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레진코믹스] 아스타드 왕립유랑극단 (2015)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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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립 아스타드 유랑극단 (2015) *
http://www.lezhin.com/comic/astadtroupe
2015년에 폴빠 작가가 글, 입개 작가가 그림을 맡아서 레진 코믹스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5년 8월을 기준으로 37화까지 연재된 판타지 만화.
내용은 아스타드 유랑극단의 여행길에 요정 라프너와 인간 노인 파웰이 번갈아가며 고아 소녀 아리나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폴빠 작가가 글과 작화를 맡은 ‘흔해 빠진 세계관 만화’의 스핀오프작으로 폴빠 작가 글, lot 작가가 그림을 맡은 ‘새벽을 얽매는 뱀’과도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어 폴빠 작가 판타지 만화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스핀오프작이라고 명시되어 있긴 한데, 이 작품을 먼저 봐도 내용 이해에 큰 문제는 없다.
일단 스토리는 유랑극단의 여행길에 요정, 할아버지가 아이한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행과 전설 이야기란 태그를 보면 클래식한 판타지 느낌을 강하게 준다.
보통, 한국 판타지하면 마왕물, 드래곤물, 소드 마스터/9서클 대마법사물 이렇게 3가지 키워드에서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어서 이 작품에 담긴 클래식한 판타지 느낌은 지금 현재 한국에서 보기 드문 것이라 레어한 구석마저 있다.
각 에피소드는 누군가 들려주는 한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화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나오는 옛날이야기/전설의 스타일이 달라지고 그게 또 유랑극단의 연극으로 이어지면서 이야기의 결말이 달라지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다.
그래서 화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매번 새로운 느낌을 줘서 질릴 틈이 전혀 없다.
세계관 설명도 최소한으로 하고 있어 나레이션이나 혹은 설명충 캐릭터를 통해 텍스트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작중 화자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통해 반드시 알아야 할 것만 풀어냈다.
옛날이야기 자체도 내용이 심플해서 이해하기 쉬워 부담이 없이 볼 수 있다.
판타지물이 자주 빠지는 함정인, 설정의 늪과 보는 독자나는 이해를 못하는데 작가 혼자만 속뜻을 아는 개똥철학에서 벗어난 걸 높이 사고 싶다.
현실에 나오는 유랑극단의 여행 파트도 소홀히 하지 않고 그쪽 나름의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서 그쪽은 또 그쪽 나름대로 흥미를 돋궈준다.
단순히 여행을 하는 걸로 그친 게 아니라 복잡한 주변 정세와 정치적인 문제도 은근히 개입되어 있지만, 그게 현실 파트의 흥미를 더해줄 양념 역할만 하지 화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본편의 핵심적인 내용을 크게 저해하지는 않아서 딱 좋다.
판타지 배경에 나이 든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는 거 보면 고어체로 도배가 될 것 같은데 그런 건 일절 없고 캐릭터 대사가 현대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친숙하게 다가온다.
캐릭터 관계도 잘 짰고 대사 센스도 좋아서 서로 투닥거리면서 수다 떠는 것만으로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작화 같은 경우, 개성과 매력을 두루 갖췄다. 현실 파트는 스타일이 딱 고정되어 있어 그림체와 컬러가 간결한 느낌을 줘서 정갈하지만 톡톡 튀지는 않았던 반면, 이야기 파트로 넘어가면 느낌이 완전 달라진다.
이야기 파트에서는 그림이 그려진 배경 용지부터 옛날 그림책 재질 느낌 나는 걸 골라서 썼고, 화자와 이야기 내용에 따라 그림 스타일도 달라진다.
동화책 삽화부터 시작해 중세 벽화, 그림자 동화 등 옛날이야기를 키워드로 해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니 스토리와 궁합이 잘 맞는다. 글/그림 둘 다 변화무쌍한 것이다.
작화의 기본기도 탄탄해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캐릭터를 각자 나이 대에 맞게 잘 그렸고 전반적인 캐릭터 디자인도 좋은 편이다.
옛날이야기 속에 나오는 신들에 대한 묘사도 뭔가 거창하거나 근엄한 것과는 정 반대로 어수룩하지만 인간미가 있는, 그런 느낌 나게 그려서 정감이 간다. (특히 생명의 신이 모에스럽고 이끼 여왕이 언데드스러운 매력이 있다)
글/그림의 밀도가 충분히 높아 완성도로 승부를 볼 수도 있지만 캐빨물로서의 소질도 있다.
결론은 추천작. 지금 현재는 오히려 보기 드물어진 여행+전설 이야기란 클래식한 판타지를 베이스로 해서 글과 그림 둘 다 작품 내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면서 글/그림의 밀도, 개성, 재미를 두루 갖추고 있어 스핀오프작이라고는 하지만 본편에 결코 뒤지지 않는 존재감이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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