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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툰 몽환적이 아니라 모호함. - [스포] 디어 다이어리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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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82회 작성일 24-05-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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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뿌연 수채화 색채는 아련함을 불러일으키기 좋다. 한템포 끊어서 말하는 것은 작품의 분위기를 낯설게 만든다. 3바퀴 쯤 돌려말하는 대사는 작품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모든 것을 다한 작품에 대해 사람들은 몽환적이라 표현한다. 이는 표현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린 우리에게 낯설면서 설명할 수 없는 모든 것을 꿈으로 대체하려는 경향이 있다. 내 머리로 이해는 안되는 데 이 작품엔 무엇인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말하는 것이다. 이건 정말 몽환적이군요! 그리고 이해는 못했는 데 분위기가 이쁘군요. 

 

  정말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내는 작품에게 미안한 소리를 했는 지 모른다. 그러니 미리 말해두자면, 당신이 몽환적이라 느꼈던 내가 모르는 그 작품은 매우 환상적이고 끝내주는 작품이며 누가봐도 정말 아름다운 작품이 확실하니 내 사과를 받아주시길. 그래요 그거 말이에요. 그 당신이 재밌게 봤던 그 작품 그거 뭔지 몰라도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아무튼,  폴아웃 동인지랑 세계관을 공유할 것 같은 어느 동네에 살던 주인공에겐 예쁜 여자친구가 있었는 데 이 여자친구는 집안 사정으로 자원입대하게 된다. 주인공은 이 여자친구를 따라서 입대하게 되고, 거기서 다시 여자친구를 만나지만 이미 여자친구는 정신이 나가서 주인공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있던 군대는 초능력자 군대였고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을 죽여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왜냐면 여자 주인공 능력이 자신을 죽인 사람의 능력을 복사하는 능력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미 한 번 시원하게 날띤 여자 주인공을 잡아 죽이고 평범한 인간의 능력으로 만든다 이거지! 왜 이런 전개를 택했냐고 까는 것 만큼 비겁한 비판도 없지만 묻자면 왜 이런 전개를 택했나요? 자신을 죽인다는 개념부터가 상당히 모호한 개념인데 예를 들어서 내가 돌연변이 팔에 권총을 들리고 타이머를 맞춰서 그 총을 쏴서 여자를 죽이면 여자는 평범한 인간이 되나 아니면 돌연변이의 능력을 가지게 되나? 그리고 저 구도에서 어떤 전개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설정인가? 그리고 저 능력이 시간 정지 능력, 중력 조정보다 훨씬 강력한 이유는 어디에 있나?

 

  작품 내에서 이런 의문에 대해 어느정도 해소해줘야 하건만 능력 활용면에서도 설득력 면에서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어떤 능력인지 구체적으로 알수도 없고 그 힘의 출처도 불분명한데 강력한 여자 주인공과,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여자 주인공보다 약한 능력자들의 조합은 분명히 힘 밸런스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보이건만 글쎄, 여자 주인공이 왜 강한지는 설명이 될지 몰라도 시간 정지나 중력 조절이 약해보이는 이유는 와닿지가 않았다. 어쩌면 작품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이 이유를 설명해줄지도 모르겠다.

 

 

  수채화 느낌이 나는 색채는 확실히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아마 이 작품이 단순한 연애물이었다면 작화 하나마나으로도 대단히 멋진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었을 것이었다. 연애물이 아니라도 좋다. 느와르를 찍었어도, 심령 미스테리를 찍었어도 이 작품의 그림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다. 액션물을 뺀다면, 작품은 액션을 참 못그린다.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방식의 액션이 블러로 떡칠해서 눈 앞을 흐리게 만드는 작품인데, 얼핏보면 화려하지만 이런 연출은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기에 좋아하지 않는다. 디어 다이어리에서도 이런 방식의 연출을 차용했는데, 초능력을 사용하는 군인과, 괴상망측한 크리쳐들의 싸움이라는 요소를 넣었음에도 이런 연출 탓에 작품의 액션이 살아나지 못했다. 물을 머금은 작화 분위기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냈기에 그런 게 아닐까.

 

 

  캐릭터 매력을 이야기하자면, 참 개성을 잘 드러낸 작가다. 평범한 주인공 부터 또라이에 이르기 까지 개개인의 설정을 잘 잡아뒀다는 게 확실히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적어도 작화나 표현에서 드러나는 개성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런 캐릭터를 잘 활용했느냐고 묻는다면 참 몽환적이라 답할 수 밖에 없다.  중요한 전개 때마다 어딘가 따로 노는 캐릭터들이 한 둘 씩 있어서 어정쩡하게 합이 안맞는 느낌을 주었다. 특히 조연 캐릭터들이 어딘가 중요하게 나오는 듯하면서 정작 중요한 순간엔 아무 영향도 끼치지 못해 이것들이 지금껏 쌓아올린 설정이란 무엇을 위해서였던가 하는 의문을 내게 남겨주기도 했다. 마약을 한사발 들이키고 조경공원을 거닐면서 하는 듯한 대사로 대화를 하는 캐릭터들을 보고 있자면 사실 몽환적으로 잘 활용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난해한 전개를 싫어한다. 나는 적어도 내가 생각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이야기가 돌아가는 작품을 원한다. 스페이스 오페라 설정문 수준으로 붕 뜬 대사로 이뤄지는 상황 전개와 맥없이 쓰러지는 캐릭터와 아름다운 분위기에 힘입은 전개에 대해 평할 말은 역시 몽환적이었다는 말 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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