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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02회 작성일 24-05-0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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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게임 개발 이야기’. 제목으로 모든 내용이 압축되는 웹툰이다. 이름 그대로, 말 그대로, 제목 그대로, ‘스마트폰 게임을 개발하는 이야기’가 이 웹툰의 정체성이자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한국의 노동환경이라는 게 대체로 썩 바람직하지 못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열악한 섹터가 다수 존재하는 바, 떠도는 풍문에 의하면 게임업계도 그 중 하나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국가적 특성 외에도, 게임을 비롯한 문화산업처럼 재화의 한계비용이 적은 재화는 독과점 현상이 심화되기 딱 좋다. 자연히 기업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기업 간 격차는 곧 직원들의 후생 차이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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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게임 개발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회사도 그리 큰 규모의 기업은 아닌 것 같은데, 오늘날 대부분의 산업이 고도로 분업화 된 현실과는 달리 다소 야매(?)로 돌아가는 듯한 프로젝트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물론 현실은 언제나 상식을 초월하는 법, 업계에서 손꼽히는 거대 기업도 그럴 수야 있겠지만, 아니길 바란다.

 

작은 회사에서,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높으신 분들’의 의지에 따라 얼렁뚱땅 스마트폰 게임에 뛰어든 개발자들. 요약만 봐도 눈물이 절로 나온다. 그리고 이 웹툰의 장르적 재미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고 해도 좋겠다. 물론 게임 개발 업계를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나마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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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이 작품에서 나타나는 게임 개발 과정은 럭셔리, 프로페셔널, 깔끔한, 뭐 이런 단어들과는 거리가 먼데,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별로 중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 스마트폰 게임을 시작하는 이유부터가 영 민주적이지 못하고, 기획에서부터 프로그래밍까지 말 그대로 직원들을 갈아 넣어서(!) 차근차근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만화적 과장과 연출이 많이 포함되어 있겠지만, 사실 이것이 상업화 된 한국 예술계의 진면모(?)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만화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현실(시궁창?)은 대체로 이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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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예산과 능력 - 혹은 월급으로 끌어낼 수 있는 능력 - 이상의 요구, 무리한 일정, 전적으로 높으신 분들에 달린 선택까지. 뭐 이런 것들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탄생하는 ‘창작물’이라는 상업 게임의 특성은 더욱 안습하고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 사실 완전히 혼자서 무언가를 만드는 것도 대단히 어렵고, 툭하면 삼천포로 빠지기 마련인데, 하물며 서로 입장이 완전히 다르고 업무의 종류부터 이해관계까지 철저히 딴판인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게임’은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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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서 나오는 기획, 프로그래밍, 그래픽의 3단 고수들은 끝없이 충돌하는데, 이는 이들이 운명 공동체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실수 내지는 변심은 다른 전문가들에게 치명적인 업무량 증가를 불러오기 일쑤이고, 전혀 다른 전공, 성격, 특징을 가진 사람들의 협심은 도통 찾아보기 어렵다. 기획을 한 단계 지날 때마다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결과물을 풍자한 모 짤방이 절로 떠오른다.

 

제작자들(공급자들)이 얼마만큼의 노력을 쏟아 부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유통 채널의 시장지배력, 소비자들 사이의 유행, 마케팅에 동원할 수 있는 재원, 마지막으로 단순한 ‘운’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변수의 영향을 받는 게임을 만드는 과정은 지난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중간중간 끼어있는 게임 제작자에 대한 편견을 - 학력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 - 찌르는 따끔한 일침은 덤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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