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와해된 시선 R, 돌아온 레진의 일상 호러 수작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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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즌아 작가의 '와해된 시선'을 기억하는 독자들이 계실까요? 리뷰어로서도 독자로서도 필자는 분명히 기억합니다. 레진 초창기인 2015년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작품입니다. 일상 속에서, 가장 안온하고 편안해야 할 공간인 가정에서, 그 가정의 구성원 중 한 명인 친동생(남동생)에게 실존적인 위협을 받는 여자 주인공을 다룬 호러,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웹툰이었죠. 상당히 오래 전이긴 하지만 필자도 꽤나 흥미롭게 읽은 다음 추천하는 리뷰를 적은 기억이 납니다. 웹툰가이드에서 초기에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바로 그 와해된 시선이 돌아왔습니다. 레진이 종종 기성 완결작을 재탕하는 경우가 있어서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려 했는데, 얼굴에 점 하나 찍은 것처럼 기존의 제목에 'R'자를 붙이고 있어서 곧바로 확인해 봤죠. 처음에 기대했던 대로 2부는 아니었는데, 사실 2부가 나올 만한 여지가 거의 없기도 했지만, 여기서의 R은 아마도 Reboot나 Remake의 R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구 와해된 시선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가장 먼저 다가올 변화는 역시 그림체, 작화입니다. 사실 구 와해된 시선의 작화는 그 자체로만 놓고보면 훌륭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지요. 물론 이야기 전달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고, 묘하게 이질적인 그림체가 그로테스크한 이야기의 분위기에 잘 어울리기도 했지만요.
반면에 이번에 새로 돌아온 '와해된 시선R'의 작화는 몇 단계나 더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그것도 구작처럼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는 잘 살아 있으면서, 동시에 인물 작화부터 배경 등 모든 면에서 훨씬 나아진 수준입니다. 그 비결이 무엇인가 하니, 루즌아 작가가 그림 실력을 깎은 것은 아니었고, 별도의 그림 작가와 함께 작업한 덕분입니다. 스토리와 작화의 분업이 진가를 발휘하는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림만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이건 필자가 6년 전의 기억에 의존하는 부분이라 다소 부정확할 수는 있지만, 큰 흐름은 동일하되 디테일한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이 작품의 핵심 빌런인 남동생이 원래는 제대로 말도 안 통하는 싸이코였다가 말이 잘 통하는... 정상인인 척 하는 싸이코가 됐다고 할까요. 여주인공도 보다 활달해진 것 같고, 하여튼 작품 전체적으로 생기가 조금 더 도는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입니다. 구작을 재밌게 본 독자로서도 작화의 시너지와 더불어 퍽 마음에 드는 변화입니다.
아, 구작을 보지 않은 독자 분들에게 소개하는 것을 소홀했군요. 구작 리뷰는 여기 웹툰가이드에서 검색하면 다수 확인 가능합니다. 앞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일상 속의 공포와 가정 내의 부조리라는 테마를 무척이나 생생하게, 소름끼치도록 잘 그려낸 수작입니다. 작화의 진입장벽도 사라지고 오히려 플러스 요소로 변했으니,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일독을 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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