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다음] 죽음이 본다 (2015)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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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이 본다 (2015) *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deathsight#3
2015년에 INJO 작가가 다음 만화속 세상에서 연재를 시작해 전 20화로 완결한 호러 만화.
내용은 1997년 IMF 때 자살한 사람들의 혼이 저승에 가지 못하고 구천을 맴돌며 자신과 같이 가거나 혹은 죽음을 앞둔 사람 주변을 서성이며 그들의 일상을 지켜보는데, 남편 없이 혼자서 햇님, 달님 남매를 키우다 월세가 밀려 살던 집에서 쫓겨난 어머니가 일자리는커녕 지낼 곳도 구하지 못한 채 세상에 괄시를 받고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다가 결국 도시에서는 못 살겠다 사람들이 자살하러 간다는 자살 숲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남매 이름이 햇님 달님이란 걸 보면 딱 감이 오겠지만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모티브로 삼아서 만든 작품이다.
작화 퀼리티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캐릭터라고 할 만큼의 묘사를 했던 전작 ‘미아’ 때와 다르게 본작은 관찰자 시점으로 보는 듯한 화면에 캐릭터의 얼굴이 눈 코 입도 없이 머리카락과 복장, 컬러 등 아주 기본적인 것만 그려낸 작화로 돌아갔는데 작가의 데뷔작인 CCTV 때로 완전 회귀한 것이다.
그래서 작중에 나오는 대사도 그림 칸 안에 말풍선으로 들어간 게 아니라 그림 칸 바깥에 동영상 자막처럼 들어가 있다.
CCTV를 본 독자에게는 친숙한 그림체고, CCTV를 아직 보지 못한 독자에게는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다.
묘사의 디테일은 떨어져도 장면 장면이 연결되는 부분이 아주 자연스러워서 몰입은 잘된다.
정지된 그림의 배경에서 등장인물의 이동 동선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이게 영화나 애니메이션보다는, 90년대 PC용 어드벤처 게임에 가까운 느낌이다. (킹스/폴리스/스페이스 퀘스트로 유명한 SIERRA표 어드벤처 느낌이랄까)
문제는, 스토리가 지나치게 어둡고 꿈도 희망도 없다는 거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현시창(현실은 시궁창)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주 가끔 선의를 베풀고 응원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멸시하고 심지어 선의를 베푸는 척 하다가 통수치는 사람까지 생겨나 세상 사람들을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니 주인공 가족 시점에선 거의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다.
여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어머니 자체가 의심암귀에 걸려서 주변 사람을 믿지 못하고 갖은 고생을 다 하면서도 어떻게든 아이들을 데리고 살려고 하는데 작중에 보인 행보가 전혀 미덥지 못해서 급기야 독자들에게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혀 매 화마다 딴죽이 걸리지만.. 여기엔 반전이 있어서 끝까지 다 봐야 진실을 알 수 있다.
다만, 그 사건의 진상이란 게 그전까지 어떤 암시나 복선이 없이 마지막에 가서 덜컥 진실이 밝혀진 것인 데다가 작중에 던진 떡밥도 제대로 회수되지 못한 것이 많아서 스토리 구성이 전반적으로 허술한 편이다.
거기다 뭔가 중요한 떡밥처럼 나왔다가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회수 실패된 주제에 프롤로그와 최종화를 장식하는 자살 숲의 원혼은 ‘죽음이 본다’라는 타이틀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든다.
가난을 소재로 한 휴먼 드라마로 시작해서 심령물처럼 분위기 잡아 놓고 사이코 스릴러로 마무리한 격이라서 장르를 종잡을 수가 없다.
결론은 비추천. 작화 스타일이 과거로 회귀했지만 특유의 3인칭 시점이 작가의 고유한 스타일이라 나름대로 개성이 있어서 나쁘진 않고,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IMF 시대에 벌어진 사건으로 재구성한 것도 넣은 것도 괜찮았지만.. 본편 스토리가 꿈과 희망도 없는 이야기로 지나치게 비극을 강조해서 감상이 부담스럽고, 작중에 던진 떡밥을 제대로 회수하지 않은 채 그 어떤 복선과 암시도 없이 반전 엔딩으로 퉁 치고 넘어가 스토리의 구성이 허술한 작품이다.
대중의 입맛에 꼭 맞추지 않고 작가의 소신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최소한 이야기가 납득이 가는 수준으로 내실을 다지는 건 꼭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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