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카페는 어디인가요?, <카페 보문>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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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한국에는 카페가 많았을까요? 아무리 외진 곳에 가도 카페 하나 정도는 있기 마련이고, 제가 사는 동네에도 열 개가 넘는 카페가 근처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카페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소설이나 영화도 많죠. 드라마 속에서도 카페를 배경으로 찍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그만큼 카페를 즐기는 사람들도 매우 많겠죠. 보통 즐기는 사람들은 크게 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비교적 균일한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랜차이즈 커피파와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경험하고 싶은 개인 카페파. 저는 과거 프랜차이즈 커피를 더 선호했습니다. 우선 가격을 쉽게 알 수 있고, 어느 곳을 가더라도 맛이 비슷하기 때문이었죠. 아마 그 선호도에는 어릴 적 로망도 포함되는 것 같은데요. 어릴 적, 저에게 있어서 스타벅스라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은 멋진 언니들이 커피를 마시면서 작업을 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컸었습니다. 이제는 로망 따위는 없지만 평범한, 너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점에 계속 찾게 되는 것 같고요.
카페 보문.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여자가 좋아하는 커피숍은 이곳인가 봅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업인 여자에게 작업실이 되어주기도 하고, 일이 없는 날은 쉬게도 해주었던 이곳이 어느 날부터 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여자는 문을 한참 열지 않는 카페 보문을 계속 찾아오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어두컴컴한 가게안과 CLOSED라는 문구만이 여자를 반깁니다.
여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은 항상 망하는 것 같다면서 귀여운 투정을 부립니다. 저도 여자의 마음을 알 것같습니다. 다들 그런 경험 있지 않나요? 지구가 멸망해서 모두 사라지기 전까지 매일 가고 싶은 장소,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아도 그곳에 들르면 좋지 않았던 기억을 다 잊어버리고 편안해질 수 있는 장소요. 하지만 그런 곳이 문을 닫고 나면 왠지 나에게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 같고, 내가 좋아하는 건 다 나를 피하는 기분이 들고는 합니다. 와, 이 지구의 모든 것이 나를 밀어내고 있구나, 하는 그런 생각들이요.
카페에 대한 슬픔에 찬 여자에게 한 사람이 찾아옵니다. 그 정체는 바로 카페 보문의 주인입니다. 카페의 주인은 여자를 찾아와 부탁을 하나 하고 싶다고 입을 엽니다. 대체 카페 주인이 손님의 집 위치를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요. 여자 역시 그게 궁금해서 물어보지만, 카페 주인은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면서 자신이 가져온 이야기를 허겁지겁 꺼냅니다. 카페 주인은 자신은 어디 갈 데가 있으니 여자가 카페를 운영해줄 수 있겠냐고 묻습니다. 여자는 자신은 없지만 “해볼게요-”하고 대답하죠. 여자의 대사에 힘이 서려 있습니다. 해보겠다는 말에는 확신은 없지만 언제 들어도 에너지가 잔뜩 들어있어 듣는 사람도 주먹에 힘이 들어가는 기분이 듭니다.
여자는 간밤에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이 아니라면 자신이 기억하는 이야기 사이사이에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는 거죠. 하지만 그런 여자의 생각을 바꿔놓기라도 하려는 듯 책상 위에는 카페 열쇠가, 싱크대에는 어제 카페 주인에게 건넨 믹스 커피 잔이 남아있어요. 때로는 드라마보다 더드라마 같은 일이 현실에서 벌어진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모양입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만 복잡해지는 것 같아 여자는 카페로 나섭니다.
여자가 처음으로 연 카페에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처음 이곳으로 이사 온 손님도 있었고, 카페 주인을 잘 아는 사람도 있었죠. 여자는 간밤에 카페 주인이 카페에 관해 설명하며 기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신의 친구가 찾아올 거라고 일러주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정말 기린은 카페로 왔습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귈 때 많은 것들을 묻고는 합니다. 나이나 이름을 비롯한 개인 정보나 무슨 일을 하는지와 같은 것들이요. 물론 그런 정보들이 중요하기도 합니다. 누군지도 모른다면 쉽사리 친해지기 꺼려질 테니까요. 하지만 설명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통하는 사이는 분명 존재하나 봅니다.
여자는 원하는 대로 카페 문을 열 수도 있었고 가게에 있는 재료로 자신이 평소 먹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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