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레진코믹스] 헬로 좀비 (2013)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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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로 좀비(Hello Zombie.2013) *
http://www.lezhin.com/comic/hz
2013년에 레진 코믹스에서 미미 작가가 연재하고 있는 판타지 만화. 2014년 12월을 기점으로 58화까지 올라왔다. 18세 이상 구독 가능한 작품이라 아이핀이나 휴대폰으로 성인 인증을 해야 볼 수 있다.
내용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가위로 목을 자르는 사이코 소녀 바넷사가 죽여도 죽지 않는 좀비걸 트레이시를 만나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스크롤 만화와 페이지 만화를 동시에 지원하는 크로스 뷰어모드로 제공되는 작품이라, 스크롤을 내려서 보는 걸 기본으로 한 게 아니라 옆으로 펼쳐서 보는 종이책처럼 되어 있다.
작화는 한국 만화도, 일본 망가도 아닌 미국 카툰풍으로 귀엽고 화사한 편이다. 미국 카툰에 비유를 하자면 딱 니켈로디온 애니메이션 같은 스타일이다. (니켈로디언 방영 작품들로는 티미와 못말리는 수호천사, 대니 팬텀, 보글보글 스펀지밥 등이 있다)
언뜻 보면 작화가 케주얼한 것 같지만, 연출과 배경에 많은 공을 들였다. 판타지 태그에 걸맞는 장면이 많이 나오고, 배경도 엑스트라 하나하나 신경 써서 다 그려 넣는다.
잔인한 장면도 큰 부담이 안 가는 게 육편과 내장이 휘날리며 피칠갑된 것이 아니라 귀여운 그림체 그대로 고어한 걸 판타지스럽게 묘사를 해서 그런 것이며 고어가 일상이라 작중 인물의 리액션이 쏘쿨하기 때문에 보다 보면 익숙해진다. 고어가 일상다반사인 괴기스러운 현실을 살아가는 게 '다이지로 모로호시'풍이다. (다이지로 모로호시의 대표작으론 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 요괴헌터 히루코, 암흑공자전, 태공망전 , 요재지이 등이 있다)
화풍과 연출적인 부분에서 기존의 한국 웹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신선함이 있다.
그림뿐만이 아니라 스토리와 캐릭터도 매우 독특하다.
작중의 세계관은 현실이지만 요정, 외계인, 마녀, 좀비, 부두 주술 등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간다. 그런 존재들이 부대껴 살면서 온갖 무섭고 잔인한 일이 벌어지지만 주인공 일행 자체가 사이코+좀비 콤비라서 보통 인간의 범주에서 한참 벗어나 있어 오히려 매일 같이 기기괴괴한 판타지 모험을 하고 있다.
뭔가 대단하거나, 명확한 삶의 목표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나사가 몇 개씩 빠진 이상한 애들이 일상을 살아가는데 그게 정신 나간 세계인 것뿐이다.
대체 약을 얼마나 먹으면 이런 스토리를 만들 수 있나? 하는 의문이 살짝 들긴 한데 그렇다고 전혀 난해한 내용은 아니다. 각 에피소드의 내용은 심플하고 주제와 소재가 명확하다.
때문에 지금 먹는 이게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게 아니라, 무슨 맛인지 정확히 알 수 있으며 그게 또 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내용 이해는 되는데 사건의 발단이나, 등장인물의 행동 원리, 동기 같은 게 간혹 이해가 안 될 순 있지만, 이게 정신 나간 세계관에서 정신줄 놓은 애들이 나오는 이야기란 걸 감안하고 본다면 굉장히 알기 쉽다.
‘아, 그래. 애는 본래 이런 캐릭터였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각 캐릭터의 특성이 잘 잡혀 있다.
레귤러 멤버는 바넷사와 트레이시. 단 둘이고 그 이외에는 새로운 캐릭터가 계속 나오는데 그게 전혀 질리지 않고 오히려 다음 내용을 기대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인공 일행 자체가 정줄 놓고 있어서 그들을 감당하는 것을 넘어서 압도하는 존재들이 나와서 그렇다.
물론 그렇다고 주인공 일행이 존재감이 없는 건 아니다.
바넷사가 트러블 메이커로서 온갖 사고를 치면 불사의 생명력을 가진 트레이시가 좀비의 불사 능력을 발휘해 사건 수습을 해주면서 콤비로 활약하며 미친 존재감을 과시한다.
특히 트레이시는 좀비라서 본작의 고어를 책임지는데 잔인하고 가혹한 걸 넘어서 개그로 승화시켰고, 툴툴거리면서 바네사 뒤치다꺼리를 도맡아서 하니 츤데레 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이 넘친다.
거기다 언데드로 살아가는 자신을 비관하며 죽기를 소망하는 기구한 사연이 있고 거기에 얽힌 사건의 진실과 과거가 차츰차츰 밝혀지면서 바넷사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진중하게 전개해 나가면서 스토리에 깊이를 더하니 투 탑 주인공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다.
대사 같은 경우 처음에는 아메리카 코믹스풍의 조크가 나오다가, 나중에 가면 한국식 말장난이 주로 나온다. 고등어, 선짓국 드립을 치거나, 빡돈다, 아청아청 등등 한국식 은어를 쓰는 걸 보면 한국 만화 맞는 것 같다.
대사량이 적지 않은데 혼잣말부터 시작해 캐릭터간의 대사와 지나가는 말 한 마디 그냥 놓치는 법이 없이 동서양을 넘나드는 드립을 치는 걸 보면 정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인다.
결론은 추천작. 미국 카툰풍의 귀여운 작화와 정줄 놓은 고어한 스토리를 판타지 장르로 예쁘게 잘 포장한 ‘고어 펑키 판타지’로 재미의 포인트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정신 나간 세계관과 정신 나간 캐릭터를 보고 즐기는 것이다.
한국 만화 기준에서 보면 대단히 파격적인 작품이라 옛날이었으면 나오기 힘들었겠지만.. 그 때문에 이렇게 나온 것 자체만으로 존재 의의가 있을 정도로 신선하고 컬트적인 매력이 넘치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든 캐릭터는 섹시 외계인 팝시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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