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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76회 작성일 24-05-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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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최준우'는 학교에서 사실상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처지입니다. 내성적인 성격 탓인지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설상가상 바로 뒤에 앉은 '이태양'에게 괴롭힘까지 받고 있죠. 그런 준우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말 못할 취미가 하나 있는데 바로 랜덤채팅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불특정한 상대와 온라인상으로 대화를 나누는 행위죠. 언제나처럼 데이터 낭비에 가까운 말무더기를 주고받던 준우는 어느 날 좋은 채팅 상대를 만나게 되는데요. 밤늦게까지 즐거운 채팅을 마치고 학교에 간 준우는 그 채팅상대가 같은 반 여학생인 '윤성아'라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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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1화의 내용입니다. 누구나 알 수 있듯 제목인 '랜덤채팅의 그녀'가 지칭하는 상대는 '성아'이고요. 채팅, 그중에서도 랜덤으로 하는 채팅이라는 소재 자체는 작가의 솜씨에 따라 흥미로운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괜찮은 재료이지만, 적어도 이 작품에서는 그렇게까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야기의 시발점으로서 기능하고 있고, 이후에도 제법 중요한 역할을 맡긴 하지만, 도구적 소재 그 이상은 아니에요. 줄거리를 수정하는데 조금 골치가 아플 테지만 랜덤채팅이 아니라 다른 어떤 계기가 있었다 해도 준우의 성장을 담아내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랜덤채팅'이라는 소재에 특별히 흥미를 느낀 독자 분들이 있다면 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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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랜덤채팅의 그녀'는 성장물이에요. 주인공 최준우가 과거의 오해와 실수에서 비롯된 헝클어진 우정과 바람직하지 못한 학창생활을 본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이야기죠. 개인적으로 저는 이런 장르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학원(교)폭력물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한계가 구분지어지는 장르라고 생각하며, 웹툰, 그중에서도 네이버라는 플랫폼에서 연재되고 있는 웹툰은 특히 그렇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꽤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었고, 가능하면 완결까지 따라가 볼 생각입니다. 그 비결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제일 먼저 성장물로서 괜찮은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성장물로서 본질을 놓치지 않은 것이죠. 준우가 현재의 좋지 않은 상황에 놓인 과거부터 - 이 부분은 조금 나중에 밝혀져요 - 시작해 변화가 시작되는 계기, 변화의 과정에서 겪게되는 위기와 갈등, 그런 준우를 돕거나 방해하는 주변의 인물들, 그리고 준우가 성장하며 나아지는 모습에 이르기까지, 감정과잉이나 논리적 비약, 캐릭터의 입을 빌린 작가의 궤변 같은 부정적인 요소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주류출판사에서 개최하는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과도 비벼볼 만한 안정감이라고 할까요.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가적인 재미가 아무리 뛰어나도 본질을 놓쳐버리면 서사 매체로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우니까요. 랜덤채팅의 그녀는 이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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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캐릭터에요.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웹툰답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을 듯한 다채로운 면모의 학생들이 등장합니다. 준우 같은 특별하지 않은 아이가 있는가 하면 드라마의 남주인공으로 나오면 딱 맞을 듯한 엄친아도 있고, 여주인공으로 나와도 좋을 법한 당돌한 여학생도 있습니다. 중학교 때에 비해 알아보지도 못할 정도로 변신한 여자아이도 나오고, 노안이나 인상이 안 좋은 수준을 넘어 거의 사람이 아닌 것처럼 생긴 괴물 양아치도 비중이 적지 않죠. 이런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상당한 개성과 입체적인 - 일부는 예외지만 - 면모를 뽐내는 동시에 독자들의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게 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요는 그런 거예요. 장르적 재미와 상업성을 위해 독특한 캐릭터들을 잔뜩 투하하면서도 이야기의 물을 흐리지 않고, 해당 캐릭터들이 수시로 정신분열적 증세를 나타내지도 않으며, 꽤나 매력적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건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죠. 앞서 칭찬한 장르의 본질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요. 아마도 '랜덤채팅의 그녀'가 네이버에서 누리고 있는 인기는 이 덕분이 제일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인공을 포함해 인물들이 매력적이다 보니 독자들도 자연히 그들 간의 관계와 변화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죠.


작화는 전반적으로 크게 모난 곳 없는 것 같습니다. 색감이랄지 빛의 표현 같은 부분이 조금 독특하긴 한데 보편적으로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도장찍기 등의 꼼수도 잘 보이지 않고 이 작품이 타겟으로 삼은 독자층이 선호할 법한 그림체에요. 이야기, 캐릭터, 작화까지 어디 하나 크게 빠지는 곳이 없는 깔끔한 성장 웹툰입니다.


- 2018 / 08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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