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네이버] 장미아파트 공경비(2013)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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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아파트 공경비 (2013) *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537989&page=13
2013년에 권정희 작가 글, 박병규 작가가 그림을 맡아 네이버 만화에서 연재를 시작해 시즌 1이 54화, 시즌 2가 73화로 전 127화로 완결된 휴먼 드라마 만화.
내용은 여러 번의 낙방에도 불구하고 사법고시를 준비하면서 아르바이트로 근근히 살던 공병문이 장미 아파트에서 경비로 근무하던 할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듣고 할아버지 대신 경비원으로 출근해 경비 업무를 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시즌 1의 내용은 공병문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아파트 입주민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으로 에피소드로 분류하자면 ‘재형이네 반려견’과 ‘중학교 일진 김장숙’로 나눌 수 있다.
편모 가정에서 유난히 엄격한 교육을 받으며 엄마가 있지만 모자지간의 정을 느끼지 못해 유기견에 애정을 쏟다 결국 가출까지 하게 된 재형, 왕따 출신으로 전학을 가서 일진이 되어 일상다반사로 삥을 뜯지만 부모님이 맞벌이고 언제나 집에 홀로 남아 외로움을 타는 장숙 등 각 캐릭터가 확실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 공병문은 장미 아파트 경비로 아파트 입주민과 관련된 사건, 사고에 휘말렸다가, 주인공으로서 대활약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을 구원해 준다.
사시 준비생 출신으로 법학 지식이 뛰어나 그것을 적극 활용해 위기를 헤쳐 나가기도 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는 정의롭고 착한 주인공이라서 나름대로 존재감이 있다.
나쁜 남자, 혹은 개인주의적, 이기주의적인 주인공이 판치는 요즘의 웹툰판에서 정의롭고 착한 주인공은 엄청 클래식하지만 도리어 희소가치가 있다. D&D로 치면 가치관이 ‘로우풀 굿(질서 선)’이다.
시즌 1까지만 보면 아파트 경비원과 입주민의 이야기로 훈훈한 내용이라서 치유물적인 성격도 띄고 있다. 장르적으로 보면 휴먼 드라마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문제는 시즌 2부터 시작된다.
시즌 2에서는 히로인 조현경 가족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문제는 조현경 가족에 지나치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시즌 2의 이야기는 조현경 아버지의 막창집 개업, 조현경과 권민수의 연애, 조현경 동생인 조현태의 가족에 대한 걱정과 충돌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시즌 2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조현경 가족의 이야기만 하고 있어서 시즌 1 때 나온 재형이나 장숙이는 코빼기도 비추지 않는다. 시즌 1의 마지막을 장식한 강희경 형사의 장미 아파트 입주와 히로인 후보 등극도 시즌 2에서는 아무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완전 묻혀 버렸다.
장미 아파트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재벌 할머니 차여사의 등장과 새로운 히로인 후보인 은비의 등장도 그저 공병문이 보다 편한 길을 갈 수 있을까 말까에 대한 선택지 제공과 차후에 나올 데우스 엑스 마키나스의 용도로만 쓰일 뿐, 전혀 스토리의 중심이 되지 못했다.
사실 공병문 자체가 시즌 2에서는 굉장히 스토리에 겉돌았다. 이상할 정도로 조현경 가족에 포커스를 맞추느라 공병문 자체의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잊을 만 하면 뜨문뜨문 나오긴 하는데 나와서 하는 일은 조현경네 가족 푸념 들어주는 것 밖에 없다.
그러다가 극 후반부로 넘어가서 도둑 잡기, 아파트 입주민의 모략에 의해 누명 쓰기 같은 게 나와서 아파트 경비의 애환을 그리고 있지만.. 그것 역시 해당 스토리에 집중하기 전에 조현경네 가족 이야기로 다시 넘어가서 스토리가 정말 한없이 늘어진다.
조현경네 가족 이야기만 계속 보여줘서 아파트 경비원과 입주민의 휴먼 드라마라는 장르적 정체성도 완벽하게 상실했다.
