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다음] 데미지 오버 타임 (2014)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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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미지 오버 타임 (2014) *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damageovertime#7
2014년에 선우훈 작가가 다음 만화속 세상에서 연재를 시작해 시즌 1이 21화, 시즌 2가 31화로 전 52화에 완결된 좀비 군대물.
내용은 어느 날 밤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진 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고 9029 두꺼비 부대의 간부들이 전멸 당해서 남은 군인들이 4개 대대 병력을 통합해 좀비와 맞서 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줄거리만 보면 좀비물인데 군대 배경의 좀비물은 좀비 영화의 클리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단골 소재라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좀비에 의해 부대 내에서 고립된 상태에서 벌어지는 병영 생활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좀비와의 사투나 좀비로부터 살아남는 생존이 아니라, 좀비를 맞이한 인간이 고립되어 인간성을 점점 상실하면서 망가지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서 본격 좀비물이라고 보기는 애매한 구석이 있다.
현대사를 군대물로 풀어내고 좀비물로 포장한 것이라 포스트 아포칼립스 군대물에 가까워 다소 매니악한 구석이 있다.
군대에 대한 고증은 비교적 잘한 편이라 군대에 갔다 온 사람들은 어느 정도 공감하고 몰입해서 볼 만한 포인트가 몇 군데 있어서, 매니악한 독자가 생겨 끝까지 함께 할 수는 있겠지만.. 고증과 풍자에 집착해 대중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상업적인 재미와 담을 쌓아서 보다 많은 독자를 끌고 갈 수는 없다.
작화는 꽤 특이한 편이다.
일반 만화 형식이 아니라 게임처럼 도트를 찍어 만든 방식이다. 그래서 그림부터 시작해 말풍선, 컷 구성, 심지어 텍스트 폰트까지 전부 만화의 그것과는 다르다.
그래서 만화의 관점에서 보면 되게 읽기 불편하다. 특히 컷 바깥의 그림 컷과 배경 컷의 사이즈가 동일해 가독성을 더욱 떨어트린다.
이게 만약 게임창을 통해 보는 화면이라면 문제가 될 게 없는데, 동일한 해상도의 그림을 컷 간격 없이 세로 방향으로 이어 붙이니 가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거다.
4컷 만화로 비유하자면 ‘1컷 그림-2컷 여백-3컷 그림-4컷 여백.’ 이런 방식인 거다.
작가 후기에 따르면 그렇게 각 잡힌 컷 구성도 군대 만화라서 노리고 그린 것이라고 하는데 작가 본인은 그게 신선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시도한 거겠지만 보는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 같다.
도트 찍는 건 꽤 공을 들이는 것 같지만 한번 찍어 놓은 배경 도트를 재탕하는 게 일상다반사라 은근히 날로 먹는 구석이 있다.
그림 한 장을 복사+붙여넣기해서 도트 캐릭터의 리액션과 말풍선의 대사만 바꾸는 식이라 그렇다.
물론 기존의 웹툰도 복사+붙여넣기를 자주 쓰긴 하지만 이 작품과 비교할 수는 없다. 기존 작품은 컷의 일부를 복불한 반면, 이 작품은 배경 전체를 복불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작화가 그렇다 보니 웹툰으로서 컷 구성과 연출에 대해서 별로 고민하지 않은 티가 역력히 드러나 안이함마저 느껴지게 한다. 작화 방식의 신선함에 혹하는 건 초기로 한정된 것이다.
각 시즌의 중반부를 넘어설 때쯤에는 배경 그림의 가로 세로 방향 바꾸기 및 여러 장의 그림을 이어 붙여 큰 그림이 나오고, 잊을 만하면 뜨문뜨문 나오는 등장인물 클로즈업 등은 나름대로 변화를 주려고 한 것 같기는 한데 그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무슨 마법 한 번 쓰고 MP 오링난 것 마냥 배경 복불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작화 퀼리티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똑같아 전혀 발전을 하지 못했다.
