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살아있는 자들을 향한 따스한 위로 <멜빈이 그들에게 남긴 것>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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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어느 옛날에, 머나먼 나라에 부모님을 여의고
홀로 남은 왕자와 작은 공주가 살고 있었습니다.
비록 부모님은 안 계시지만 믿음직스러운 친척들과
든든한 친구들이 있어, 왕자와 작은 공주는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The End"
라는 엔딩의 동화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따듯하고 행복으로 가득 찬 동화 속 세상은 생각만 해도 행복하겠죠.
그러나 오늘 소개 해드릴 작품은 아쉽게도
잔인한 현실 속에 내던져진 두 남매의 이야기입니다.
셰릴과 멜빈은 일찍 부모님을 잃고
둘이 의지해 살아온 우애 좋은 남매입니다.
셰릴과 멜빈의 가문인 네우스 가에는
대대로 직계 혈통 중 단 한 명에게만 전해지는 바람의 힘이 있는데요.
그 바람의 힘을 받은 자는 바람의 땅, 네우스 성의 성주가 됩니다.
그리고 곧 있으면 바로 셰릴의 오라버니, 멜빈 네우스가 18번째 생일에 맞춰
정식으로 네우스 성의 성주로 인정받는 즉위식 날입니다.
멜빈은 여동생인 셰릴에게 즉위식에서 이마에 바를
향유를 가져다주는 역할을 부탁하고
셰릴은 오라버니의 즉위식을 위해
향유를 가져다주는 연습을 하며 즉위식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녀의 실수로 유서 깊은 후계자의 잔이 떨어지고..
잔이 찌그러지고 말았습니다.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셰릴은 쫓겨날 거라며 두려워하는 하녀의 앞에서
불안한 마음을 애써 지워내며 자신이 잔을 잘못 건네준 탓이라고
위로합니다.
그러고는 성의 대리자를 맡고 있는 숙부에겐 자신이 전달하겠다며
웃어 보이죠.
말과는 다르게 걱정하며 숙부의 집무실로 향하는 셰릴.
그런데 집무실 앞에서 오빠인 멜빈이 다가옵니다.
셰릴의 실수를 알아챈 멜빈은 웃어 보이고
높은 구두를 신고 연습하느라 엉망이 된 셰릴의 발을 매만져주며 말합니다.
“나는 네가 아주 느긋하게 천천히,
단단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으면 좋겠다.”
고요.
모든 사람들이 네우스 성의 보물로 셰릴을 꼽게 될 거라 말하는
멜빈의 얼굴은 더없이 밝고 다정합니다.
이렇게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지만,
자신을 사랑해 주는 오빠 멜빈과
그동안 자신들을 대신해서 성주 대리로서
가문의 일을 맡아준 숙부.
그리고,
즉위식을 돕기 위해 찾아온 블레어의 성주.
멜빈의 둘도 없는 친우, 펠릭스까지
멜빈이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누구보다 행복하고 완벽해질 즉위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즉위식을 앞둔 전날 밤...
잠든 셰릴 앞에 멜빈이 찾아옵니다.
어슴푸레 물든 새벽, 차가운 푸른빛을 뒤로 하고
멜빈은 셰릴을 안아 옷장 안에 숨깁니다.
느닷없이 자신을 옷장에 숨기는 오라버니의 모습에 당황한 셰릴.
그러나 멜빈은 다급하게 말할 뿐입니다.
무슨 소리가 나도 절대 나와서는 안된다고,
셰릴 네가 믿어야 할 사람은 오직 펠릭스뿐이라며
펠릭스가 반드시 올 거라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당부하죠.
곧 사랑한다는 말을 남긴 멜빈이 옷장 문을 닫고
어둠만이 내려앉습니다.
곧이어 칼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오죠.
그리고 옷장 속으로 피 묻은 칼이 찔러들어옵니다.
오라버니가 선물해 준 드레스에 묻은 피.
셰릴은 직감하고 맙니다.
