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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07회 작성일 24-05-2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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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그리고 아마 한국만 있는 건 아닐 테지만, '결혼적령기'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성문화 된 법 조항 속의 숫자는 당연히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널리 공유되고 인정받는, '이 정도 나이면 이제 결혼해야 한다'라는 일종의 컨센서스이죠. 이 숫자는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발생하는 인간의 생물학적 변화와 사회적인 여러 여건들을 - 학교를 졸업하는 나이, 일반적으로 취업하는 나이 등등 - 종합하여 탄생했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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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이라는 네이버 신작 웹툰에서는 바로 이 30대 남녀.. 정확히는 주인공은 여자입니다. 사실 사전의 정의를 따지면 10대나 20대의 결혼을 하지 않은 이들도 미혼남녀이지만, 10대는 말할 것도 없고 20대의 혼인률은 10%가 채 안 되는 시대이니, 굳이 남녀 앞에 '미혼' 자가 붙었다는 건 보통은 30대 라는 의미입니다. 40대 이상은... 생략하겠습니다.

하여튼 주인공 '이의영'은 33세의 직장인입니다. 소위 자만추, 그러니까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던 그녀는 꽤 오랫동안 연애를 하지 않았는데, 이제 나이가 앞서 언급한 결혼적령기에 이르자, (아마도)부모님을 비롯한 주변의 독촉과 본인의 초조함이 시너지를 일으켜 소개팅에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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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에서부터 의영은 소개팅으로 세 번 만난 (1살 연상의 남자)'송태섭'에게 결혼을 전제로 만나볼까? 라는 질문을 받으며 시작됩니다. 태섭은 외모, 직업, 성격에 이르기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육각형의 고른 스탯을 찍은 인남캐인데, 결혼 상대로는 꽤 적합해 보이지만 정작 의영은 그에게서 어떤 느낌적인 느낌을 받지 못합니다.

제목과 1화만 봐도 어느 정도 내용이랄지, 이 웹툰이 다루려고 하는 이야기의 핵심이 확실히 보이는 작품입니다. 진부하다는 비판이 아니라 그만큼 목적성과 주제 의식이 뚜렷한 작품이라는 큰 칭찬입니다. 게다가 웹툰은 미혼남녀의 현실적 애환과 더불어서 불과 2~3화만에 다큐가 아닌 웹툰이라는 사실도 잊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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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초반부터 나오는 내용이라 자세히 스포일러는 하지 않겠습니다만, 눅눅한 현실 속에서 웹툰다운 적절한 로맨스(?)와 골 때리는 시츄에이션이 적절한 타이밍에 튀어나온다고 할까요. 이게 분명 노골적인 현실의 이야기인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웹툰으로 다가오기는 쉽지 않은 내용이기도 합니다. 웹툰스러운 톡톡 튀는 전개들이 자칫 잘못하면 너무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잘 중화 시킵니다.

더불어서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댓글에서도 비슷한 내용들이 많은데, 주인공을 비롯해서 여러 인물들의 캐릭터성입니다. 여기서 캐릭터성은 필자가 리뷰어로서 자주 언급하는 캐릭터성과는 조금 다른 맥락인데요. 적당히 속물적이면서도 진짜 현실에 존재할 법한 인물다운 다양한 면모를, 억지스러운 전개나 과장된 설정없이, 큰 줄거리의 핵심을 잘 따라가면서도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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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누굴 대하나 예의가 있고 본인 관리에도 거의 부족함이 없는 듯하지만, 불쑥 불쑥 속물적인 티를 숨기지 못하는 주인공이라든지, '이제는 다 그럴 나이잖아요'라는 사회적 규정과 관습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의외로 돌직구에 귀여운 면모를 보여주는 남주라든지. 조연인지 주연인지는 몰라도 양아치스럽게 등장한 훈남도 그렇고요. 입체적인 인물이란 표현이 딱 어울리는 매우 우수한 캐릭터들입니다.

전체적으로 로맨스이지만 아주 짠내가 나는... 그렇지만 짠내 속에 상큼하고 달콤한 향기가 완전히 빠지지는 않은 로맨스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요즘 웹툰 원작의 드라마가 워낙 많은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 작품도 드라마로 제작하면 꽤 좋겠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30대의 비슷한 고민을 품고 있는 분들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일반 독자들에게도 일독을 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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