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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툰 «소비러와 존잘님!» - 덕후의 세계로 어서오세요!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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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87회 작성일 24-05-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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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러와 존잘님!»의 도트리 작가는 어쩌면 아주 기쁜 마음으로 이 작품을 연재중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마감 스트레스와 창작의 고통이야 변함 없겠지만요. 이 작품은 고상하게 말해 서브컬처, 쉽게 말해 ’덕후’ 세계를 소재로 삼았습니다. ‘오타쿠’ 라는 개념이 한국에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물론 90년대 중반부터의 일이니 한국의 서브컬처 역사도 20년 이상이 되었다고 하겠습니다만, 서브컬처 영역이 일정한 ‘시장성’을 갖기 시작한 것은 길어야 10년 이내의 일이고, 시장이 충분히 커진 것은 그보다도 늦은 최근 몇 년 이내의 일이죠. 개인주의 성향의 심화, 2-30대 여성의 소비 증가, 소셜 미디어의 성장, 문화 산업에 대한 투자 등 여러 요인이 있겠습니다만, 여기서 그걸 다룰 필요는 없을 겁니다. 중요한 건 이 작품이 그런 요소를 얼마나 재미있게 다루었는지겠죠.


    도트리 작가는 ‘덕후’ 세계와 그 문화에 대해 정통한 것 같습니다. ‘존잘’, ‘금손’, ‘소비러’, ‘최애’, ‘연성’ 등 서브컬처 계에서 통용되는 은어들을 거침없이 사용하고, 그 용어가 갖는 의미와 정서, 향유자의 감정 등을 구체적으로 그림을 통해 구현합니다. 서브컬처에 대한 지식이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재미있게 작품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적어도 인물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작품 내 설명은 충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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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브컬처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좋지만, 있으면 그 느낌이 더 직접적으로 다가옵니다.


    작품 안으로 들어가보면, 역시 캐릭터의 반전이 눈에 띕니다. 남주인공 정우는 잘 생기고 키도 큰 매력적인 대학생입니다. 하지만 외모와 다르게 자신감도 적고, 자기만의 확고한 세계가 있죠. ‘덕질’ 한다는 말입니다. ‘최애캐’를 ‘연성’해주는 ‘존잘님’ 앞에서는 귀엽게 수줍음을 타지만, ‘현실 로그인’해서 친구들과 있으면 또 보통의 젊은 남자가 되죠. 한편 여주인공 주인은 소위 ‘존예’는 아니지만 귀여운 매력이 있는 디자인 회사 막내입니다. 평범한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서브컬처 세계에서는 ‘네임드 존잘러’로 통하죠. 이 두 사람의 만남은 기존 연애의 클리셰인 ‘리드하는 남성’과 ‘수동적인 여성’ / ‘사랑을 주는 남성’과 ‘사랑을 받는 여성’의 강-약 관계를 반전시킵니다. 남자는 여자 앞에서 ‘팬심’을 내보이는 약자가 되고, 여자는 남자의 부족한 점을 괜찮다 말해주며 긍정하죠. 두 주인공이 갖는 강-약 관계의 반전이 캐릭터와 스토리의 기본 구조를 만들고, 여기서 극의 긴장감과 재미가 형성됩니다.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는 두 매력적인 주인공이 만났으니 연애를 안하는 게 이상하겠죠. 작가는 두 주인공이 연애하는 과정을 그리는 데 작품의 많은 부분을 할애합니다. 멋진 선남선녀가 ‘꽁냥꽁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즐겁지만, 그 감정이 너무 직접적으로 묘사되는 부분은 아쉽습니다. 정우와 주인의 감정은 대부분 각자의 대사를 통해 설명되는데, 너무 직접적으로 전달되다보니 오히려 독자와의 거리가 멀어져 몰입이 깨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사가 조금 더 압축적이었다면 좋았겠지만, 너무나 평이한 대사는 반대로 캐릭터를 낯설게 만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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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더 압축적인 대사로 만들었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물론 «소비러와 존잘님!»은 흥미로운 소재와 다채로운 인물들이 잘 조화된 작품입니다.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주인공 주변의 여러 인물들이 다양한 계기로 서로 관계맺는 과정은 꽤 흥미진진하면서도 개연성 있게 그려졌습니다. 개성 강한 캐릭터로 씨줄 날줄을 엮어 만드는 흥미로운 ‘덕후’ 이야기를 보다보면, 어느새 여러분도 뜬금 없이 ‘입덕’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원래 입덕은 사소한 계기에서 시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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