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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38회 작성일 24-05-0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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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는 게 힘들면 본능에 집착하게 된다고들 한다. 그것은, 수면이 될 수도 있고, 쇼핑이 될 수도 있고, 먹는 것일 수도 있다.

본능은 개인적인 행복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즐거운 자리에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맛있는 음식이 함께면 더할 나위 없다.

물론 술도 빠질 수 없겠지만.

 

여기 이 유쾌한 세 여자의 삶을 한번 들여다보자. 

매사 뚱해서 별명이 정뚱이 되어버린 출판 기획자 정진아. 그녀는 술만 취하면 술집 물건을 들고 나온다.

꾸미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프리랜스 작가 고명. 꾸미는 고명의 북한 말이란다. 술만 취하면 자신의 고양이가 보고 싶다고 울며, 작가답게 술 마실 때 가장 심오한 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싶어 한다.

 

소주 6병을 마셔서 리우라 불리는 웹디자이너 심미한. 술 버릇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본 적이 없다고 하는데 그녀의 술 버릇은 그냥 그 누구보다 기분이 업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부장님께 술에 취해 손이 꼬여 메시지를 보낸 건..?)

 

정뚱은 취하면 술집 메뉴판 같은 다소 의미 없는 물건들을 들고 오고, 가져다주겠다고 또 술집을 찾으니 이 얼마나 기막힌 뫼비우스의 띠인가. 항상 술 마시느라 집에 없었던 꾸미는 숙취로 집에서 잠을 자다 고양이가 밤에 우는 것을 아프다고 여겨 난리를 부린 적이 있다. 하지만 고양이는 그냥 야행성이고 그녀만 몰랐을 뿐 (...) 리우는 소개팅한 남자가 달을 보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세요라는 질문에 고상하게 소설 이야기를 하지만 2시간 후 친구를 불러내 감자전에 한잔한다.

 

보면 볼수록 너무 본능에만 충실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사실 술과 음식을 사랑하는 미식가들의 모임이다. 숙취에는 해장술이 제격이라며 술이 술을 부르는 이 여인들의 술사랑은 엄청나다. 생맥주를 주문해서 거품이 2cm를 넘으면 안 된다고 종업원에게 꽉꽉 좀 채워 오라는 모습. “물을 마시면 배불러서 맥주를 마실 수가 없잖아!”라며 술부터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에서 그녀들의 술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볼 수 있다. 막차 시간이 끊기기 전에 얼른 한 병 후딱 해치우고 가자! 라지만 마시다 보면 그게 어디 쉬운가.

택시 값을 아낀답시고 시킨 술이 결국에는 택시를 타고 가게 만든다. 내가 진짜 술 끊는다! 하고 금주를 선언한지 며칠 되지도 않

아 다시 술잔을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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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이런저런 중요한 이유로 반주로 딱 한 잔씩만 하겠다던 그녀들.. 소주를 마셨으니 이젠 입가심으로 맥주를 먹고 맥주만 마셨더니 이젠 칼칼한 게 당긴다며 소주를 마시러 간다. (...) 술을 정말 사랑하지 않으면 그녀들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웹툰의 인기를 보면 또 그게 그만큼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 아닐까?

 

어제 분명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다소 귀여운 에피소드도, 종업원에게 병을 치우지 말라 하는 우리가 소위 말하는 ‘진상'손님에 해당되는 에피소드도 빈번하게 등장하지만 뭐 그래도 어떤가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고, 그래서 오히려 더 정감 있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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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이 웹툰은 모두가 한 번쯤 겪어봤을 일들로 가득하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얘기하는 것만으로 안줏거리가 되고 또 그렇게 속내를 털어놓을 친구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어쩌면 이렇게 소재가 끊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술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고,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작가님의 경험에 의거한 에피소드 들인지, 주변에 정말 이런 분들이 있으신 건지 의아해진다.

 

게다가 매화 등장하는 맛집 음식 사진 한 장은 공복에 혹은 야심한 시각에 보게 되면 식욕을 유발하게 되니 다이어트 중이신 독자분들은 시간대를 잘 골라 보셔야 할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맛있고 즐겁게 술을 마실까 궁리하는 그녀들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며 오늘은 친구와의 술자리를 한번 잡아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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