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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05회 작성일 24-05-0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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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향수를 자극하는 제목이다. 어떤 이에게는 오래된 코나의 노래로 또 어떤 이에게는 소피 마르소 주연의 영화로 추억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영화, 노래, 웹툰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여인' 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냥 단순한 여인이라기보다는 팜므파탈에 가까운 존재라고 해두는 게 좋겠다.

 

웹툰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화류계 여성의 죽음을 둘러싼 정계의 음모와 그 정계를 향한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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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대에 일어난 실제 사건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였다고 시즌 1에 밝힌 바 있는데 많은 독자들은 이를 ‘정인숙 피살 사건' 과 연관 지어 생각했다. 물론 진실 여부는 작가 본인 만이 알겠지만 말이다.

 

다만 우리가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것이 어느 실제 사건에서 모티프를 따왔느냐 하는 진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사실 이런 ‘정계'와 관련된 여인들의 미스터리 한 죽음은 역사 속에 항상 존재해 왔고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팜므파탈' 자체는 마녀의 형태로도 있어왔고 신녀의 형태로도 있어 왔다. 치명적인 아름다움과 매력은 두려움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고 사람들은 이 두려움에 근거하여 ‘서큐버스'라는 가상의 팜므파탈도 탄생시킨다.

 

역사를 되짚어 보면 이 팜므파탈들은 보통 권력자 가까이에 있게 된다. 출신이 별로였다면 대부분 이 여인들의 끝은 좋지 않았고, 그 반대의 경우로 팜므파탈이 날 때부터 권력자의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피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지닌 엘리자베스 바토리 같은 인물이 나오기도 한다.

 

(그렇게 보면 여성과 남성 이 ‘성별'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권력'에 대한 문제 같지만.) ‘팜므파탈'은 시대를 걸쳐 다양한 형태로 변형, 발전되어 여전히 아름답고 치명적인 여성을 지칭하는 용어로 오랜 시간 자리매김하여 현대에까지 영향을 준다. 이 치명적인 아름다움, 두려움에 기인해서 일까? 현대판 팜므파탈인 이 웹툰의 핵심 인물이었던 ‘설희' 의 마지막은 역사 속의 그녀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평소 동생을 끔찍이 아끼고 사랑하던 언니 ‘하미우' 돌아가신 부모님을 대신해서 그녀는 동생이 아무 걱정 없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해주고 싶어 한다. 동생 ‘하시우’는 국가 대표 테니스 선수. 3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시우는 언니의 차도 집도 너무 고가여서 눈이 휘둥그레지지만,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언니의 말만 철석같이 믿고 있다. 미우는 서울대 출신, 정계에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일을 하려면 어느 정도 대화가 맞아야 하기 때문에 그녀가 어떻게 대한민국 최고의 호스트가 되었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시우는 평소 업소에 다니는 아가씨를 증오하고 있다. 업소에 다니는 사람은 남녀를 구분하고 ‘더럽다'고 한다. 그런 그녀의 언니가 자신을 그렇게 뒷바라지한 것도 모른 채.. 시우는 언니 미우의 수상한 점을 알아채지만 시우가 알아갈 단계였을 때 언니는 이미 암살당한 상태.. 하나뿐인 혈육 언니의 죽음을 계기로 시우는 언니의 죽음에 연관된 사람들을 하나씩 알아가게 되고 차근히 복수의 칼날을 간다.

 
초반 시즌 1의 작업을 담당하던 작가팀이 장기 휴재에 들어가면서 2년이라는 긴 공백기 끝에 새로운 작가팀으로 구성되면서 논란이 많았던 작품이다. 바통을 이어받아 새로운 화풍으로 연재를 시작한 두 작가 [한동우, 병수 씨 (글/그림)]는 거의 1년 반 가까이를 악플에 시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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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시즌 1의 하시우 (가명 설희)    우)  시즌 2부터의 하시우

 

 

악플의 내용은 대부분 새로운  화풍에 관한 것이었으며 그로 인해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었다. 중반에는 작가와 독자의 소통 부재가 논쟁이 되었고  최근은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가 주를 이루는 분위기다. 이 웹툰의 개인적인 팬으로써 힘든 상황에서도 연재를 꾸준히 해주신 또 독자들의 선입견을 깨려 무던히 노력하신 작가 두 분께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악플을 꾸준히 달던 사람들과 지금은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 화류계를 찾는 ‘정계'에 있는 사람들과 비슷하다고까지 느껴졌다. 들어갈 때 마음 다르고 나갈 때 마음 다르다 했던가. 야한 맛에 본다면서 화류계 여자들을 미화하지 말라는 의견을 내세우는 독자들.. 필요에 의해 찾아지고 필요에 의해 버려진 손가락질 받고 역사 속으로 홀연히 사라져 버린 그녀들이 너무 가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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