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루드비코의 만화일기 - 매력적인 루드비코의 일상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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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루드비코의 움짤 일상’에서도 리뷰한 바 있듯이, 루드비코 작가는 참.. 영리하다. 우선 병맛툰에도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개그는 얼마든지 존재하고, 그것이 다수의 기준에 맞지 않을 때는 마니아층 즉 특정 집단에만 어필되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루드비코는 뭔가.. 자신을 개그의 소재로 삼으면서도, 남을 소재로 삼아 웃기려는, 한마디로 그 사람을 깎아내리면서까지 독자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다. 예의가 바른 걸 수도 있고, 그만큼 자신에 대한 소재가 많은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고편에서도 그의 이런 예의 바름은 계속된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라 어떤 분들에게는 거부감이 들었을 수도 있고, 또 ‘겨우 만화 주제에' 어떤 분들에게는 불편한 기억을 계속 상기시켜드렸을지도 모르고 마음을 무겁게 만들어 드렸을 수도 있다며.. 해서 이전 연재 중이던 ‘루드비코의 만화. 영화’에 자신의 사적인 경험과 끼워 맞추다 보니 영화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이 그만두었다 밝혔다. 이쯤 되면 예술가가 이렇게 예의 바르기도 힘들지 싶다.
아무튼 이런 우여 곡절 끝에 탄생한 루드비코의 만화 일기는 이런 그의 심적인 부담감을 덜어주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는 이 만화 일기를 연재하기 전에 차기작 연재 기간을 대충 정해놓고 그만의 휴식기간을 갖기 전에 간단한 일들을 먼저 끝내려 했다. 단행본 편집, 외주 작업, 번역 식자 작업, 보너스 원고.. 그러다 보니 연재를 새로 시작하는 날이 되었다. 일반 독자들이 보기에는 영원히 고통받는 루드비코가 우스울 수도 있지만, 사실 만화가들 대부분의 삶이 그렇다. 간단하다고 생각하는 작업이지만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작업들은 시간을 많이 빼앗기게 되고 어느새 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가있다. 작가님이 이 리뷰를 보실 일은 없겠지만, 누누이 밝혔듯이 필자는 작가님의 팬이고,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루드비코님 사랑해요 루드비코 만세! 하하하하)
개인적으로 예술가가 갖춰야 할 미덕 중 하나는, 사물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라 생각한다. 특히 이 루드비코의 만화 일기를 보고 있자면 그가 가진 세상 만물에 대한 철학과 깊이에 대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게 된다. 물론 형태는 일기장의 형식에 가깝다. 그가 가진 이야기를 끄적끄적 아주 조심스레 내놓는 것. 또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도 많이 담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어른의 기준에 대한 생각 - 자신은 어릴 적 어른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는데 사실 정작 자신의 사고는 어릴 적 일정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누군가가 어른이라는 벽 앞에 자신을 세워두고 어른이 되라 등을 떠미는 것 같다는 그의 표현.. 머릿속으로는 단순히 나이만 먹은 것 같다는 생각을 보통 많이 하지만, 그의 통찰력과 표현력으로 어른에 대한 표현을 하기에 더 많은 사람이 깊게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할 수 있는 것 아닐까. 남자든 여자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더군다나 그것이 불특정 다수를 향한 것이라면..
루드비코 작가가 대단하다고 느끼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점이다. 남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지 않은 정직함. 사실 어느 정도 포장도 하고, 자신이 가진 것이 10이라 할 때 보통은 2~3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왜 루드비코는 7~9 정도 얘기를 하는 느낌이 드는 것일까. 이런 그의 적나라한 솔직함은 오히려 여태까지 막연히 생각해 오던 것들에 대한 정확한 표현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의 이야기와 그림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막연히 생각해 오던 것들이 구체화되는 느낌이다. 자신은 다수의 사람들 앞에 나서게 되는 일이 있으면 속이 울렁거리며, ADHD가 있어 일이 밀리면 갑자기 정신이 산만해지면서 방전된다고까지 하는 그. 대중들 앞에서 나서는 것은 꺼려지지만 자신을 있는 대로 오픈하는 것은 괜찮나 보다. 참 독특하고 매력적인 작가다. 매화 그의 이야기를 가만가만 들여다보는 것이 즐겁고, 그의 이야기는 시간이 지나도 언제나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의 세상을 바라보는 진중하지만 유쾌한 이야기. 앞으로의 그의 새로운 작품들 또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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