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영화같은 웹툰의 시도, <낯선 거울>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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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웹툰이란 건 참 좋은 이야기다. 연출이 독특하고 몰입감 있으며, 작품 전개도 흥미진진하고, 캐릭터도 살아있는 작품이란 이야기일 테니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재밌는 영화에 가깝고, 영상화가 기대되는 작품이란 의미일테니 만화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때때로 이런 영화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강렬한 캐릭터와 연출로 무장했지만, 그 느낌이 반만 살아난 작품이 나타나기도 한다. [낯선 거울]이 그렇다. 이 작품은 영화를 반쯤 내보인 예고편 같다.
주인공은 재벌 2세로 백화점 사장 일을 하고 있다. 외모도 결혼 생활도 모두 완벽해 보이는 그녀. 하지만 그녀에겐 비밀이 하나 있었으니, 사실 그녀는 회장의 친딸 민지아를 죽이고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김민주였다. 이 비밀을 끝까지 숨겨야 하기에 항상 노심초사하며 살아왔던 주인공. 어느 날 부턴가 죽은 줄 알았던 진짜 민지아가 그녀에게 연락을 해오기 시작하고, 주인공은 필사적으로 김민주의 행방을 쫓지만 주변인들은 모두 김민주란 인물을 부정하고, 그녀는 실제로 김민주가 존재하는 건지도 불문명한 상황 속에서 고군 분투한다.
상황 설정면에서 참 흥미로운 작품이다. 분명히 자신을 김민주라 알고 있는 주인공이 민지아를 죽이고 그 자리를 찾이했다. 죽은 줄 알았던 민지아는 김민주로 돌아와 민지아 주변을 맴돌며 그녀를 괴롭힌다. 하지만 주인공을 제외한 그 누구도 김민주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여기서 주인공의 내적인 혼란이 찾아온다. "김민주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난 애초에 누구였지?" 그녀는 김민주인가 아니면 민지아인가? 아무도 김민주를 모르고, 김민주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면, 그녀는 김민주였던 적이 없었나?
작품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런 복잡한 의문들을 제시하며 주인공을 극한으로 몰아간다. 자신이 누구인지, 상대는 또 누구인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상황에 빠진 주인공이 미쳐가는 모습은 참으로 볼만하다. 여기서 작품의 연출 특징이 잘 나타난다. [낯선 거울]은 이런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상황을 단편적으로 잘라 보여줌으로써 산만한 분위기를 일으킨다. 정신없는 상황은 보는 이까지 불안하게 만든다. 작가의 연출 의도일지는 알 수 없으나 이 판단은 주인공의 내면 표현을 극대화 시키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연출로 인해 작품은 여러모로 손해를 보았다. 동시에 전개를 진행한 탓에 독자에게 집중해야 할 포인트를 제대로 전해주지 못했다. 전개가 제대로 퍼지지 못하니 주인공의 심리 뿐만 아니라 작품도 난해해졌다. 만일 영화 예고편이라면 미쳐가는 주인공을 보여주는 것 하나만으로도 성공적인 전략이었지만, 웹툰이기에 작품은 난해하기만 했다.
스토리 자체는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이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방식이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아주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좋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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