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발전하는 기술, 아쉬운 서사 - [스포] 네이버 2016 비명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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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 벌어지는 무시무시한 네이버 공포 연작 시리즈. 작년까지만 해도 매년 호랑 작가의 이름만 전국적으로 알리는 무대가 됐는데, 편집부에서 이 문제점을 인지한 듯하다. 올해는 모든 작품이 강제 스크롤과 특수효과, 사운드로 무장한 채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으니 말이다. 그만큼 작품의 질도 뛰어난 지 묻자면, 놀래키는 것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서사가 아쉬웠다고 말하고 싶다.
1. 귀신 알바
알바를 하러 왔더니 귀신에 집에 있던 귀신이 내 몸을 차지했단다.
귀신이 드러나기 전 연출부터 조여올줄 아는 작가다. 멋진 단편이다.
귀신도 사람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로 봉인당하는 결말도 인상적
2.라이브
아프리카 방송이나 페이크 다큐나 소재 차이는 별로 없어보이며 시점이 책상에 고정된 채인 것도 영 부자연스럽다. 방송인이 폐가에 취재를 나왔다면 취재자의 시점을 보여줘야 할텐데 귀신으로 네이키드 스시라도 해먹을 모양새로 테이블에 앉아있으니 폐가라고 설명을 해줘도 이 곳에 귀신이 산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내용은 괜찮지만 소재에 대한 접근 방식이 조금 아쉬웠다.
3. 손톱달
스펙 경쟁 시대에 발맞춰 귀신도 머리를 쓴다. 옛날 이야기를 현대로 옮겨온듯한 구성이 참 좋았다.
4. 또각또각
길을 걷던 귀신이 자기를 앞서 간 남성을 응징하는 만화. 처음부터 그냥 죽이려고 다니는 것도 아니라 귀신의 목적이 불분명하다. 여고괴담 시절 클로즈 업 연출에 자유로 귀신 얼굴까지 등장하면서 한국의 멋을 어필해주는게 장점. 함부로 귀신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클라이맥스까지 아껴둔 연출의 영리함은 좋지만 마지막에 드러난 귀신의 얼굴이 생각보다 안무서워서 김이 샜다.
5. 분신사바
공포보단 퇴마 만화의 한 에피소드로 등장했다면 참 재밌게 봤을듯한 에피소드. 사람을 죄어오는 공포보단 귀신을 불러오고 퇴마하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괴담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소리지르라고 덤덤히 말하는 귀신의 모습이 참 인상적.
6. 우산
여러모로 불명. 걸을 때마다 기분나쁜 느낌이 드는 우산을 안버리고 놔둔 이유나 새로 우산을 산 이유도 불명. 심지어 마지막에 굳이 그 우산을 쓰고 나간 이유도 불명. 도심 한가운데라면 어느 집이건 5분 거리 내에 우산 파는 곳이 있기 마련임에도 모험을 감수한 이유가 분명해야 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안 튀어 나오고 간 본 귀신의 정체도 불명.
7.찌라시괴담
괴담의 초점은 이 일이 왠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을것 같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있다. 괜히 사람들이 어두운 뒷골목이나 침대 밑을 이용해서 귀신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우리 곁에 붙어있다는 느낌을 주어야 괴담은 비로소 괴담이 된다. 하지만 이런 괴담의 친숙함을 벗겨내는 방식의 연출이 있는 데 바로 지나친 설명이다. "어떤 귀신이 있는 데 이 귀신은 앞으로 니가 볼 동영상을 끝까지 보게 되면 나타나서 니 눈을 파낸다더라." 이 말이 나온 순간 괴담은 의외성도 친숙함도 반전도 모조리 잃어버린다. 앞으로 이 친구가 동영상을 본 뒤에 무조건 귀신이 나올테고, 그 귀신은 눈이 파여있다. 그 순간은 갑작스럽지도 않다.
8. 내 꿈은 현모양처
소재나 진행방식은 좋지만 마지막 연출이 난해한게 아쉽다. 할아버지와 남편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기에 아내가 모조리 죽이는 장면을 현실적으로 보여줬다면 오히려 더 무서웠을것 같다. 악몽으로 빨려들어갈 것이란 말이 나올 때 부터 어쩐지 작품에 대한 몰입이 깨지는 느낌을 받았다.
9. 아이 블랙 드레스
이토준지가 자주 써먹는 기승전전 식 공포만화. 끝맺음이 어정쩡한 대신 기괴한 비주얼과 설정으로 독자에게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단점이 있다면 작화 밀도 탓에 이 인물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제대로 와닿지 않는다는 것.
10. 환향녀
서사 연출 모두 훌륭하고 이야기의 재미도 좋다. 흑백만화 시절 많이 팔리던 기괴한 옛날 공포 만화를 본 기분.
11.혈규
시점이 통일되었다면 더 몰입됐을텐데, 작품 구성 방향이 이 쪽이었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은 작품.
이야기의 진행 방식도 풀어나가는 화자도 좋았지만 이야기의 마무리 시점이 갑자기 바뀌어 아쉬웠다.
12.계곡
2년 주기로 살수대첩이 일어나고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지만 아무도 통제하지 않는 계곡이 있고,
심지어 그곳에서 친구가 빠져죽었음에도 굳이 다시 그 곳에 가서 놀기로한 친구들이 위험에 처하는 만화.
개연성 면에서 납득이 안되고 무섭지도 않다.
13. 단짝
감이 기막히게 좋아서 관상만으로 사람의 성향을 알아볼 수 있는 친구가 불안감에 떨다가
단짝에게 문자로 니 남자친구 이상하다는 말 한마디 못해보고 죽는 만화.
그 더운 날씨에 벗지 않는 스웨터와 지나친 집착에 대한 설명은 없으며 의외로 남자친구가
집안에 들어와 있는 당위성은 칼 같이 깔아뒀다.
14. 이명
이야기 구성은 완벽. 캐릭터 구성도 좋다.
귀신을 역이용한 반전이 인상적이고 나오는 여자 조연이 매력적이다.
15. 실종
설명 역이 박식한 장르는 소년 만화로 충분하다. 괴담에 대해 박식한 엑스트라가 나오는 만화는 학교괴담으로 충분하다.
귀신을 퇴치한다는 목적이 없는 캐릭터가 어떤 귀신에 대한 사연을 중요한 순간에 말해주는 것만큼 긴장감 떨어지는 일은 더 없다.
16. 주머니 귀신
발상은 좋지만 그걸 표현하는 작화도 연출도 좋지 않다.
17. 빨간 여자의 숲
특수효과를 통해 놀래키는 연출은 없다고 봐야겠지만 빨간색채로 덮혀 광기까지 느껴지는 분위기나 연출이 일품.
해가 다르게 연출력이 좋아지는 랑또 작가에게 박수를.
18. 맹인
개인적인 불만인데, 몸에 수십개의 눈을 돋아나게 만들 수 있지만 맹인이라는 설정이 좀 납득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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