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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선, <3인칭>
네이버 수요웹툰 연재중
글/그림 꼬마비&애마비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3인칭'이다.
나에게는 관대한 1인칭이지만, 타인에게만큼은 냉혹한 3인칭이다.
◆줄거리
“저는 당신 AV에서 당신을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보게 된 ‘야동’속 일반인 여자, 나카지마 후미히메를 짝사랑 하게 된 주인공 노조기.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근처 지역, 집 구조, 달력과 같이 영상에 나온 간단한 정보들 뿐. 하지만 조기는 의지의 한국인 답게 동영상을 돌려보고, 또 돌려보며 여자에 관한 아주 사소한 힌트라도 찾아낸다. 한편,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조기의 친구 종원. 일본 AV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그는 그녀가 AV배우라는 사실을 알고서 고민하는데.. 과연 노조기는 사랑하는 ‘AV 배우’를 만나는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인물 탐구
"나카지마 후미히메씨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야동’속 그녀를 짝사랑하게 된 주인공, 노조기. 진중하고 과묵한 편이며,그녀에 관한 이야기라면 입에 자물쇠를 채워버린다. 또 ‘진짜처럼’ 연출된 성관계 동영상을 야동이라 생각하지 못할만큼 지나치게 순수하다. 영상 속 그녀의 집 주소였던 ‘토부네리마’를 몇 십 번이고 방문해 샅샅이 뒤지는 것부터, 그녀의 남자친구를 찾아가기까지 ‘나카지마 후미히메’를 찾기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
"그 여자, AV배우야."
일본 AV회사 아르바이트생. 3인칭의 관점에서 노조기를 관찰하는 인물, 권종원. 조기와 다르게 짓궂은 농담이 특기이며 장난도 많다. 정반대인 성격 탓에 조기와 자주 다투지만, 쌓아온 정이 있어 조기의 사랑을 돕는다. 걱정 반, 궁금함 반으로 조기에게 ‘나카지마 후미히메’의 정체를 알려주어 이야기를 ‘급’전개 하는데 일조한다.
"스토커든, 포르노 배우든, 나같은 룸싸롱 아가씨든 사랑하고 연애 좀 할 수 있는 거잖아.
다 같은 사람인데."
오키나와 출신에 길거리 캐스팅으로 발탁되어 ‘AV배우’로 활동중인 나카지마 후미히메와 룸싸롱 아가씨 ‘수정’. 수정은 직업적 편견으로 인해 여성이 겪을 수 있는 수치나 서러움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아직 두 사람에 대해 많이 알려진 바가 없지만, 조기의 인생을 뒤흔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
◆편견과 시선에 대하여
“이야기에는 특정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성별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부족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매 회 눈에 띄는 강렬한 경고 문구다. 대다수 독자들이 ‘다른 성별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부족한 인물’을 노조기로 추측했다. 그는 나카지마 후미히메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녀를 만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쫓아다녔기 때문이다. 좋게 말해 '순정남'이지 자칫 일방적인 스토커로 오해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그의 마음은 순수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정답이 아니었다. 배려심 부족한 인물은 노조기를 관찰하는 친구, 종원이었다. 위에도 나와 있듯이 종원은 편견이 가득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나카지마 후미히메에게는 'AV배우'라는 편협한 시선이 담겨있으며 자신의 친한 친구 조기에게도 편견을 갖고 있었다. 조기의 이야기를 '3인칭'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듯 했으나, 그것은 전부 오만한 주관이었던 것이다.
반면 노조기는 달랐다. 사랑하는 사람을 편견없이 한 여자로 바라보았다. 그래서 신중했고, 사려 깊었다. 서툰 일본어로 자신의 마음을 한 자 한 자 표현했고, 그녀의 이상형에 맞추어 스타일까지 바꾸었다. 조기가 누군가를 직업이 아닌 한 인간으로 대한 것은 나카지마 후미히메뿐이 아니었다. 술집에서 일하는 수정과 어떻게든 잠자리를 가져보려고만 하는 다른 남자와 다르게 수정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궁금해했다. 상대방을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할줄 아는 인물이었다.
종원의 편향된 시선을 회초리질 하기 전에 먼저 우리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개 인간은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자신만의 주관을 갖고 그 사람을 평가한다. 그 주관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혹은 '그저 그런 사람', 즉 아무 감정 없는 사람으로 분류된다. 이때 외모, 직업, 취향 등은 점수를 매기는데 일련의 기준이 된다. 종원이 나카지마 후미히메를 "어차피 AV배우" 라고 칭하며 그녀의 직업을 하대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어떠한가. 혹, 조기의 마음을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지 않았는가. "AV배우를 쫓아다니는 스토커"라며 색안경을 끼고 손가락질 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맺음말
썸네일이 자극적이다. 궁금증을 유발하게 한다. 누구든 한 번쯤 클릭해볼만한 색감이다. 강렬한 빨간색 글씨와 까만 배경이 ‘야동’을 연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야동’에 관한 이야기가 맞았다. 하지만 ‘야동’스럽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선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오히려 조기의 순수한 모습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지기까지 했다. 무언가(?)를 기대하고 스크롤을 내렸을 독자를 반성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런 편견도 또 하나의 잘못된 3인칭이었을테니까.
자극적인 소재에 반해 그림체와 구성은 깔끔하다. 4컷으로 분할이 되어있어 스크롤도 술술 내려간다. 하지만 그림체가 단순하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가분수를 떠올리게 하는 귀여운 그림체에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이 담겨있다. 모순적이고, 단편적이고, 편협한 인간의 모습. 명심해야 할 사실이 있다면, 그 시선의 끝에 우리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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