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동양판타지의 훌륭한 지침서 <홍도>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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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웹툰시장이 점점 커져감에 따라 수많은 명작들과 괴작, 졸작들이 탄생하였다. 그 많은 작품 사이에서 정말 찐~하게 동양냄새를 풍기는 판타지 물을 기억해내기란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판타지물 속 주인공들은 ‘카디스 에트라마 디 라이제르’(특정 웹툰을 저격하려는 의도는 없다)와 같은 멋들어진 이름을 가지고 있거나,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등장인물, 지역이름 등에 다소 생소한 명칭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한 추세가 유행이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주인공 이름이 민수, 영철 등인 판타지 물은 왠지 멋이 없어 보이긴 한다. 세종대왕께서 아시면 곡하실 노릇이지만 어쩌겠는가…. 그러나, 이런 편견을 깨고 떡하니 ‘홍도’란 이름을 타이틀로 내건 웹툰이 있었으니... 바로 ‘토요일 다음 웹툰 3대장’에 빛나는(심지어 연재 된지 한 달 만에 그 타이틀을 얻었다!) <홍도>이다.
토요일 다음 웹툰 3대장들 중 가장 늦게 연재되었지만 평점 랭킹은 3대장뿐만 아니라 전체 다음 웹툰중에서도 3위안에 든다.
제목이 곧 이름, 제곧이
주인공 이름이 곧 제목인 작품은 그 이름이 어떤 방향으로든 ‘튀는’게 아닌 이상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어렵다(이런 형태의 제목을 가진 작품은 <나루토>말고는 당장에 떠오르는 게 없다). 그래서인지 현재 연재중인 웹툰(N사를 기준으로)중에 주인공의 이름을 제목으로 가진 작품은 하나도 없다. <스퍼맨> <에이머> 등등의 작품들은 전부 등장인물의 이름이라고 보긴 어렵다(<덴마>의 경우에도 엄밀히 따지면 본명은 아니기에…). 그러나 영화 <광해>와 같이 단 두 글자만이 주는 임팩트와 촌스러운 듯 뭔가 있어 보이는 <홍도>라는 이름은, 거칠고 정돈되지 않아 보이지만 묘하게 끌리는 작화와 만나면서 독자들에게 “대작나무 타는 냄새”가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
마치 붓으로 휘갈겨 쓴 듯한 필체는 민수, 영철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써도 뭔가 있어 보일 듯 하다.
무난하지만 특별한,
본론부터 말하자면 <홍도>는 주인공이 한국형 이름을 가졌지만 한국적 판타지라고 하기는 힘들다. 아주 잘빠진 동양 판타지 웹툰이며, 앞으로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등의 서양 판타지를 견제할 동양 판타지 작품들의 좋은 모범작이자, 앞으로의 동양판타지 작품들을 위한 훌륭한 지침서가 될 거라 생각한다. 이 좋은 작품의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리뷰 전반을 통틀어 작품 내적인 이야기는 가급적 삼가도록 하겠다. 그런 게 무슨 리뷰냐고 할 수 있겠지만 아직 생소할 수 있는 동양 판타지 웹툰을 오롯이 자신만의 시각으로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헤아려주기를 바란다.
판타지, 하면 마법과 종족 그리고 신과 같은 것들을 떠올리곤 한다. 동양 판타지 역시 이러한 전형들과 크게 거리가 멀지 않은데, <홍도>역시 이 부분에서는 크게 모나지 않는다. 마법대신 주술이, 엘프나 드워프 대신 도깨비와 여우가, 신 대신 권속이 등장한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주인공은 역시나 뛰어난 능력을 지닌 주술사이다. 게다가 많은 만화의 주인공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출생 또한 비범(?)하다. 식상해보일진 모르나 뛰어난 핏줄 + 타고난 능력은 만화 속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흥행 공식이기에, 만화 속에서라도 금수저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은 훌륭한 대리만족의 수단이다. 거기에 동양에서 아픔을 가진 금수저 캐릭터들을 위한 전형적인 설정인 ‘서자’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으면서, 기존에 독자들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 친숙한 설정들은 동양미 넘치는 화풍과 대사, 그리고 판타지적 설정들이 결합되며 <홍도>만의 특별함을 느끼게 해준다. 특별히 모나 보이지 않는 <홍도>의 설정이 만화를 보면 볼수록 특출나 보이는 이유이다.
<홍도>는 전반적으로 중국의 냄새가 강하게 난다. 황제가 있다는 설정이나, 나라의 이름 등하지만 주인공의 이름이 친숙한 탓인지 그냥 동양적인 배경이 친숙한 탓인지 생소한 장르임에도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처음에는 약간 거부감이 들지도 모르는 독특한 그림체는 계속 보다보면 어느새 빠져든다. <홍도>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요소들은 그림체뿐만이 아니다. 팩션 사극과 달리 <홍도>는 작가가 만든 가상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새로운 세계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그 가상의 세계관은 반지의 제왕, 워크래프트 등에 비교하면 단순할지 모르지만, 그들에 못지않은 재미를 가지고 있다. 어찌 보면 <홍도>가 디테일 면에서는 더욱 뛰어나다 할 수 있다. 많은 서양 판타지가 세력 간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면 <홍도>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홍도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인물간의 이야기가 메인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점점 성장하면서 계속해서 강해지는 적들을 이겨내는 방식이 아닌, 그냥 처음부터 ‘짱짱 쎈’ 주인공이 등장하면서 독자들은 의외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하지만 사이타마처럼 세진 않다...). 홍도 역시 조금씩 성장해가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얘는 그냥 원래 세다. 그래서 밸런스 파괴의 걱정이 없고 맘 편히 만화를 즐길 수 있다.
정말 너무나 멋있는 장면, 신수급 권속을 셋씩이나!! 하는 대사가 머릿속을 맴돈다
하나만 가져도 어마어마한 걸 세 마리나... 마치 cp 2500이 넘는 잠만보, 망나뇽, 라프라스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포켓몬 go 빨리 한국 출시됐으면 ㅠㅠ)
끝으로
가상의 시대극이 주는 특별한 느낌은 이미 대중들에게 익숙한 것이 되었다. 그러나 그 가상의 시대가 마법이 판치고 엘프들이 뛰어노는 세계가 아닌, 어릴 적 보았던 전래동화의 시대가 배경이 된다면 추억과 더해져 특별함이 더욱 특별한 것으로 다가올 것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더욱 더 활발히 만들어져 곧 영화관에서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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