조현경네 가족 이야기는 그들이 사는 장미 아파트와 별 연관이 없다. 그래서 아파트 경비원인 공병문이 끼어들 곳이 없다. 캐릭터 간의 케미가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이건 시즌 1 때 공병문이 재형, 장숙과 엮이면서 아파트 경비원과 입주민 관계로 케미를 맞춘 것과 상반된 것이다.
취업도 힘들고 사랑도 힘들지만 희망은 있다. 이게 본작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고 그걸 조현경네 가족으로 풀어내고 싶어했다는 건 알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다고 해도 스토리의 중심에 있는 조현경네 가족이 너무 비호감이라 독자들의 원성을 사는 게 당연하다.
가족의 가장인 조성호는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사전 지식, 정보, 준비 없이 막창집을 열었다가 가게를 판 전 주인의 통수를 맞고, 친구는 친구대로 사채를 쓰다가 잠수타서 사채업자한테 시달리다가 공경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친구를 위해서 연대보증을 서서 집과 가족을 엮어 버렸다.
가족의 장녀인 조현경은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살지만 일자리 없다고 고민만하지 절실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아서 별 다른 노력을 하지 않다가, 부잣집 바람둥이 권민수와 사귀었다가 힘들 때마다 공병문을 찾아와 하소연 받고 그의 위로를 받다가도 결국 마지막 선까지 넘은 건 권민수였는데 모종의 사건으로 권민수를 차 버린 뒤에는 또 다시 공병문에게 돌아온다.
가족의 막내인 조현태는 아버지와 누나의 비밀을 다 알고 있는데 본인도 재수생 신분으로 공부 안 하고 알바하면서 기능사 자격증 따는 비밀을 가지고 있어 어디 가서 속 시원히 이야기하지 못해 전전긍긍한다. 누나를 걱정해서 하는 충고도 전부 돌려서 말하니 진심이 전해지지 않고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누나가 민수랑 깨진 다음에야 민수한테 반항한다.
조현태는 그나마 입장상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조성호, 조현경 모자가 쌍으로 짜증을 유발하는 전개가 시즌 2를 말아먹는 주범이 됐다.
가뜩이나 스토리는 늘어지고 전개가 잘 안 되는데 그런 내용이 계속 이어지니 무슨 코에이 삼국지에서 도시 민충 떨어져서 반란 일어나는 것 마냥 독자들이 들고일어날 수밖에 없는 거다.
거기다 히로인 후보가 셋이 추가되었는데 공병문x조현경 커플에 대한 작위적인 설정이 지나쳐서 모든 플레그가 분쇄됐다.
공병문한테 실제로 호감을 가지고 있고 적극적으로 대쉬하면서 단 둘만의 자리를 마련해 보려 했던 강희경 형사는, 공병문이 공부해야 한다며. 여자에 관심을 가질 때가 아니란 이유로 상대도 해주지 않아 히로인 후보에서 탈락했다. (근데 정작 공병문은 조현경이 하소연하러 올 때마다 맨날 없는 시간도 만들어내 준다)
은비 같은 경우는 공병문이 과거에 도와준 할머니의 손녀로 아파트 입주민도 아니고 아파트와 전혀 관련이 없지만.. 할머니와 사는 대궐 같은 집이 집 같지 않다며 하루 재워달라며 알아서 플레그를 열지만 그것 역시 공병문이 거절하면서 리타이어한다.
공병문이 아파트 주민의 모략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유일하게 공병문을 믿고 그를 위해 큰 소리를 내며 변호해준 아파트 경리는 실명조차 나오지 않은 채 플레그조차 세우지 못하고 등장을 마쳤다.
히로인 후보가 여러 명인데 누구 한 명 제대로 중용 받지 못한 채 사라지니 독자들 입장에서는 운수좋은 날의 김첨지 심정이었을 거다. (설렁탕을 사왔는데 왜 먹지를 못해!)
1화가 조현경과 공병문의 만남인 ‘맨 미츠 우먼’이고 조현경이 히로인이란 밑밥은 스토리 진행하면서 조금씩 던져 놓았기는 하나, 시즌 2의 중심 내용 중 하나는 엄연히 조현경과 권민수의 연애고 공병문은 삼각관계조차 이루지 못한 제 3자로서 조현경이 하소연하러 올 때 이야기만 들어주는 관계라 남녀 주인공으로서 밀고 당기는 거 하나 없었는데 천국의 계단 명대사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는 것 마냥 마지막에 엮어 버리니 독자들이 느낄 괴리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을 거다.
