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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287회 작성일 24-05-0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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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사내 연애는 하면 안 된다, 할 때 예시로 들 만한 아주 좋은 캐릭터가 주인공이다. 이사님 딸에게 홀린 남친에게 뻥 차인 그녀는 혼자 술을 퍼마시고 길바닥에서 주저앉아 있다가 잠시 잠깐 자신의 운명적인 ‘그’를 만난다. 물론 그도 그녀도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모른 채 스쳐 지나가지만 말이다. 어쩌면 운명이란 그래서 더 잔혹한 것이 아닐까. 공기처럼 눈에 보이지도 않은 채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태풍이 되어 비를 내리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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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주인공이 그렇게 못나 보이지는 않는다. 단지 평범할 뿐. 게다가 외모는 중상에 드는 축이니 평범 보다는 조금 더 나은 선에 머무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애인 비쥬얼을 하진 명문대 이사님 딸을 이길 수가 있을까. 그녀는 좌절한다. 하지만 만취된 그 날 밤 받은 한 장의 명함. ‘신데렐라의 마법사’라는 카피를 내세운 로맨티코 명함을 떠올리고는 접속을 시도한다.

평민을 신데렐라로 만들어준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예쁜 옷, 멋들어진 헤어스타일, 잘 빠진 몸매에 과학의 힘을 조금 빌린 얼굴. 하지만 작가는 사람들이 잠시 망각하고 있는 것 하나를 이야기한다. 그 모든 건 다 필요 없다. 신데렐라에게는 왕자님 하나면 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사이트에서는 다정하게 말한다.

 

 “가슴 아픈 고민으로 지쳐 있는 당신께 백마 탄 왕자님이 달려갑니다. 사연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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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맨티코는 남자 대여 사이트였던 것이다. 누가 봐도 장난일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 홈페이지 문구. 하지만 그녀는 전남친의 빡치는 행동과 함께 아무 기대 없이, 아무 생각 없이 사연을 접수한다. 그리고 그 날 저녁. 로맨티코 따위는 잊고 홀로 분노의 치맥을 즐기고 있는 그녀에게 왕자님이 배달되는데.......

 

 개업 기념으로 한 달 대여 금액 만원에 그야말로 ‘땡’을 잡았다고 생각했던 수연. 그러나 알고 보면 모종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황당한 여자들의 판타지를 노린 로맨스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렇지가 않았다. 도대체 어떤 일일까, 그리고 그녀에게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걸까 궁금해 계속해서 다음 이야기를 보게 되는 이 웹툰. 만약 드라마로 만든다면 새로운 로코 드라마가 탄생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드는 건 왜일까.

 

 이 웹툰을 보면서 생각났던 드라마가 있다. 바로 로맨스가 필요해. 짧게 줄여 ‘로필’이라고 불렸던 이 로맨스물은 여성들에게 환호를 받으며 시즌을 이어갔던 대표적인 케이블 드라마였다. 여성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 열광했던 이유는 우리가 연애에서 느낄 수 있는 현실적인 감정들을 고스란히 화면 속에 담아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웹툰을 보고 있노라면 자꾸 그 당시의 감정들이 떠오른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20대 여성의 이야기 말이다. 거기에 진부할 수도 있는 신데렐라 이야기를 살짝 비틀어 집어넣은 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 드라마에서 사랑은 어른이 된 사람들이 꿈꿀 수 있는 유일한 판타지라고 그랬던가. 어차피 사랑에 빠진 이들은 자신들만의 환상 속에 살아간다. 그러다 그 환상이 끝이 나면 또 새로운 인연을 찾아 떠나는 거고. 그러니 이 작가가 선사하는 잠깐의 판타지 로맨스 물에 달달하게 빠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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