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신작소개 - «골든왈츠» 둘이 함께 은반 위를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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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는 저는 ‘스알못’입니다. 스타크래프트 아니고요, 스케이트 맞습니다. 스케이트, 그것도 피겨스케이트가 전 국민적 관심사 중 하나가 된 것은 누가 뭐래도 김연아 선수의 공일 것입니다. 스케이트를 잘 모르는 저로서는 그저 은반 위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음악과 연기를 넋놓고 바라볼 뿐입니다만, 적어도 그것이 얼마나 많은 신체적 노력과 예술적 감수성을 요구하는 것일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세라 작가의 «골든왈츠»는 피겨스케이팅 중에서도 혼성 2인조 종목인 아이스 댄싱을 소재로 두 주인공인 홍주와 해성의 성장과 사랑을 그려냅니다. ‘빙판 위에서 추는 춤’인 아이스 댄싱은, 문외한인 제가 언뜻 생각해도 강인한 육체와 섬세한 정신의 조화, 거기에 남녀의 말 없는 커뮤니케이션까지 요구할 것 같습니다. 거기서 우리는 일종의 숭고함까지도 발견할 수 있을테지요. 그것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발견한 것일까요? 작가는 스스로 밝히기를 13년동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고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작가가 아이스 댄싱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애정이 듬뿍 담겨있습니다. 작가는 마치 자신 때문에 아이스 댄싱이 오해나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듯, 그 표현과 묘사에 신중을 기합니다. 주인공인 홍주와 해성에 대해 말하자면, 작가가 지금까지 오랫동안 보아온 여러 선수들의 모습과 연기가 캐릭터 안에 녹아있는 듯 합니다. 솔직히 말해 놀랐습니다. 보통 자기가 애정을 갖고 있는 대상을 묘사할 때는, 그것을 보다 상세히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강박을 갖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아이스 댄싱의 묘사에 있어 무엇을 독자에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춤, 음악, 아이스 댄싱에 대한 전반적 지식의 깊이가 남다름에도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은 세련됐습니다. 안이한 연출 없이 상징적이고 함축적인 장면으로 화면을 채워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결국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라는 것을 작가는 놓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작가는 아이스 댄싱을 ‘설명’하기보다 ‘묘사’하고 ‘표현’합니다.
소재가 소재이다보니 두 주인공이 재회하고 가까워지고 호감을 갖는 과정이 그리 어색해보이지 않습니다. ‘베스트 파트너’와의 만남을 ‘기적’이라고 칭한 예고편이 상당한 역할을 하는군요. 기적같은 만남은 급격한 호감을 정당화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두 주인공의 감정이 더 풍성하게 묘사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당황, 의심, 경계, 낯섬 등은 금세 사라지고, 춤 한 번으로 둘은 하나가 되었습니다. 빠르면서도 함축적인 전개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뭐 옥의 티 정도 됩니다.
다만 홍주가 해성을 만나자마자 해성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결사같은 존재가 된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여전히 여성의 고난은 남성을 통해서만 해결되는군요. 위기에 빠진 여성은 홀연히 나타난 남성에 의해 구원받고 위기를 극복해 밝은 미래를 찾아 나아갑니다. 기적이란 아름답고 로맨틱한 일이지만, 왜 그 기적은 꼭 ‘주어져야’ 하는 것일까요?

▲ 기적의 시작은 아쉽지만 조금 뻔한 클리셰입니다.
그러나 걱정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홍주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펼쳐보일 것입니다. 전설적 선수이자 해성의 코치인 애런 페더를 움직인 것은 온전히 홍주의 능력이었습니다. 첫 번째 기적은 ‘주어졌’을 지 몰라도, 베스트 파트너와 함께 연기할 그 모든 기적들은 함께 ‘이뤄갈’ 것입니다. 작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둘’의 정의定義는 ‘함께’라고요.
개인적으로, 연출을 보면서 감동한 것은 오랜만이었습니다. 홍주와 해성이 탱고를 연기하는 대목에서, 작가의 탱고 이해와 그 탱고를 두 사람이 은반에서 펼쳐보인다는 것의 의미, 그리고 그 시각적 연출이 놀라운 조화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 자신의 이해 ・ 해석 ・ 감동을 그대로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한 노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와 같은 기분을 여러분도 느낄 수 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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