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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01회 작성일 24-05-0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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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익숙한 행성들

 

수금지화목토천해의 8개 행성에, 지구 외에도 여러 외계인들이 살고 있다면 어떨까? 상상만 해도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이 곧 바람직하지는 않으니, 이들 외계인이 지구에 모종의 이유로 적대적이라면 보통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구 안에서도 같은 종족끼리 치고받기 바쁜데 다른 행성의 존재들까지 싸움을 걸어온다면 대체 얼마나 피곤하겠는가 말이다.

 

참으로 다행히도 웹툰 ‘블랙 마리아’ 의 외계인들은 지구에 적대적이지 않다. 물론, 크게 호의적이지도 않다. 그들은 외계에서 살고 있으며 교통과 통신이 크게 발달하여 교류가 활발해지기 이전의 다른 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들처럼 낯선 대상을 경계하고, 조심스러워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호의적이기도 하고 적대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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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세력 사이의

 

나라, 혹은 대륙과는 차원이 다른, 행성 간의 접촉은 조심스러운 과정일 수밖에 없다. 또한 그것은 정치적이고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다. 서로의 의중을 살피고 자신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된다. 화성에서 온 엘리트 경찰 ‘마리아 투르캉 휴 마샤’, 이하 마리아는 지구와의 본격적인 접촉 이전에 탐색을 위해 파견된, 말하자면 정찰병이다. 제도가 마련되기 이전 지구에 몰래 들어와 말썽을 일으키는 다른 외계인들을 처리를 돕는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

 

괴이한 복장, 조금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지하철에서 보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만 할 것 같은 복장을 한 마리아는 비록 키는 작고 성별은 모호하지만 각종 화기를 다루는 데 매우 능숙하고 힘은 인간 - 물론 어디까지나 지구의 인간의 능력을 한참 초월한 괴력을 자랑하는, 화성에서는 특급 엘리트였던 모양이다. 마리아는 지구에서 파트너로 짝 지어진 지극히 평범한, 물론 이런 종류의 이야기에서 흔히 그러하듯 고지식하며, 상식적이고, 도덕감이 투철한, 그러면서도 현실과 적당히 타협할 줄 아는 경찰 공무원 ‘김선민’ 과 함께 외계와 연루된 사건을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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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에 대해 얘기하자면 정말로 많은 것들을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마리아’ 라는 캐릭터 그 자체다. 이 인물은 외향과 설정에서부터 - 미소녀로 오해할 법한 괴상망측한 옷을 좋아하는 소년 -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그 이상으로 매력적이다.

 

마리아는 화성에서 왔으며 당연히 (‘그’의 입장에서)외계 행성인 지구의 관습과 규칙, 법에 무지하다. 만화를 보다 보면 아무래도 지구에는 잘 맞지 않는 체질인 것 같기도 하다. 성질은 더러운 편이고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타입이지만 공무원으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는다. 선민을 포함하여 거의 모든 지구인들보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월등히 뛰어난 능력을 자랑하지만 지구에 대한 선민의 지식을 존중하고 사건을 여럿 해결함에 따라 선민과의 인격적인 소통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비록 솔직하지 못한 성격 탓에 매일같이 투닥거리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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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마리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평범한 지구인이 해결하기는 매우 어려운 탓에 언제나 발바닥에 불이나도록 뛰어다니는 것은 마리아일 수밖에 없다. 마리아는 보통 뒷수습을 생각하지 않고 일을 벌이는 편이지만 - 그렇다고 ‘선’을 넘지는 않는다 - 경찰로서의 의무감은 매우 투철하며 그 이상으로 피해자, 혹은 선량한 시민들을 배려할 줄 안다.

 

원체 가진 능력이 뛰어나고 또 성격도 화끈한 편이니 범인, 범죄자들을 때려잡는 데는 망설임이 없다. 가끔씩 위기를 겪지만 언제나 시원시원하게 가로막는 것들을 박살내고 훌륭히 사건을 해결한다. 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진짜로 외계에서 온 초인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리라. 그러나 치안 유지의 의무를 다하는 모습 외에도 이 깜찍한 소년은 일상 속에서 허술한 면을 보여주기도 하고, 낯선 환경 속에서 파트너 선민과 갈등을 겪지만 특유의 호쾌한 성격으로 금세 화해하는 등 인간적인 매력을 어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비록 외계에서 왔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신뢰하고 또 정을 줄 수 있는 모범적인 경찰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마리아일 것이다. 마리아의 존재만으로도 이 만화는 차고 넘칠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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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벌써 4년이 훌쩍 넘어가고 있는 연재중단일까. 작가의 복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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