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제목만 보면 본격 판타지 같지만 아니랍니다. <변방의 외노자>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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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리뷰 전에 간단하게 잡썰을 풀어보자면, 웹툰이 아니라 웹소설 플랫폼을 자주 돌아다니는 필자는, 아마도 이 작품이 웹툰화 되기 전에도 원작의 제목을 여러 번 들어본 것 같습니다. 꽤 유명하고 상업적으로 성공한 웹소설인 모양이에요. 하긴 그러니까 네이버에서 웹툰화가 되었겠지요.
이계 진입은 20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인기가 있는 소재인데, '변방'이라는 단어는 왠지 모르게 판타지에 어울릴 것 같고, 외노자는 전형적인 현대적 현상을 이르는 말이니, 당연히 한국에서 이계진입한 주인공이 변방에서 야만족이나 몬스터들과 싸우면서 먼치킨으로 거듭하는 그런 소재라고 지레짐작 했습니다만, 실제로는 전혀 아닙니다.
'변방의 외노자'에서 변방이란 바로 우리가 사는 지구입니다. 어떻게 지구가 변방이 될 수 있는가 하면, 이 작품의 배경은 외계인들이 득실거리고 지구와도 교류가 빈번한 세상이거든요. 전우주를 기준으로 하면 지구는 충분히 변방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주인공 또한 지구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변방(지구)에 와서 일하는 외노자(외계인)이라는 제목이 성립하게 됩니다.
내용은 사실 극초반이라 길게 설명할 게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주인공 '예민준'은 지구의 '이민국'이라는 곳에 위장 신분으로 일하는 외계인 겸 마법사로, 과거에 어떤 죄를 지어서 다소 복잡한 설정을 거쳐 정부기관(지구기관? 우주기관?)에 코가 꿰여서 죽기 싫으면 은행강도, 실종사건, 괴물처리(?) 등의 온갖 위험천만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일한 기간이 무려 800년(!)이라는군요.
극도의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주인공 민준은 은퇴를 꿈꾸고 있습니다. 죄를 씻고 자유의 몸이 되려면 엄청난 돈을 퇴직금으로 지불해야 되는데, 일상적인 업무로는 어림도 없기 때문에, 민준은 큰 건을 하나 물어서 보다 빠르게 지긋지긋한 회사에서 빠져나갈 궁리를 하고 있죠.
먼저 댓글의 반응을 보니 원작 팬들의 반발이 심한 듯한데요. 필자는 원작을 읽지 않은 입장입니다. 우선 작화가 아주 훌륭하다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런 류 장르의 웹소설의 웹툰화는 대체로 작화가 그렇게까지 빼어난 경우는 잘 없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크게 모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장르에 그런대로 잘 어울리는 화풍인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극초반이지만 괜찮다 싶은 부분은, 주인공의 묘사와 이야기의 목적성이 초반부터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사실 21세기의 한국에 적당히 몬스터니 헌터니 침공이니 이런저런 소재를 섞어서 게임판타지 비슷하게 우려먹는 웹소설은 몇 년 전부터 유행했고 이제 이런 소설들이 웹툰화 되면서 2차 웨이브(?)가 몰려오는 셈인데, 그중에서 먼치킨인 주인공에게 오그라들지 않는 개성과 간지를 부여하고, 이야기를 적당한 시점에 마무리하며 독자들에게 몰입감을 줄 수 있는 최종 목표를 제시하는 작품은 매우 드뭅니다(혹은 필자가 식견이 좁은지도 모르겠지만요)
'변방의 외노자'는 두 가지 어려운 과제를 모두 달성했습니다. 일단 캐릭터의 설정부터가 개성을 살리기에 적절하고, 단순 설정에서 그치지 않고 그에 따른 개성을 대사와 행동, 그리고 작화로 충분히 잘 드러내고 있으며, 이 설정에서 비롯하는 이야기의 큰 목표(은퇴!)도 확실하고요. 최근에 이런 웹소설 웹툰화를 시킨 작품이 범람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초반부만 놓고 보면 여러 가지로 가장 준수한 케이스라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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