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아귀 - 맨홀 안에 살고 있는 괴물의 정체는?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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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아귀'의 영화는 현재 제작 중이고,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영화 ‘맨홀'과는 아무 상관없다고 디디 작가가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영화 맨홀은 웹툰 아귀를 카피하였다는 누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또 영화 자체가 일본 2ch에서 유행하던 맨홀 괴담을 차용하였다는 설도 있다. 2ch의 많은 괴담들은 사실 확인된 바 없고, 확인해보고 싶어도 확인할 길이 도무지 없어서 그랬다 하더라는 류의 괴담들이 사람들의 등골을 더 오싹하게 만드는 것 아닌가 싶다.
이 맨홀 괴담은 대충 이렇다. 누군가 인적이 드문 곳에서 맨홀을 발견했는데, 뚜껑은 열려있었고 안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 최초 발견자가 2ch에 스레를 세우게 되고, 그 안에서 결국 가보자는 사람이 등장. 그 후 그곳에 갔다는 사람들이 실종. 궁금해진 사람들이 더 가보게 되고 또 실종.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계속 도전하는 자들이 생겨 실종자가 한도 끝도 없이 속출하자 경찰에 신고. 하지만 열려있던 맨홀은 안쪽에서 용접이 되어있더라 -라는 이야기다. 사실 이 괴담은 상당히 유명하기도 하고, 아귀가 연재되기 전부터 존재하던 도시전설 같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누가 원조다.라고 가리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디디 작가가 막노동하던 시절 만난 아저씨에서 모티브를 따와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하였지만, 맨홀에 대한 원조를 따지는 것은 덮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귀 예고편은 되도록이면 PC에서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술 도움 - 호랑이라는 자막 하나만으로도 모든 것이 설명이 될 것 같다.
“최악의 상황은 경고 따윈 없이 찾아오더군요.”
주인공 마광식은 고아 출신에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막노동 생활을 하고 있다. 광식은 얼마 전 도박을 하여 김가 놈한테 보증금을 잃었다. 오늘은 와이프의 생일. 임신한 아내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집에 가는 길에 큰맘 먹고 케이크를 사고 좀 클래식하지만 반지도 그 안에 숨겨두었다. 빨간색 압류 딱지가 여기저기 붙은 방 한 칸.. 딱지 붙을 것도 없어 보이는 이 작은집이 행복하다 느껴지는 것은 고단한 하루 일을 마치고 돌아와 그에게 잔소리라도 할 수 있는 아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잠시 담배를 피우러 나간 사이 아내는 케이크를 다 집어먹었고, 아내에게 반지를 먹으면 어떡하냐며 핀잔을 주며 119에 전화하는 사이, 맨홀에서 튀어나온 그 생명체는 아내를 잡아갔다. 그리고 주변에서 평이 좋지 않은 광식은 영락없는 아내를 죽인 살인마로 몰리기 시작한다. 아내를 눈앞에서 잃은 것도 서러운데, 괴물의 존재를 믿어줄리 만무하고,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증명해야 한다. 엎친 데 덮쳤다는 게 바로 이런 것일까. 악재는 계속해서 겹친다. 볕들 날 없어 보이던 그의 삶에도 한줄기 빛 같은 희망이 보이는가 싶었는데.. 작업장에서 공구를 챙겨 그는 하나뿐인 자신의 가족을 위해 어둠 속으로 자처해서 걸어들어간다.
광식의 집은 달동네로 그려지며, 그가 표현한 달동네는 무언가 뒤틀린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마왕의 성으로 가는 길 혹은 팀 버튼의 가위손 속 에드워드가 사는 저택을 위노나 라이더가 크리스마스 때 창문 너머로 눈이 오는 산을 바라보며 젊은 날을 회상하는 신까지 연상시킨다. 달동네 장면 하나에도 스크롤을 내리지 못하게 한다니 참 화가 난다. 그의 배경들은 자세히 보면 도대체 어떻게 이런 질감을 낸 거지하는 의문과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 표현법들이 곳곳에 깔려있다.
필자가 처음 디디 작가를 알게 된 계기가 이 작품 ‘아귀' 때문이었다. 당시에도 워낙 강렬하여 내가 지금 뭘 본거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다시 보니 역시나 그의 천부적인 표현력과 연출력과 생존 인간 편에서도 언급한 적 있는 흑백 톤의 거친 선들이 주는 그로테스크한 느낌들은 누군가 귓가에서 현악기를 신경질적으로 긁고 있는듯한 환청까지 불러일으킨다. 특수효과도 없이 특수효과의 느낌을 주는 그의 작품들.. 이쯤 되면 웹툰 계의 반칙왕이 아닌가 싶다. 단순한 괴물의 이야기가 아닌, 괴물의 탄생 비화에 대한 스토리가 나오고, 여성들을 감금해놓는 신이 동화 푸른 수염을 연상시킬 정도로 강렬하고 매력적이며 독특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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