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잘 짜여진 시나리오에서 오는 쾌감2 <미호이야기>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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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한줌물망초>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관심이 있다면 <한줌물망초>의 리뷰부터 읽고 와 주길 바란다.(사실 읽고 온다고 별로 달라질건 없지만...)
들어가기전에...
웹툰 <미호 이야기>는 혜진양 작가의 네이버 데뷔작이다. 예고편과 특집 편을 포함해도 총 27회밖에 안 되는 짧은 이야기지만, 웹툰 꽤나 봤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6개월간의 이 이야기가 전설로 남아있다. 사실 <미호 이야기>는 제목부터가 전설로 내려오는 이야기 같다. 이야기는 짐작 가능 하듯이 구미호가 등장하고, 도깨비도 등장한다. 순서상으로는 <한줌물망초>의 전작이지만, 개인적으로 <한줌물망초>를 먼저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진부할 수 있는 잔혹동화
<한줌물망초>와 마찬가지로 <미호 이야기>역시 혜진양 작가의 잔혹성(?)이 잘 드러나 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지만, 주인공 미호와 도깨비를 제외한 등장인물들 모두가 사망하고 살아남은 미호도 불쌍하기 짝이 없다. 결과의 잔혹성에 비해 작품은 동화적인 느낌을 풍기는데 이는 12살의 어린 소년, 소녀들이 주인공으로 대거 등장하며, 구미호, 도깨비와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한줌물망초>를 보고 온 독자들이라면 혜진양 작가가 동화, 설화 재구성에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리고 <미호 이야기>역시 구미호가 사실은 남자였다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시작한다. 그러나 <한줌물망초>를 제외하고 <미호 이야기>하나의 작품만 놓고 봤을 땐, 그렇게 높은 점수를 쳐주기가 어렵다. 나름의 반전과 흥미로운 사건들이 존재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너무나도 많은 등장인물들이 짧은 연재기간동안 등장하면서 이야기의 집중을 방해하게 한다. 반전요소는 쉽게 예측이 가능하고, 조금은 식상한 면도 보인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닥치는 대로 말했다라니... 조금 더 그럴 듯한 이유는 없었을까?
작품 속 등장인물들도 어이없어하지만 독자들은 더 어이가 없다...
그럼에도 수많은 등장인물들은 <한줌물망초>를 보고 온 독자들이라면 누구의 전생인물인지 찾는 재미가 쏠쏠하고, 도깨비와 난명의 이야기가 미래로 가서는 도깨비와 인연이의, 과거에서는 도깨비와 선비와의 내기로 이어진다는 사실에 감탄 할 것이다. 작가의 후기를 봤을 때 <한줌물망초>가 애초부터 <미호 이야기>의 후속작으로 그려질 예정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그렇다기엔 너무나도 잘 이어져 있는 다른 두 웹툰이 독자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러니까 <미호이야기>를 본 독자라면 무조건 <한줌물망초>를 봐야하고, 둘다 아직 접하지 못한 독자라면 <한줌물망초>를 먼저 보고 와야 한다는 것이다.
아름답고 차분한 그림체와 스토리
<미호 이야기>와 <한줌물망초>는 특유의 그림체 때문인지 사람이 죽고, 도깨비가 무서운 표정을 지어도 작품 전반에는 차분함이 감돈다. 마치 먹을 먹인 붓으로 그린 듯한 그림들은 어릴 적 집에서 읽던 전래동화집을 연상케 한다. 또 잔인하고 무서운 성향을 지닌 도깨비를 귀엽게 그린 탓에 못된 도깨비가 나와도 마음 졸이지 않고 웹툰을 볼 수 있다. <미호 이야기>와 <한줌물망초>의 또 다른 재미 포인트는 도깨비의 이야기가 비단 작가의 이야기 속뿐만 아니라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심청전, 춘향전과 같은 이야기 속에도 녹아들어갔다는 점이다. 도깨비와 선비의 이야기는 여러 편의 전래동화를 재구성하여 계속 이어지는데, 오랜만에 들어보는 동화들(ex.해와 달이 된 오누이)은 반가우면서도 각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밥버거의 창시자 봉구스님
끝으로
<미호 이야기>는 한 작품만 봐도 재미있긴 하지만 <한줌물망초>와 같이 보면 그 재미가 훨씬 더해지는 특이한 작품이다. 심지어 그 편수가 얼마 안 되고 제목 또한 ~이야기로 끝난다는 점에서 <한줌물망초>를 보고 온 독자들이라면, <미호 이야기>가 <한줌물망초> 속의 수많은 옛날이야기들 중 유난히 긴 편에 속하는 이야기 같다는 느낌을 준다. 아직 혜진양 작가의 연재 중 작품인 <녹두전>을 본 적은 없지만, 이 두 웹툰을 보고 혜진양 작가에게 관심이 간다면 지금 연재중인 <녹두전>을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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