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정말 요정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요정!> 무료웹툰 미리보기
페이지 정보
본문
여자는 알람 소리가 울리면 잠에서 깨어나 휴대폰부터 확인한다. 비단 여자만의 루틴은 아닐 것이다. 지구에서 사는 현대인이라면 대부분 휴대폰부터 확인할 터. 자는 동안 잠시 보지 못했던 휴대폰은 밀린 알람을 한가득 선물해준다. 광고부터 SNS까지. 우리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휴대폰은 쉬지 않는다. 그렇게 하루의 시작을 우리가 아니라 타인으로 시작한다. 누가 어디를 갔는지, 나보다 얼마나 더 행복한지 바라보며 일어나기 싫은 몸뚱아리를 억지로 끌고 화장실까지 간다.
휴대폰 속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이는데 여자는 아니다. 여자의 일상은 지극히도 단조롭다. 분명 집에 가서 쉬고 다시 출근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은 피로에 눈이 감긴다. 집중이 잘 안 되니 커피만 계속 마시게 된다. 책상 위를 가득 채우는 커피잔의 수와는 다르게 점점 집중은 여자와 멀어진다.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을까. 우리는 우리가 내린 결정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분명 이유가 있어서 왔을 텐데, 분명 나도. 나도 꿈이 있었을 텐데.
바쁜 와중에도 사랑은 한다. 다들 그렇게 사니까 여자도 연애를 한다. 남자친구를 사귀고 데이트를 하지만 다툼은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필수 코스이다. 아무리 참아보려고 해도 투정 어린 말을 내뱉게 되고 다툼의 크기가 커진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한숨처럼 숨길 수 없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남자친구는 여자를 붙잡지 않는다. 대신 여자의 비참한 처지를 각인시키는 한마디를 마지막 선물인 양 건넨다. 여자는 언제부터 어깨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는가.
여자 앞에 이상한 생명체가 나타났다. 자신을 요정으로 소개하는 빨갛고 움직이는 무언가. 믿을 수 없지만 때로는 그래서 더 믿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쳇바퀴를 넘어서서 시멘트에 굳어버린 것처럼 변화 없는 일상에 나타난 요정은 선물과도 같다. 요정과 붙어 다니던 여자는 웃기 시작했고, 내 일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겨났다. 그렇게 다른 회사에서 지금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요정은 기쁜 소식을 건네려는 여자에게 작별을 내민다. 자신의 몫은 이제 끝났다고. 마치 미련 없이 사라지는 그 모습이 새로 생긴 모든 좋은 일이 여자의 노력에서 비롯되었다고 인정해주는 것만 같다. 아쉬워도 웃으며 요정을 보내준다.
다음 요정은 경비 일을 하는 나이 든 남자를 찾아간다. 남자는 알약을 털어 넣는다. 일이 끝난 뒤에 병원에 가서 새로 약을 타오는 모습을 보니 약을 먹기 시작한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닌 모양이다. 남자는 대체 어디가 아픈 것일까.
남자의 요정은 계속 집에 돌아가라는 한마디만 반복한다. 앞서서 여자의 요정이 이런저런 장난도 걸고 밥을 달라는둥 사람처럼 다양한 말을 내뱉은 것과는 다르게 계속해서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만 반복한다. 남자 역시 같은 말만되돌려준다. 옴마니밧메훔. 불교에서 사용하는 주문. 아마 남자는 요정을 귀신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요정은 남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 같아도 계속해서 머문다. 그게 요정의 미덕인가보다. 남자는 요정의 말을 무시로 일관했지만, 자신의 부모님 제사에 같이 절을 올려주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슬슬 풀리는 것 같다. 이런 자리에서는 함께 해주는 것만으로 힘이 되기 마련이다.
자신의 부모님을 위해 절을 올려준 일이 남자에게는 큰 힘이 되었던 것일까. 남자는 요정의 말대로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도둑이 타깃으로 정할 집을 염탐이라도 하듯 쉽사리 들어가지 못하고 앞에서 안절부절못하고 맴돈다. 그러다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이 돌아오니 도망을 친다. 남자의 도망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차에서 내린 남자아이가 누구냐고 붙잡았기때문, 정말 이곳이 남자의 집이 맞는다면 남자는 대체 왜 자신의 집에서
- 이전글테러대부활, 유니버스 어반 판타지 24.05.27
- 다음글나의 연애사를 잘 아는 듯한 바람둥이 남자가 나에게 접근한다고? <마지막 지수> 24.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