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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11회 작성일 24-05-2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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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승과 다영은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는, 일단은 명목상의 친구입니다. 둘이 서로에 대해 정의하는 관계는 꽤 상반된 편인데, 리뷰에서는 한 쪽의 편을 들지 않고 공명정대하게 그냥 '친구'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친구나 연인 같은 보편적인 단어로는 제승과 다영의 미묘한(로맨스적인 의미가 아님) 관계를 정의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여튼 둘 모두가 연인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으니 자주 같이 어울리는 둘은 '친구'라고 불러도 크게 무리는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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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라는 웹툰은 이제 막 1부가 끝났는데 사실 밝혀진 내용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제목처럼 모호한 편입니다. 30화에 조금 못 미치는 분량을 통해 작가가 설명하고자 하는 것, 그리고 독자들이 알 수 있는 것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어 보이는 여자 대학생 '다영이' 마찬가지로 잘 생기고 허우대 멀쩡한 남자 대학생 '제승'에게 엄청나게 집착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둘의 가정사가 무척이나 복잡하고 굴곡이 많으며 학창시절부터 특별한 관계로 이어져 있다는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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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다영이 제승에게 집착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캐릭터 A가 B에게 집착하고 있다' 정도의 서술보다 훨씬 농밀하게, 그리고 사건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똑똑히 각인 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서 다영의 독특한 성적 취향, 억눌려 있는 제승의 감정과 욕구, 그리고 둘의 복잡다단한 가정사와 얽혀 있는 과거를 아주 살짝, 분량에 비하면 꽤나 아쉬울 정도로 조금만 보여주고 있고요.

그래서 1부가 끝났지만 본질적인 이야기에 대해 평가하기는 다소 어렵습니다. 물론 리뷰어의 의견으로서, 이 정도 분량이면 인물 소개의 Intro가 전부인 수준보다는 더 나아갈 필요가 있지 않았나 하는 의견을 개진할 수는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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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꽤나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일단 다영과 제승이라는 두 캐릭터가 19금 웹툰판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깊이 있고 진중한 매력을 품고 있기도 하고, 특히 다영은 척 보기에도 위험하지만 독자로서는 즐겁게 그녀의 사연을 따라갈 수 있는 팔색조 같은 캐릭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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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영에게 있어 제승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1부를 관통하는 한 사건도 짜임새가 훌륭한 편입니다. 소재 자체는 특이할 게 없지만 그 안에서 개연성이나 전개를 끌고가는 솜씨가 전혀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괜찮아요. 사건의 가장 큰 목표인 다영과 제승의 관계를 조명하는 데도 성공했고요.

정리하자면 아직 이야기에 대해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복잡한 사연을 숨기고 있는 밀도높은 캐릭터들과, 일상 속에서의 아슬아슬한 스릴러를 잘 그려내고 있는 점 등을 보아, 두 핵심인물의 과거가 보다 드러나고 갈등이 심화되는 2부에서부터는 보다 기대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부 자체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재미가 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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