생, 아니 늘 계단에서 점심 끼니를 해결하는 공기 같은 존재 레이. 하지만 그를 응원하는 담임선생님과 카와모토 세 자매, 그리고 그의 라이벌이라 자처하는 니카이도와 함께 그는 전진한다. 학교에서 왕따 당하던 친구를 옹호하다 자신이 왕따를 당하게 된 카와모토 히나의 존재는 특히 더 그렇다. 너무나 괴롭지만 자기가 한 일에 대해 단호히 틀리지 않았다고 말하는 히나를 보고 레이는 자신이 구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레이의 마음은 그 옛날 풀숲에 숨어 몰래 장기책을 읽던 어린 레이에게 히나가 손을 내미는 장면으로 구상화된다.

니카이도도 마찬가지다. 선천적으로 몸이 좋지 않지만 장기에 대한 그의 열정만큼은 남다르다. 몸이 약한 그가 유일하게 주인공이 되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것은 81칸의 장기판뿐이기 때문이다. 천일수(같은 형태의 수가 반복되는 것)로 인한 재대국, 그로 인해 피로가 극에 달해 쓰러진 니카이도의 “모험소설” 같은 기보를 보고 레이는 승리를 다지며, 기사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또 한 단계 올라서곤 한다.

<3월의 라이온>은 다양한 인물들을 밀도 있게 다루고 그들 하나하나를 면밀히 들여다보며 레이의 상처와 성장과 연결시키는 구성으로 레이의 성장담을 완성한다. 그중 소녀만화 특유의 방식인 시적 독백을 통해 점증시켜나가는 섬세한 감정 묘사는 레이의 ‘밖’을 이루는 쇼기와 ‘안’을 이루는 카와모토가 사람들과의 교감 모든 면에서 외로운 소년 레이의 고뇌를 공감케 하는 동력으로 작동한다. 그러면서도 늘 이 만화 한 컷 한 컷에는 유머가 넘친다. 덕분에 슬픔과 고뇌, 기쁨과 웃음이 교차하는 레이의 드라마는 마치 희로애락이 수시로 교차하는 누구나의 진짜 인생을 압축한 듯하다.

<3월의 라이온>의 제목은 ‘March comes in like a lion’, 즉 3월은 사자처럼 온다는 영미권 속담에서 따온 것이다. 우리 식으로 하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즉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레이의 삶은 정말로 그런 겨울이 가시기 전, 혹독한 봄처럼 그려진다. 하지만 이 제목, 이 속담에는 원래 다른 말이 덧붙는다. ‘and out like a lamb’ 즉 사자처럼 오지만, ‘양처럼 간다’는. <3월의 라이온>의 작가 우미노 치카는 왜 쇼기를 소재로 선택했냐는 질문에 “그냥 마음에 걸려서”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마음에 걸렸다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마치 작가가 작품을 통해, 레이를 통해 그 답을 찾아가고 있는 것처럼, 거친 사자처럼 다가온 레이의 이야기는 차가운 승부의 세계와 따뜻한 사람들 사이를 오가며 진정 따사로운 봄을 찾아가는 듯하다. 때론 너무나 혹독하지만 곧 따사로워질 것을 굳게 믿고 나아가고픈, 누구나의 인생 같은.


< 출처: 에이코믹스 https://acomics.webtoonguide.com/archives/2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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