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멸망 후의 여행 - 언더클래스 히어로 리뷰 (스포일러 주의)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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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클래스 히어로 리뷰
사람들은 지금과 다른 세상, 다른 삶을 상상한다. 그런 상상의 배경 될 수 있는 곳은 판타지, 유토피아, 평행우주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다들 한번쯤 생각해보는 세상이 있다. 멸망 후에 자신은 멀쩡하고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 혹은 당연함으로 시작하는 상상. 바로 아포칼립스 이후의 세계다. 멸망 이후의 삶은 대부분 비슷하다. 식량과 물이 부족하고, 사람은 믿을 수 없고 법과 질서가 사라진 세계. 그렇지만 멸망하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흔한 좀비와 핵폭탄부터, 지진과 전염병 전쟁 외계인 침공까지. 아포칼립스 물을 열독한 편은 아니지만, 본 몇몇 작품은 꽤나 서로 닮아있다고 느꼈다. 동료들 사이의 믿음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 그리고 심심찮게 보이는 욕심으로 인한 배신. 이어지는 위협으로부터의 도망 등. 사실 이번에 리뷰 할 작품은 멸망 이후의 세계가 배경이고 멸망의 이유가 자세하게 다루어지긴 하지만 아포칼립스 장르로 분류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무협, 초능력 판타지에 가까이 닿아있다. 김우준 작가의 <언더클래스 히어로>다.
김우준 작가의 <언더클래스 히어로> 는 총 155화로 2012년부터 연재를 시작해 2015년에 완결된 작품이다. 김우준 작가는 2010년 <의령수>로 데뷔했다. 이때는 작가 특유의 그림체가 완성되어가는 과정이었고, 그래피티를 소재로 채택한 후속작 에서부터 본격적으로 그렇게 그리기 시작한 것 같다. 처음 그림체를 접할 때는 ‘이게 뭐야?’ 싶기도 한 그림체일 수도 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묘하게 스타일리시하고, 묘하게 감성적인 그림체였다. <언더클래스 히어로>의 처음 몇 화 동안은 작가의 그림체에 더해진 ‘세상에 나가 천개의 선행을’ 같은 문구에 현혹되어 약간의 코믹 요소가 들어간 감동, 치유물인 줄 알았다. 계속 보다 보니 웬걸, 무협 장르다. 처음에는 ‘이런 그림체로 무협?’ 싶었지만 의외로 시원시원한 액션 신에 매료되어 완결까지 한달음에 볼 수 있다.
시작은 주인공 ‘인’ 이 스승으로부터 저주를 받는 장면이다. ‘착한 일을 하는 것’이 저주를 푸는 방법이지만 저주가 풀려갈수록 착한 일의 강도는 점점 높아가 결국 ‘신국’의 일원을 잡아야만 저주가 풀리게 된다. 그렇게 저주를 풀기 위해 돌아다니던 인은 서로 목적이 맞는 ‘아미’와 ‘류진’을 동료로 삼아 신국으로 향하게 된다. 대부분의 소년만화가 그렇듯 점점 강한 덕을 만나면서 한계를 만나고, 이겨내고 극복하며 스토리가 진행된다.
▲인이의 동료들 왼쪽 위부터 시게방향으로 신홍, 설단영, 태훈, 아미, 류진 주인공인 인
‘인’ 이 선업을 쌓아 저주를 풀고 출생(?)의 비밀을 캐내는 것이 주된 스토리 라인이지만 서브 스토리 라인도 매력적이다. ‘아미’는 약초와 약재를 모으기 위해 여행을 한다고 했지만 사실 ‘신국’ 가주의 딸이고 어머니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가출(?)을 한 상태다.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돌아갈 명분을 찾지만, 여행을 끝내지 않고 일행과 함께하기로 한다. 아미의 에피소드가 끝나는 동시에 류진이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마을 사람들을 전부 죽이고 자신의 기억을 봉인한 ‘비정객’에게 복수하기 위해 여행을 하던 류진은 비정객을 만나 봉인된 기억을 풀게 된다. 초창기의 신국이 우진의 능력(힘과 기억을 봉하는 능력)을 필요로 해 자신들과 함께하자고 제안했으나, 함께하는 대신 자신을 제외한 마을 사람 전부를 죽이라는 조건을 내걸자 거절한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은 형인 류진은 동생을 위해, 자신이 대신 마을 사람들을 몰살한다. 그리고 자결하려 했으나 우진이 류진의 기억을 봉인하고 목숨을 살려낸 것이었다. 적지 않은 독자들이 이 부분에서 <나루토>의 이타치와 비슷하다고 얘기했지만 동생을 위하는 형, 형을 위하는 동생의 비장미 넘치는 이야기가 어디 <나루토> 하나뿐이겠는가.
▲마을 사람들을 몰살하고 자결하려는 류진 (좌) 그런 류진의 기억을 봉인하는 우진 (우)
현재 김우준 작가는 네이버에 <3p>라는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언더클래스 히어로> 시즌2를 많은 독자들이 원하고, 또 작가 본인도 자신도 완결 이후 아이들의 행보가 궁금하다고 한 점으로 보아 기회가 닿는다면 언제든지 시즌2를 연재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협을 즐겨보거나 멸망 이후의 세계관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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