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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툰 오늘의 운세를 보는 재미 - 혈액형에 대한 간단한 고찰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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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74회 작성일 24-05-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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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TV를 틀었더니 전문가를 대동하고 혈액형별 성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O형인 남자가 친구로 좋고 예측 불허인 AB형인 인물이 남자친구로 삼기 좋다, 이 모든 건 통계로 증명되어 있다, 이런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론 사람 성격이 4가지로 나누어 떨어진단 사실을 밀폐된 방 안 선풍기의 위험성만큼이나 믿지 않는다. 사람 개성이란 게 고작 4분류라니 각박하지 않은가. O형은 성격 좋고, A형은 소심하고  B형은 다혈질이다. 만일 당신이 A형인데 다혈질이라면 당신은 B형 같은 A형이다. 이 분류에서 내가 이해가 안 되는 건, 성격을 소심하다, 다혈질이다, 이런 식으로 분류할 것이라면 대체 왜 AB형은 예측 불허로 정의해놓았느냐는 것이다. 예측불허. 다시 말하면 이 친구가 하는 모든 특이 행동은 AB형이기 때문에 저지른 일이다. 사람 성격을 이런 식으로 단정하다니,  B형인 나는 다혈질이라니, 참을 수 없다.


  <혈액형에 대한 간단한 고찰>, 이른바 <혈.관.고>는 이런 혈액형 성격 썰을 기반으로 만화를 풀어나간다. 어떤 상황을 제시하면 알파벳 가면을 쓴 파란색 뮤턴트들이 그에 따른 반응을 혈액형 별로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누군가 이 친구들과 언쟁을 벌인다면 A형은 사소한 것들까지 따지고, O형은 깐죽대고, B형은 화를 낸다. 이런 전개를 표현하는 옛말이 있는데 천편의 시가 모두 한가락이라는 뜻의 말로 '천편일률'이라 한다.


  예스러우면서도 이 작품에 가장 잘 맞는 표현이 아닐까 한다. 작품의 패턴은 상황 하나를 던지고 캐릭터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며, 반응은 고정되어 있다. 캐릭터의 개성은 힘을 잃는다. 4가지로 규정된 캐릭터 성격은 독자에게 어떤 행동을 관찰 한다기 보단 짜맞춰진 역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B형은 다혈질이고 저돌적이니까, 이 상황에선 화를 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다음 컷에서 작품은 그 행동을 보여준다. 작품의 모든 장면은 일찍 예상할 수 있고 3컷 내로 그 행동을 이뤄낸다. 의외성은 없다.

  익숙한 공감대의 웃음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으리라. 자신의 행동을 투영해보며, 나도 이렇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공감하면서 웃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웹툰 판으로 가져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끝이다. 작품의 매력은 거기서 끝난다. 독자가 예측할 수 있는 캐릭터와 예측할 수 있는 상황, 예측할 수 있는 대사로 공감을 전달한다는 것은 이미 당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되풀이하는 것과 같다. 재밌을 수 있는, 재밌는 이야기지만 그렇다. 특정 인물에게만 공감되는 특정한 소재와 특정한 캐릭터로 이루어졌으며 그 외에 서사도 없이 단편으로 치고 나간다. 재밌는 노림수였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이 작품을 창의적이라 말하기엔 여러모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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