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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42회 작성일 24-05-2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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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 소녀란 사랑과 정의를 위해 싸우는 어린 소녀들이다. 일상에 치여살면서도 마법 소녀물의 주인공들은 마왕과 싸우고, 세상을 침범하는 악을 물리친다. 하지만 어릴 적에 프리큐어 시리즈 애청자였던 내 기억 속에서도 이 마법소녀들이 보상을 받는 장면은 없었다. 오히려 주인공들은 세상의 악과 싸워야 하기 때문에 일상에선 항상 손해를 본다. 시험에 지각하고 소풍에서 따로 떨어진다. 그런데 주인공이 손해를 보지 않으면 세상은 멸망한다. 어찌보면 불합리한 구조다. 그리고 모든 일은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이루어진다.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보상은 받을 수 없다. 여기서 문제. 마법 소녀가 과업에 대한 보상을 바란다면 잘못된 것인가?


  [매지컬 고삼즈]의 겉모습은 소위 말하는 병맛 웹툰에 가깝다. 주인공은 머리에 핀을 꽂아서 변신하는 기괴한 타입이고, 무기는 마법 소녀답지 않은 둔기다. 파트너는 드레스 입은 근육질 아저씨가 취향인 독특한 여자고, 조력자라고 할 수있는 캐릭터는 마법 소녀 드레스를 입은 생물 선생님이다. 하나 같이 다른 만화에 등장 했으면  작품의 씬 스틸러요, 몰입을 방해할 정도의 개그 캐릭터가 될만한 설정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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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들을 충격에 빠트린 도입부     


  기반으로 깔고 있는 스토리도 겉모습은 코믹하다. 주인공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적은 마법의 힘을 가진 보석 큐빅이 학교에서 학업 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의 염원이 구체화된 기이한 형상들이다. 국어 공부에 지친 학생들의 원망이 모여서 송강 정철의 모습으로 주인공을 압박하기도 하고, 수학 문제지에 나오는 철수가 되서 학생들을 괴롭히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주인공들 역시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떠올리며 온갖 괴상한 발상으로 이 난관을 헤쳐나간다. 마법 소녀로 변신하라는 말에 주인공은 일본어 시간에 배운 고래가 난다요!를 외치며 변신하고, 스토리 전개 내내 온갖 패러디를 남발한다. 이 때문에  작품은 진지할래야 진지한 작품이 될 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학업에 대한 개그는 동시에 등장인물들의 아픔을 건드리는 역린으로 작용한다. 근육질 드레스를 입은 아저씨 타입을 열렬히 좋아하는 임아란이나 자신은 수포자라고 자조하는 주인공의 개그는 단순한 자학 개그로 그치지 않는다. 현실에서 동떨어져 있는 설정이기 때문에 오히려 현실이 끼어들며 미래를 확정할 수 없는 암울한 고민으로 변모한다. 나는 정말 아무런 대가 없이 이대로 마법 소녀를 하는 게 행복한가? 내 미래를 내팽개치고 남을 위해서 이런 일을 하는 게 행복한가? 마법 소녀가 과업에 대한 보상을 바라는 건 잘못된 일인가?


  네이버 캐스트 인터뷰에서 작가 세리는 말한다.


"마법소녀 장르의 왕도를 비틀면서 신선함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마법소녀물의 주인공은 대개 건전하고 사랑과 평화를 위해 의심 없이 자기 몸을 바치는 캐릭터 아닌가. 그에 반해 여름이는 비비 꼬인 성격이다. 실제로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이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간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딱히 이기적으로 변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자기 몫을 자기가 알아서 챙기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그런 세상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본다. 그렇게 자기 앞가림을 하느라 필사적인 고3이 마법소녀가 됐을 때 장르의 클리셰가 깨지는 걸 보여주면 재밌을 것 같았다."

원문 링크: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97&contents_id=50815&leafId=197


  주인공 여름이는 말한다. 보상을 바라는게 뭐가 나쁘냐고, 주인공 여름이는 착한 아이가 아니다. 오히려 착한 아이가 되고 싶었지만 주변에 의해 망가진 아이다. 작품은 이런 망가진 아이를 긍정하지 않는다. 부정적으로 보진 않더라도 이 또한 정답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다. 그리고 비판의 화살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마법 소녀가 왜 보상을 바라느냐, 가 아니라 어째서 보상을 바라는 가?


  작품이 개그처럼 풀어냈던 수험생의 아픔과 시기, 그리고 고통은 이 시점에서 사회를 겨냥한다. 불편하지 않게 '웃프게' 보면서 공감해왔던 개그들은 독자를 자연스럽게 동조하게 만든다. 어째서 보상을 바라는가? 그녀는 너무나도 할 일이 많은 고3이기 때문이었다. 쉴 틈 없이 자라온 학생이기 때문이었다. 유쾌한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융화된 가정사들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하면서 작품의 비판은 효율적으로 이뤄진다. 개그를 통한 완급 조절로 어두운 설정을 받아들이기 쉽게 만들고, 다시 이 설정을 강조하며 독자에게 등장인물들의 아픔을 공감하게 한다. 


  [매지컬 고삼즈]는 블랙 코미디라고 할 수 있다. 사랑과 정의를 수호하는 마법 소녀를 현실로 끌어들여 만들어낸 훌륭한 블랙 코미디라 할 수 있다. 탁월한 완급 조절과 깔끔한 스토리 모두를 잡은 탁월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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