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당신의 순위는 몇 위? <소녀재판>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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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차트, 베스트셀러 차트, 실시간 검색어. 우리는 생활 속에서 너무나도 많은 수의 줄서기를 경험한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순위 속에서 치열한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그러기 위해 누군가는 누군가를 밟기 위해 애를 쓴다는 것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우리가 가장 최초로 경험하는 순위는 어디일까? 순위 속으로 들어가 누군가의 위치를 매기기도 하고 또 매겨지기도 하는 그 자리는 어디일까? 웹툰 <소녀 재판>은 ‘남자애들이 말하는 거 들었어?’하는, 우리 모두가 아는 은밀한 이야기의 첫 장으로 시작한다. 독자들은 자연스레 여자아이들의 대화 주제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학창 시절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반 인기 순위를 경험했을 것이다. 장난으로 치부되는 일들 속에서 누군가는 승리를 맛보았겠지만 잊혀져 맨 아래로 떨어진 누군가는 상처를 받았을 지도 모른다. <소녀재판>의 시작에서도 인기 순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남자아이들이 랭킹을 정하여 순위를 매기었다는 말에 토가 나온다고 화를 내지만 주인공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싶다. 썩 내키지는 않다는 친구들 반응을 그대로 수용하듯 싶다가도 궁금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그렇게 불쾌를 느끼면서도 ‘혹시 내 순위가 높지는 않을까?’하는 호기심에 다시금 문제를 만들어낸다. 입만 가득 포커스한 장면에서 묘한 소름 돋음을 느끼며 뒷이야기가 순조로운 학교생활은 아닐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피해자는 너무나 쉽게 가해자가 된다. 주인공은 호기심을 가지며 자신의 랭킹을 확인하기를 원한다. 세상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한 것처럼 남자아이들의 구석구석을 분석하며 또 다른 랭킹을 창조하는 것이다. 주인공은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기보다는 자신이 또 하나의 랭킹을 만들 수 있는 존재임에 집중한다. 가장 높은 이를 바라보며 자신도 이런 사람과 한 번쯤은 친해질 수 있을까 선망하고, 자신보다 낮은 사람을 만듦으로써 자신의 지위와 위치를 지킨다. 아주 간단히 랭킹을 무시하면 된다는 것을 주인공을 모른다. 결국 주인공은 수업 시간에 남자 랭킹을 만들던 중 그것을 선생님께 빼앗긴다. 아쉽게도 선생님 역시 랭킹을 제지 시키기보다는 아이들 앞에서 주인공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폭력의 굴레로 들어온다.
사실 주인공의 결핍은 집에서부터 시작한다. 학교에서 자신의 계급이 그리 높지 못하다고 말하는 주인공. 이것은 집에서도 이어진다. 주인공의 부모님 중 아버지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평범한 회사원으로서의 삶을 살아가지만, 사실 가정에서는 부인에게 주먹을 휘두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딸인 주인공에게도 나쁜 짓은 이어진다. 주인공이 엄마에게 왜 이혼을 하지 않느냐고 묻자 너를 위해서 참고 사는 것인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느냐며 화를 낸다. 주인공은 엄마의 분노 앞에서 멍하니 바라볼 뿐이다. 랭킹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은 어쩔 수 없이 폭력의 굴레에 들어와 살아가게 된다. 재미를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주인공을 위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 주인공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남자애들 얼굴 랭킹을 만든 것은 자신이 주인공일지 몰라도 정작 선생님으로 인해 공개되었을 때는 무척 당황해하며 눈물을 보인다. 독자는 이 장면을 기억함과 동시에 첫 장면으로 가볼 필요가 있다. 랭킹이 퍼진다고 해도 걱정하지 않는 부류와 랭킹이 퍼짐과 동시에 뒷담화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불안에 떠는 주인공. 이처럼 주인공은 항상 당하는 쪽이 자연스러운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웹툰의 결말을 어느 곳을 향해 달려갈까?
꽤 오래 지나지 않아 주인공이 적극적으로 변한다. 그것도 주인공이 만든 랭킹 1위에 그치지 않고 모두의 관심과 인기를 한 몸에 독차지하는 ‘한유현’을 상대로 말이다. 주인공은 우연한 계기로 같은 반 '한유현'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 중요한 순간 앞에서 초반 주인공의 결정은 늘 그래왔듯이 침묵인가 싶더니 다시금 우위를 쥐기로 마음을 먹는다. 한 번도 그런 적 없는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그 광기의 정도가 엄청나다. 작가는 주인공의 광기 넘치는 표정과 미래에 벌어질 일을 상상하는 기괴한 기대감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해 독자를 공포로 몰아넣으면서도 웹툰을 내려놓지 못하게 만든다.
웹툰 초반에서 주인공은 일관된 표정을 유지한다. 랭킹을 공개 당한 일 때문에 눈물을 보이기는 하지만 안경이 얼굴을 가리고 있기도 하고, 큰 비밀을 알게 되어 놀라는 장면에서도 그러한 연출이 드러난다. 표정을 최대한 일정함을 유지하고, 놀람에 대한 것을 주인공의 속마음으로만 표현한다. 하지만 이 판도는 뒤집히게 된다. 주인공의 광기가 터지자 '한유현'이 표정을 잃는다. 우는 주인공에게 미소를 던지며 위로를 해주고, 라이브 영상으로 인기를 끌던 '한유현'이 이제 주인공에게 끌려다닌다. 우리가 이 관계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비밀 때문이다. 비밀을 이야기 속 주인공은 알지만 독자가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다.
흔한 작품들에서 존재감 없이 지나가는 것 같은 주인공. 우리는 어쩌면 흔한 겉모습에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기대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한유현'과 주인공의 위치와 행동이 완전히 뒤바뀌며 달라진다. 과연 주인공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자신이 직접 비밀의 죄목을 판가름하기로 한 주인공을 따라가 보고 싶다면 지금 당장 <소녀재판>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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