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하도메, 이건 정말 좋습니다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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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건대, '하도메'의 연재주기가 일주일이 아니라 열흘에 한 번씩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말도 안 돼. 이 재밌는 작품을 열흘에 한 번밖에 보지 못하다니. 라고 아쉬워했고, 반대로 이렇게 퀄리티가 좋은 데다 편당 분량도 많은 편이니까, 당연한 일이지. 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하면, 이 웹툰 재밌습니다. 정말로요. 제가 수작들을 칭찬할 때 애용하는 표현인데, (주로 여성향의)로맨스와 성인물, 그리고 감초 같은 스릴러(미스테리?)가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어서, 독자들로 하여금 다음장을 넘기는 손을 멈출 수 없도록 하는 마력이 있는 그런 작품이에요. 작화가 화사한 맛이 있는 데다 분위기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
내용은 직접 확인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리뷰글이니까 간단하게 살펴보고 넘어갈게요. 우리의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한제희' 양은 언니의 부탁에 마지못해 단 하루, 누드 크로키 모델을 대신하게 됩니다. 모델일 자체는 별탈 없이 끝났지만, 유난히 그녀의 발만 뚫어져라 쳐다봤던 꺼림직한 아저씨가 그 직후에 남아서 제희에게 접근하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당연하지만 둘의 첫만남은 그리 유쾌하지 못했는데, 그야 모델을 서는 내내 발만 집요하게 노려보던, 생전 처음 만나는 웬 아저씨가 별안간 들이대면 그 반응이야 뻔할 뻔자이지요.
조금 있다가 밝혀지지만, 그 아저씨, '신직인'은 단순한 발 페티시 변태가 아니라 - 어느 정도는 맞지만요 - 수제화를 만드는 제화공이었고, 제희의 아름다운 발에 홀딱 반해버렸던 거였죠. 첫인상이 어쨌든 간에 제희는 우여곡절을 거쳐 직인의 작업실을 찾게 되고, 다시 소란스러운 일들을 거쳐 직인을 위한 발 모델로 일하게 됩니다.
그 다음부터는, (아마도 여성향의)로맨스와 성인물, 그리고 조금씩 엿보이기 시작하는 위험한 징조들이 적절히 섞여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제희는 적지 않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금세 직인에게 빠지게 되는데, 40줄에 접어드는 나이와는 별개로 얼굴이나 몸이 좋은 나이스 가이라서 그런 덕도 있겠고, 제희 본인을 무척이나 상냥하고 매너있게 대하며, 왜, 여자들은 프로페셔널한 남자들의 모습에 쉽게 반한다는 말들이 있잖아요. 그냥 스물 언저리의 철없는 아가씨가 전문직의 매력을 뽐내는 아저씨에게 콩깍지가 씌였다고 한 줄로 요약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직인 또한 처음에는 나이 차이라든지, 숨길 수 없는 페티시라든지 - 별로 그럴 생각도 없어 보이지만요 - 하는 이유로 제희와 거리를 두려고 하지만, 사실 어떤 남자가 10살이나 넘게 어린 데다, 눈 돌아가게 예쁜 젊은 여자의 구애를 뿌리칠 수가 있겠어요. 숨겨진 엄청난 과거가 있지 않는 이상에 말이죠. 예상 외로 적극적인 제희의 공세에 둘의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 집니다.
제희와 직인, 둘이 알콩달콩 연애하는 이야기가 전부는 아니에요. 주관적인 의견으로는 그래도 '하도메'는 충분히 재밌는 웹툰으로 남을 수 있었겠지만, 진부함은 덜어내고 흥미는 더하기 위해 약간의 양념을 추가합니다. 아마도 작가가 의도한 도식적 구도 같은데, 제희와 직인에게는 각각 동년배의 잠재적인 상대가 있습니다. 친구랄지, 연인이랄지, 아주 옛날부터 알고 지내왔던 사이라는 것도 비슷하고, 제희와 직인을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네요. 가장 결정적인 공통점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두 커플의 결합을 영 탐탁치 않게 보고 있다는 사실이고요.
글쎄,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선우와 로라, 두 인물이 제희와 직인의 로맨스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단순히 평범한 연인 간의 갈등의 계기 정도로 그칠 수도 있고 어쩌면 그 이상의 파국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후자 쪽이 더 재밌을 듯한데요. 리뷰를 쓰는 시점에서 보면 후자에 더 가까워지는 것도 같습니다.
두 남녀에 닥칠 위기가 어떤 형태이든지 간에, 핑크빛 향기가 물씬 풍겨오는 지금도 '하도메'는 충분히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웹툰이에요. 아마 독자들이 느낄 재미의 반절 이상은 주인공 한제희 양에게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예쁘장한 얼굴과 훌륭한 몸매도 그렇지만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아가씨에요.
사회 경험이 일천하고 조금 소심하지만 스스로의 감정과 의견에 솔직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들을 쟁취하고자 노력하면서도 선을 지킬 줄 아는(불쌍한 선우 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도 모르게 그녀를 속으로 응원하게 됩니다. 작중에서 수시로 일으키는 - 혹은 휘말리는 - 소란들도 제희가 싫어지기보다는 그녀에게 동조하게 돼요. 이런 현상을 두고 독자들이 인물에게 몰입하게 된다고들 표현하지요. 아저씨, 직인 또한 제희만큼은 아니지만 성숙한 남성으로서 완연한 매력을 독자들에게도 아낌없이 자랑하고 있고요.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시간과 코인이 남는대로 꼭 한 번쯤 읽어보시길! 장르 자체가 취향에 반대되지만 않는다면 아쉬움이 남지는 않을 겁니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은 저처럼 매달 4일 제희 양의 새로운 모습을 기다리게 되지 않을까요.
- 2018 / 04 /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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