오타쿠적인 비유를 하자면, 우주세기 건담으로 치면 건담 0083 스타 더스트 메모리의 니나 퍼플턴스러운 짓이다. (괜히 우주세기 건담 3대 악녀가 아니다)
사실 1화가 보이 미츠 걸로 시작했다고 해도 최종화에서 히로인이 바뀐 사례는 많다. 신세기 에반게리온만 해도 1화만 보면 히로인이 아야나미 레이지만, 결국 최종화에서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가 히로인으로 발탁됐다.
최종 히로인 선정에 있어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한 게 큰 문제 중 하나다. 히로인을 절대 변경할 수 없었다면 남녀 주인공의 연애 전선을 만들고 그 관계의 밀도를 높여서 진정한 커플로 거듭나게 해야 하는데.. 연애는 권민수랑 하고 고민 상담은 공병문하고 하다가 마지막에 그에게 돌아가는 거니 어느 누가 납득할 수 있겠나?
작가가 창작을 하는데 있어 반드시 독자의 뜻을 수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최소한의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독자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라고 해도 어떤 것을 보고 공감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헌데, 이 작품에 나온 캐릭터와 캐릭터의 관계는 그 공감대 형성을 하지 못했고 그게 곧 독자의 반발로 이어져 평점 폭격을 받은 거다.
캐릭터와 캐릭터의 관계 이외에 스토리적으로 또 문제가 있다면 그건 떡밥 회수율이 낮다는 거다. 떡밥은 엄청 많이 던져놨는데 완결될 때까지 회수되지 못한 게 너무 많다.
다쳐서 병원에 입원해 손자 공병문한테 경비일 대타를 맡긴 할아버지의 근황, 조현경과 만나면서 조금씩 정신이 깨다가 처음으로 자신이 직접 커플링까지 구해서 줬다가 차인 권민수와의 관계 정리, 재수생인데 공부 안 하고 기능사 자격증 공부하는 거 들켜서 동생이 누나랑 충돌해서 말싸움 하다가 생긴 조현경&조현태 남매 지간의 응어리, 조현태에게 플레그 꽂힌 김장숙, 공병문한테 플레그 꽂은 강희경 등등 크고 작은 떡밥을 전부 그대로 내버려 둔 채로 완결을 짓고 본편으로부터 몇 년 후의 후일담으로 마무리를 하니 스토리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야기했다.
작화는 전반적으로 평범하다. 작화가 미려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컷 안에 여백을 많이 두지 않고 배경이 있으면 꼭꼭 채워 넣어서 볼륨감이 있다.
약간의 복불 컷이 있긴 해도 작중 인물의 얼굴 구도와 시선 처리가 다양한 편이고, 그게 웹툰의 스크롤 뷰에 맞춰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스토리 전개가 늘어져서 그렇지 그림 자체의 가독성은 무난한 편이다.
결론은 평작. 시즌 1까지는 젊은 경비원이 아파트 입주민과 엮이면서 사건 사고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훈훈한 내용의 인간 드라마라서 볼 만 했지만.. 시즌 2는 히로인 가족에게만 모든 포커스를 집중시키면서 주인공이 스토리의 중심에서 벗어나 제 3자가 되어 버려 캐릭터 비중의 밸런스가 깨졌고, 스토리가 늘어지고 전개 속도도 느려 터진데다가, 공감대가 없는 캐릭터를 계속 밀어주니 몰입도가 극도로 떨어져 스토리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시즌 1에서는 같은 연재처(네이버)에서 연재되는 다른 작품의 광고가 조금씩 들어가 있다. ‘금요일’에서 나온 보나조이가 작중에 극장에서 상영된 공포 영화에 나오고, 일진 중딩편에서 김장숙의 친구 카톡 썸네일이 ‘오빠 왔다’ 썸네일이며, 스마트폰으로 ‘웃지 않은 개그반’을 보고 웃는 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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