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예은"은 하던 사업이 망해 옛 동네로 내려와 꽃집을 차립니다. 이 동네는 오래된 친구이자 사업적으로도 함께하는 화훼 배송원인 남자(사람)친구, 단골 손님이자 자주 가는 카페의 꽃미남 사장님, 그리고 심지어는 옛 남친까지 살고 있는 복잡한 곳입니다.
평범한 꽃집 사장님처럼 보이는 예은에게는 한 가지 비밀이 있는데 - 물론 독자들에게는 1화만에 비밀이 밝혀집니다 - 그녀가 소위 말하는 SMer라는 사실입니다. "S플라워"라는 제목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듯 예은은 S에 해당하고요. 이 S플라워 라는 명칭은 사실 그녀가 운영하는 꽃집의 상호명이기도 하지만요.
앞서 잠깐 언급한 동네의 구성원 중 하나인 화훼 배송원 남자사람친구도 연인 관계는 아니지만, 에세머로서 성적인 관계를 맺는 사이입니다. 그 외에도 그녀를 잘 아는 친구가 선물한 무시무시한 굵기(?)의 성인용품을 술에 취해 잃어버리는 과정에서 카페 사장님과도 엮이게 되고요. 구 남친도 아마 예외는 아닐 테죠. 이 동네는 S인 예은에게 있어 굉장히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셈입니다. 레진코믹스의 공식 소개에 따르면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 남자들"은 무려 5명이라고 합니다. 이들 모두가 S인 예은과 어울릴 수 있는 M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그런 이야기입니다. 전반적으로 구성이나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인상이에요. 주인공 예은부터 처음 등장하는 소꿉친구까지 입체적인 면모를 잘 드러내고 있고, 일단 예은이 귀향한 이 옛 동네부터가 몇 번이나 강조한 것처럼 재미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요소들로 가득하니까요. 일단 갈등의 기반이 되는 판을 잘 깔아놓으면 서사는 더 좋은 완성도를 나타낼 수 있지요.
간단한 소개만 읽어봐도 알 수 있지만 취향을 제법 탈 만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장르나 소재도 싫어하지 않은데,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었어요. 등장하는 남자들의 피지컬이 너무 무섭습니다(?). 키가 크고 어깨가 넓고 이런 건 좋은데 남성 독자의 입장에서는 다소 과하게 느껴지지 않나 싶은 느낌. 그림체도 밝고 화사한 톤이라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어디까지나 취향의 영역이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