작화 자체만 놓고 보자면, 인디 스톤의 2013년작 ‘프로젝트 좀비이드’를 연상시킨다. 도트 그래픽이란 점에서 바로 떠오르는 고전 게임의 레트로한 느낌은 전혀 살리지 못했고, 1인 제작 저예산 인디 게임 같은 느낌을 준다.
배경과 사물은 비교적 디테일하게 그려도 사람의 얼굴에는 눈 코 입을 그리지 않고 군대란 특성 때문에 머리 스타일도 다 동일해서 누가 누구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사람은 그나마 부실하게라도 그리지, 좀비는 그냥 검게 칠하고 땡 처리한다)
이게 사실 본작이 시도한 도트 작화의 한계다. 만약 웹툰 방식이었다면 컷과 그림의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했겠지만 본작은 앞서 말했듯 동일한 해상도의 그림을 컷 간격 없이 이어 붙인 것이라 그런 조절을 일절 하지 못한다.
아무리 그림 방향을 바꾸고, 그림 서너 컷을 이어 붙여 큰 그림을 만들어 이런 저런 연출을 시도한다고 해도 그림 한 장의 해상도는 어지간해선 바뀌지 않기 때문에 알아보기 힘든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파격적인 시도를 해서 웹툰의 편견을 깬 것이라고 하기에는, 만화로서의 기본 틀도 없이 무작정 도트 그래픽만 찍어댄 것이라 과연 이걸 만화라고 봐야 할지 의문이 든다.
저해상도 도트 그래픽으로 만든 인디 게임의 스크린샷 찍어서 그림판으로 말풍선 그려 넣고 대사 적어서 포스팅하는 게임 플레이 일기를 만화라고 우기는 느낌도 없지 않아 든다.
이만큼 웹툰. 아니. 만화 자체의 아이덴티티가 약한 작품은 처음 본다. 만화와 게임의 경계선이 모호한 수준이 아니라 만화적인 게 아예 없거나 약하다는 소리다.
일전에 그림도 아닌, 낙서라고 혹평했던 배진수 작가의 하루 3컷이 오히려 이 작품보다 더 만화스럽게 보일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툰 타이틀을 달고 연재된 것은, 이 작품이 특출한 게 아니라 시대를 잘 타고나서 얻어 걸린 느낌도 살짝 든다.
그나마 요즘 사람들이 게임 방송이나 게임 플레이 일기에 익숙한 세대라서 일부 수요층이 되어 준 것이라 일종의 도박에 가까운 시도로 정식 연재가 된 것이지, 만약 한 세대 앞의 비게임 세대 때 이 작품이 나왔다면 정식 연재 기회조차 받지 못했을 것 같다.
결론은 미묘. 만화의 구성, 연출, 방식을 전혀 따르지 않고 무작정 도트만 찍어내 이어 붙인 작화에 좀비의 탈을 쓴 포스트 아포칼립스 군대물로 이게 만화가 맞긴 한지 근본적은 의문을 안겨 주는 매니악한 작품이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이걸 먹어?’란 느낌으로 특이해서 먹는 길거리 음식으로 중국 야시장 노점에서 파는 불가사리, 애벌레, 전갈 꼬치 같은 거다. 일반 상식적으로 음식이 아닌 것 같은데 사람이 먹어도 죽지는 않는 그런 느낌인 거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34화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BGM을 넣었는데 해당 연재분에서 BGM 끄는 기능을 따로 첨부하지 않아서 매우 불편하다. 차라리 안 넣는 것만 못했다.
덧붙여 한국 웹툰 중에 본격 좀비물로선 주동근 작가의 '지금 우리 학교는'이 더 재미있고, 군대물로서의 고증과 풍자는 김보통 작가의 'D.P'가 훨씬 나으며, 도트 그래픽 작화로는 데몬 제이 작가의 '던젼 오브 다단계'가 레트로 게임 느낌을 잘 살려서 웹툰 방식으로 잘 어레인지해서 고유한 매력과 개성을 두루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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