그 피가 바로, 멜빈의 것이라는걸요.
낯선 습격자들 사이에서 셰릴을 지키려다 결국 목숨을 잃은 멜빈.
끝까지 동생을 지키려 한 듯 옷장 문을 가로막고 숨을 잃었습니다.
대대로 바람의 힘은 바람의 아이들을 지켜준다고 들어왔지만,
정작 오빠의 죽음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그저 오빠의 말대로 옷장 안에 숨어서 절망할 수밖에 없었던 셰릴.
그때 숙부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문을 열려던 셰릴은 믿을 건 오직 펠릭스뿐이라던 멜빈의 말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그 작은 움직임에 숙부에게 위치를 발각 당하고,
오빠의 죽음과 함께 자신의 마지막을 직감하던 찰나-
펠릭스가 나타나 숙부의 검은 손아귀로부터 셰릴을 구해냅니다.
바람의 힘을 받지 못했던 숙부-
그러나 멜빈과 셰릴의 부모님이 일찍 죽고,
미성년자인 그 둘을 대신해 성주 대리를 맡으면서
탐욕이 생겨났겠죠.
하지만 바람의 힘을 가진 자만이 적법한 네우스의 후계자가 될 수 있기에,
멜빈과 셰릴이 사라진다면 그 힘은 자신에게 올 것이라 생각하고
외부의 힘을 끌어들여서 일을 꾸민 숙부...
그리고 자신에게 위험이 찾아왔음을 깨닫자마자
블레어의 성주이자 자신의 친우인 펠릭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목숨과도 같은 여동생을 지키고자 했던 멜빈.
아직 셰릴은 미성년자로 타인의 도움 없이는
네우스 가문의 영향 아래에 있을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에
펠릭스는 그런 셰릴을 지키기 위해서 계약 결혼을 제안합니다.
멜빈 역시 같은 상황이었다면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지켜주려고 노력했을 것이라며..
그렇게 살아남은 자들은 슬픔 속에서 다시 힘을 얻어
거짓된 행복보다 진실의 고통을 향해 나아갑니다.
어째서 이 작품의 제목은 “멜빈이 그들에게 남긴 것”이었을까요?
작품을 읽다 보면 무심코 그 의미를 떠올리게 됩니다.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죽은 멜빈보다는
현재 살아있는 셰릴과 멜빈의 친구들에 대해서,
그리고 바로 눈앞에서 진행되는 스토리에
잠시 정신을 빼앗길 수밖에 없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 등장하는 멜빈의 회상 장면을 통해서
단순한 복수심과 사건 해결 등이 아닌
멜빈이 사랑했던 것들, 그리고 사랑했던 사람들에 대한
것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가끔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있죠.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과 전혀 다른 일들이 생겨나기도 하고요.
이 작품의 제목은
그 부분들을 좀 더 상세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같습니다.
셰릴과 펠릭스,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멜빈이 남긴 것이 무엇인지-
오빠의 보호 아래,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왔던 셰릴에게는
가슴 아프지만 냉혹한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또한 복수심보다는 멜빈이 남긴 그 사랑으로
더욱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성장의 발판을.
그리고 친우의 죽음 앞에서, 그리고 그가 남긴 보물인
여동생을 대신 지켜주고자 하는 펠릭스에게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 남매들이 가져왔던 따스함을.
가문의 위협으로부터 여주인공을 지키기 위해,
제안한 계약 결혼을 통해서 서로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고
결국은 해피 엔딩을 이루는 이야기.
다른 이야기들과 기본적인 틀은 비슷하다고 느끼실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목처럼 이야기의 가장 큰 주축을 이루는
멜빈의 죽음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점이 좀 더 새롭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 사라지고 난 후,
어딘가 완성되지 않은 사람들끼리 남아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비어있던 조각을 채우고 성장해나가는 이야기.
어쩌면 멜빈이 우리에게 남긴 것 역시,
작품 속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상, <멜빈이 우리에게 남긴 것>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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