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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90회 작성일 24-05-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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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8살인 '성하은'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그녀의 자존감은 작품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많이 훼손당해 있는데, 남자친구로부터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를 받았을 뿐더러 여성으로서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도 거의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남자들은 그녀에게 관심이 전혀 없고, 팀장 직책의 핸썸한 상사를 남몰래 좋아하고 있지만 언감생심 고백은 커녕 말도 제대로 붙이지 못하고 있죠. 설상가상으로 워크숍에 가서 하은은 팀장이 다른 여직원과 섹스를 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그간의 안 좋았던 감정이 더해져 자살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실제로 죽지는 않았지만 사고에 휘말려 외딴 동굴에 잠시 갇히게 되죠. 여기서 말을 할 줄 아는 외계생명체 비슷한 '촉수'와 만나고 동굴에 갇혀있는 그가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요 -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 이 정도가 2화까지 전개된 내용입니다.


줄거리를 조금 더 설명할 테니 양해를. 무슨 대단한 반전을 숨기고 있는 작품은 아니니까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 촉수는 자신을 풀어준 은혜를 갚겠다며 하은의 집으로 찾아옵니다. 알고보니 이 촉수라는 친구는 굉장한 능력자인데 사람의 모습으로 자유자재로 변신할 수 있을 뿐더러 그와 관계... 그러니까 촉수가 등장하는 19금 매체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성적인 접촉을 하면 여성으로서 매력을 북돋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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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수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고 - 어쩌면 단순한 플래시보 효과일 수도 있겠지만요 - 하은은 단숨에 직장 남자들의 관심을 온몸으로 받게 됩니다. 정작 하은이 사모하던 팀장은 처음에는 왠지 뚱한 반응이었지만, 젊고 예쁜 여자가 자기를 좋아하는데 이를 밀어낼 남자는 흔치 않은 법이죠.


'말랑한 그이'는 19금 웹툰입니다. 레진코믹스에서 연재되고 있는 성인 웹툰이죠. 저는 이 작품을 '표준 레진식 19금 웹툰'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단순히 레진이라는 플랫폼에서 연재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고요. 물론 연재처가 웹툰을 온전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쓸만한 기준이 될 수는 있겠죠. 말랑한 그이도 그런 케이스입니다.


레진식 성인 웹툰을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죠. 대부분 이야기의 본질적인 재미는 '19금'에 있습니다. 미국인이 나와서 총질하고 다 때려부수는 영화에서 깊이있는 주제의식과 교훈 대신에 통쾌한 파괴와 박살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처럼, 성인 웹툰의 재미는 '성인'에 방점을 찍고 있죠. 여기까지는 딱히 레진이라는 플랫폼만의 특징은 아니죠.  '레진식'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려면 중요한 게 바로 포장입니다.


레진의 성인물들은 다른 플랫폼들에 비해 대체로 포장에 공을 들이거든요. 작가가 그린 의도나 독자들이 돈을 주고 만화를 보는 이유나 분명 그게 아닌데, 나름대로 그럴듯한 스토리와 캐릭터들을 통해 그럴싸한 장식을 얹어서 겉보기에 상당히 신경을 씁니다. 여기서 독자들이 발견할 수 있는 포장지의 특징도 유사한 편이에요. 스토리라고는 하지만 그다지 심각하거나 어려운 전개는 아니고, 19금 묘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죠. 여기에 전체 웹툰판에서 유행하는 듯한, 굳이 성인물이 아니더라도 다수 독자들이 선호할 법한 (퀄리티가 괜찮은)작화를 끼얹으면 레진식 표준요리가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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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한 그이'는 레진이 개최한 제2회 BIG 공모전 수상작입니다. 다른 플랫폼에서 연재하고 있는 작품이 옮겨왔다거나, 복수 연재라거나, 기성 작가를 영입한 것이 아니라요. 어디까지나 제 짐작이긴 하지만, 과연 레진에서 직접 열었던 공모전의 당선을 납득할 수 있는 '레진스러운' 작품입니다. 이게 나쁜 의미냐고요? 설마요. 작품 외적으로 이런저런 이슈가 잦은 편이고 내적으로도 호불호가 갈리긴 하겠지만 리뷰어로서 저는 레진식 성인물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실 위에서 '레진식'이라고 표현한 것들은 좋은 성인 웹툰이 갖춰야 될 미덕이기도 하거든요.


말랑한 그이는 레진식 중에서도 모범적인 축에 속합니다. 아직까지는요. 특히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건 최근에 레진에서 볼 만한 19금 남성향 신작이 몹시 드물었기 때문이기도 해요. 수요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수요와 무관하게 공급이 부족했는지. 이유야 어쨌든 레진식 남성향을 좋아하는 독자로서는 유감스러운 일이었죠. '말랑한 그이'는 그런 갈증을 채워주는 데 부족함이 없는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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