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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98회 작성일 24-05-0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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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주인공이 모두 사람일 필요는 없다.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깜찍한 하프물범 하푸! 동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우리가 그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지 않은 이상 그들의 행동을 바라보며 귀엽다고 생각할 뿐. 하지만 여기에 작가의 상상이 더해져 더 귀여운 북극 생명체들이 쫑알쫑알 티격태격 댄다.

 

하푸는 혀가 짧은 소리를 낸다. 어린아이 수준의 사고에 머물러 있는 정신세계를 대변한다 하는데 이 설정마저도 사랑스럽다. 처음엔 뭐야.. 하고 읽지만 몇 화 읽다 보면 투박하고 남자다운 북극곰 ‘꾸꼼' 의 말투와 혀 짧은 하푸의 말투가 묘하게 음성지원이 되면서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 혀 짧은 발음은 회를 거듭할수록 나도 모르게 따라 읽게 된다.

 

북극곰 ‘꾸꼼'은 덩치가 크기 때문에 항상 배고픔을 느끼고 뭐든지 먹으려 한다. 악의가 있다기보다는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을 단순한 먹이로 보기 때문에 상냥히 말하는 법을 모르는듯하다. 남극에서 온 펭귄 ‘귄귄' 허당끼가 있어 보이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 이중 제일 똑똑한듯하다. 하지만 언제나 당하는 것은 귄귄의 몫. 지구를 한 바퀴 돌고 싶은 야심이 있지만 어쩐 일인지 하푸와 꾸꼼에게 붙잡혀 표류 중이다.

 

꾸꼼은 하푸를 먹겠다고 계속 크앙대고 하푸는 느릿느릿 도망간다. 새로 온 친구 귄귄은 사실 여기서 제일 많이 먹힌다. 먹힌다는 설정에 조금 흠칫했지만 여기서 먹히는 방식은 그냥 입으로 쭉쭉 빨면 캐릭터가 풍선 바람 빠지듯이 쪼그라든다. (...) 너무 귀여워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단어 선택이 너무 귀엽고 센스 있다. 특히 펭귄이 이렇게 말하는 부분이 그렇다. (30대인 필자는 왜 이 웹툰에 빠져드는지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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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에피소드들만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하푸하푸는 나름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귄귄의 합류 이후 귄귄은 이 안에서 먹이사슬 최하층에 속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그 이후 화가 난 귄귄은 나름대로 자신의 권위를 되찾겠다고 자신에게 유리한 종목 - 수영이나 물고기 빨리 먹기 같은 시합을 하게 되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모든 것이 풀리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 하푸를 처치하기 위해 독이든 해파리를 조개 안에 넣어서 건네지만, 배가 고프다. 귄귄이 배고프다는 말에 하푸는 귄귄에게 받은 조개를 다시 귄귄에게 내밀고 아무 생각 없이 조개를 받아먹은 귄귄은 쓰러지게 된다.

 

하푸는 귄귄이 쓰러진 것에 충격을 받고 귄귄이가 죽었다며 슬퍼한다. 그다지 친하지 않았다는 꾸꼼은 쓰러진 귄귄에게 아무 감정이 없다. 하지만 하푸가 귄귄이 없으면 먹을 것이 없다는 말에 꾸꼼은 그제야 충격을 받게 된다.

 

귄귄을 살리기 위해서는 뾰족뾰족 얼음산에 살고 있는 뾰족 도사를 찾아가야 한다. 잘 다녀오라는 하푸의 말에 꾸꼼은 하푸를 도시락으로 챙겨갈 거라 한다. 뾰족뾰족 얼음산으로 꾸꼼에게 매달려 가던 중간 하푸가 눈에 떨어져 몸에 눈이 잔뜩 묻은 장면은 하얀 수염이 잔뜩 달린 것 같기도 하면서 보송보송한 털을 연상시킨다. 캐릭터 상품이 나온다면 꼭 개인 소장하고 싶은 귀여움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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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 도사를 만난 하푸. 뾰족 도사는 이 조개에는 잠깐의 복통을 일으키게 하는 성분만 들어있을 뿐, 죽지는 않을 거라는 말을 한다. 어차피 꾸꼼은 하푸를 먹이로 밖에 생각하지 않으니 돌아가지 말라는 말에도 하푸는 꾸꼼이와의 의리를 지켜야 한다며 꾸역꾸역 돌아온다. 이런 부분은 또 스폰지밥의 노예근성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 부당한 취급을 받는 걸 알면서도 그것을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의리' 또는 ‘직장'이라고 생각하는 만화 속 주인공들. 귀엽긴 하지만 참 씁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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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묘한 매력이 있기 때문에 멍하니 아무 생각 없이 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어가는 웹툰이다. 거기다가 시크한 척하는데 허당인 펭귄 ‘귄귄' 이 필자 개인적으로는 제일 마음에 든다. 엽기토끼 이후로 인터넷에서 선보이는 최고로 귀여운 캐릭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피곤한 삶에 지치고 힐링이 필요하신 분들은 이 앙증맞은 웹툰을 한번 보시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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