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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툰 죄어오는 공포 - 귀도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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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99회 작성일 24-05-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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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롤을 쓱쓱내려가며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웹툰의 장점에 정면으로 반하는 연출 방식이 있다면 플래시를 섞은 툰일 것이다. 그냥 내리기만 해도 화면이 흔들리기 때문에 멀미와 눈 아픔을 동반하는 이 연출은 공포 만화를 볼 때는 불을 끄고 보는 게 제격임에도 불을 키고 봐야되는 정당성을 만들어준다. 30분 동안 흔들리는 화면만 쳐다 봤더니 눈에 초점이 맞지 않는다. 오타가 보이더라도 그 때문이라 생각하시고 작가를 원망하시라.


  플래시 툰은 매우 모순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깜짝 튀어나오는 공포물 제작에 특화되어 있지만 정작 사운드와 함께 귀신이 놀래키는 장면만 넣는다면 갑작스럽고 억지스러운 귀신 장면 때문에 쉬 질릴 수 있다. 때문에 오히려 플래시 툰은 이런 것보다 소리와 분위기로 죄어오는 공포에 더 집중해야 하는 데, 사실 소리와 분위기에 집중한다면 플래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귀도]에서 플래시 사용도 깜짝 놀래키는 상황에서 사용하기 보다는 효과음과 캐릭터들의 동작이 움직이는 장면에서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스크롤을 내릴때마다 느껴지는 눈 아픔을 감수할만큼 이 효과가 좋았냐면, 내겐 그리 좋지 않았다.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든다는 건 [데카메론]이나 [켄터베리 이야기] 시절부터 존재하던 레파토리 중 하나였다. 등장인물 개개인의 성격적인 특징을 살린 이야기를 통해 등장인물들에게 개성을 부여하고, 동시에 이야기 자체의 재미도 즐길 수 있는 구성이기에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여기서 의외로 중요한 것이 바로 이야기를 왜 꺼내느냐인데. 데카메론에선 흑사병 때문에 갇혀버린 귀족들이 심심해서 이야기로 놀고, 켄터베리 이야기에선 순례를 가던 차에 심심한 일행들이 이야기를 한다. 이 왜 이야기를 하느냐의 문제는 이야기의 완결 지점을 정해준다. 단편 이야기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는 그 상황 자체도 스토리기 때문에 전개가 진행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말하자면,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초반부 복선을 깔아놓아 이야기하는 그 상황 자체까지 괴담의 영역에 끌어들인 작가의 역량을 칭찬하고 싶다. 이 덕분에 작품의 탄탄함은 배가 되었고 작품의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해나갈 수 있었다. 

 

  작품은 귀신이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상황에 매달리지 않는다. 오히려 귀신이 나오기전에 죄어오는 그 상황에 더 집중한다. 상황의 섬뜩함과 그 뒤에 있을 여운을 즐길줄 아는 작품이다. 매 에피소드가 패턴화 되지 않고 오히려 이야기의 틀 안에서 자유로운 전개를 보여준다. 플래시 툰의 활용도 돋보인다.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공포보다는 작품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는 좋았지만, 뒤따르는 가독성의 아픔이 오히려 작품의 공포를 조금 깎아먹었다. 


  재밌고 무서운 이야기를 본것 같았다. 작화 특성상 캐릭터들이 굳어있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충분히 좋은 작품이었다. 정말 좋은 작품이라 말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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