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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툰 죄와 벌, 제목만큼이나 심오한 성인 웹툰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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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41회 작성일 24-05-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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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작품을 읽은 지는 시간이 꽤 지났습니다. 무척이나 인상깊은 경험이었고, 뛰어난 수작이라고 생각했지만 선뜻 리뷰글을 쓸 생각이 들지는 않았거든요. 제 리뷰를 많이 봤거나 한국의 19금 웹툰을 많이 감상한 독자라면 알겠지만, 사실 이 시장에서는 작가(혹은 플랫폼)나 독자나 기대하고 바라는 것이 비교적 단순한 편입니다. 다른 장르의 웹툰이나 매체에 비교하면 말이죠. 그런 만큼 리뷰를 쓰는 분석의 틀도 단순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리뷰글을 적는 것도 손이 덜 가는 축에 속합니다. 그러나 예외는 언제나 있는 법이죠.


투믹스에서 그럭저럭 인기를 끌며 연재되고 있는 '죄와 벌'은, 반면에 꽤나 복잡하고 어려운 길을 걷고 있습니다. 남성향의 성인 웹툰이라는 장르를 감안한다면 말이죠. 특히 흥미로운 것은 작화나 스토리를 짜는 작가들의 수준으로 짐작하건대 그냥 편한 지름길을 타고 가도 괜찮은 성적을 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짐작입니다. 단순하고 원초적인 19금 스토리에 질린 독자라면 이 작품을 반드시 확인할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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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간단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주인공은 둘입니다. 필주와 나연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이 둘의 사회적 배경은 극명하게 달랐습니다. 전형적인 금수저이자 부잣집 따님인 나연에 비해 필주는 비싼 학교를 다니기 어려운 처지였는데, 이로 인해 둘은 터무니 없는 계약을 맺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일종의 노예 계약인데, 학비와 생활비 등을 던져주는 대가로 필주는 나연에게 말도 안 되는 치욕과 학대, 육체적인 폭력을 감내해야만 하죠. 돈 걱정도 성적 걱정도 전혀 없는 나연과, 따돌림과 학대를 받으며 공부에 매진했던 필주의 학창생활은 끝이 나고, 본격적인 이야기는 나연의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나연은 수능을 망치고, 재수도 망치고, 몇 년째 공무원 시험에 낙방하며 잉여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철없는 캐릭터는 공부를 제대로 할 생각도 없어요. 누구나 인정하는 금수저라 적당히 개기가 그냥 상속을 받아 떵떵거리며 먹고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거든요. 그러던 나연은 어느 날 엄마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는데, 학창시절 빵셔틀을 넘어 노예처럼 부리던 필주가 다름아닌 그녀의 '새아버지'가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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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인간으로 살고 있는 나연과 달리 필주는 지독한 학창시절에도 필사적으로 공부한 만큼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사로 변신했습니다. 그가 나연의 어머니에게 접근한 이유는 물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 그녀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에요. 이 작품의 핵심은 바로 이 복수의 과정에 있습니다.


19금의 남성향 웹툰인 만큼 그렇고 그런 일들이 주요한 수단인 건 맞습니다. 필주는 실제로 후덕한 외모와는 달리 잠자리에서 여자들을 열광하게 하는 굉장한 능력의 소유자인데, 이건 장르적·만화적 허용에 해당하는 부분이고요. 필주의 이러한 능력은 당연히도 나연에게도 잘 통하지만, 단순히 몇 년 만에 만나서 침대에서 뒹굴고 과거 자신을 학대했던 여자를 휘어잡는다.. 라는 단순무식한 스토리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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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주는 아마 평생 트라우마로 남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끔찍한 괴롭힘을 가했던 나연에게 보다 정밀한 복수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가 원하는 복수는 절대 강제적이거나 불법적인 요소가 포함되지 않아요. 중요한 건 나연 스스로가 선택하게, 그럴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겁니다. 물론 그런 상황 자체를 조성하는 것은 필주의 능력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나연은 자신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생각없음으로 인해 필주가 파놓은 함정에 제 발로 걸어들어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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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의 '자발적 선택'이 필주에게 왜 그토록 중요한가? 그건 필주가 나연에게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복수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학창시절 나연과 필주의 계약은 분명히 '자발적'이었죠. 나연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상대가 필요했고 필주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금전적인 지원이 절실했습니다. 따라서 필주는 동일한 방법으로 그녀에게 고통과 치욕을 돌려주고 싶은 셈입니다. 이 모든 것이 나연, 그녀가 자초했다는 결과를 추구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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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딸내미를 사회적 경제적으로 추락시키는 것은 만화적 허용을 감안해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한 성애 묘사 이상으로 스토리의 비중이 적지 않습니다. 필주가 꾸미는 음모 하나하나가 상당히 그럴 듯하게 설정되어 있기도 하고요. 이렇듯 흥미로운 캐릭터 관계와 설정은 정말로 오랜만에 본 것 같습니다. 나연이나 필주나, 웹툰을 모두 읽은 다음에도 오래 기억에 남을 인상적인 캐릭터들이에요.


작화 역시 직접 살펴보면 알 수 있지만 준수한 편입니다. 이 웹툰을 읽고 재미를 느낄 만한 독자라면 리뷰글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감이 잡히셨을 텐데, 여유로운 마음으로 필주의 복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확인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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