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꾸준함의 대명사, 웹툰계의 반지의 제왕!! <히어로 메이커>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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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지 쓴 리뷰들을 보며 사설이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는 사설을 좀 줄이려고 했다. 그랬다. 그랬는데... 이 웹툰, 도저히 사설을 짧게 쓸 자신이 없다!!
여기, N사 대표의 장수 웹툰 <마음의 소리>와 더불어 올해로 연재 11년을 맞은 웹툰이 있다. <와탕카> <수사9단> <정글고> <마음의 소리>와 더불어 ‘웹툰’이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해준 바로 그 작품! <히어로 메이커>다.
N사가 본격적으로 웹툰 사업에 뛰어들면서 9번째로 계약을 맺은 게 그 이름도 유명한 <마음의 소리>이다. 그러나 10번째로 계약을 맺은 웹툰은 독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유치한 그림체, 단순해 보이는 스토리, 간단한 분량. 이 세 가지의 조합은 단지 이 웹툰이, 1세대 웹툰이기에 N사와 계약이 가능했다고 여겨질 정도로 별 볼일 없어 보였다. 그래서인지 현존하는 N사 웹툰 중 두 번째로 짬밥이 높음에도, 월요 웹툰 조회수 최하위에 랭크돼있다.(최고 짬밥의 <마음의 소리>가 여전히 잘나가고 있는 것과 너무나도 비교된다) 그러나 10년 넘게 연재 중인데다가, 얼마 전에는 이 웹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까지 출시되었다. 이런 경사를 기념하며,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갓’툰 <히어로 메이커>를 소개한다.
유치함 속에 시작된 전설
다소 유치해보이는 그림체만 보고 정주행을 포기하는 바보짓은 하지 말자!!
많은 사람들이 <히어로 메이커>를 보려다 마음을 접는 이유는 바로 그림체에 있다. 지금이야 많이 고급(?)스러워져 다른 웹툰들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지만 시즌1을 정주행하다보면 이 웹툰을 무시하는 사람들의 심정도 일견 이해가 간다. 그러나 베스트 댓글 제도가 생기기 이전부터 연재한 대부분의 대작들이 그러하듯, 이 웹툰 역시 많은 독자들이 정주행 중인 신규 독자들을 그림체에 속지(?)말라며 댓글로 응원해주고 있다. 네이버 베댓의 몇 안 되는 순기능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 순기능에 빠져 만화 한편 보고 댓글 한 번씩 읽고 하다가는 스포일러를 당하기 십상이다. 그러니 온전히 자기 혼자 만화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댓글에 신경 쓰지 말자(하지만 댓글들 보면서 정주행하는 것이 그냥 정주행하는 것 보다 훨씬 재밌는 것이 사실이다).
웹툰 초반에 등장하는 ‘로또스 전기’를 본다면 이 웹툰이 판타지 소설 <로도스도 전기>의 세계관을 본따 만든 웹툰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 세계관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톨킨의 세계관과 비슷하다. 엘프, 마법사, 기사들이 등장하고 국가 간의 전쟁이 빈번한 세계. 그런 세계에서 철없어 보이는 공주가 ‘로또스 전기’ 속 영웅처럼 되고 싶어 모험을 떠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런데 장난으로 시작 된 이 모험이 일이 점점 커지더니, 드래곤도 만나고 마왕과 전투까지 벌이게 된다. 그런데 이 유치한 그림체와 진부해 보이는 스토리는 적절한 개그와 소설에서도 보기 힘든 인물, 국가 간의 역학관계를 보기 쉽게 풀어 놓음으로써 명작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낯선 시즌제
D사의 웹툰을 자주 보는 독자라면 낯설지 않겠지만 N사의 웹툰을 주로 보는 독자들에게 웹툰 시즌제는 다소 낯선 제도로 느껴질 수 있다. 그렇지만 <히어로 메이커>는 시즌제라는 것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감쪽같은 시즌제를 도입했다. 바로 1기 <히어로 메이커>와 2기 <킹 메이커>가 바로 그것인데,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의 관계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2기 킹메이커는 1기 멤버들의 모험이 완료되고 약 20여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인데, 2기를 시작으로 ‘빤스’작가의 천재성이 드러나며 N사와의 계약이 단지 운으로만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1기에서 엑스트라처럼 스쳐지나간 인물들이 2기에서 주연급으로 성장하기도 하고, 그 누구도 떡밥이라 생각지 못했던 일들을 2기에서 ‘사실 그거 떡밥이었어!!’하며 회수함으로써 독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한다. 무엇보다 2기의 진정한 매력은 1기에서 느껴지던 재미위주의 스토리가 2기로 넘어오면서 교훈과 감동 그리고 현실비판으로 확장된 것에 있다. 흔히들 말하는 밸런스 파괴의 1기 인물들만 보다, 2기의 상대적으로 나약해 보이는 인물들을 보면 흥미가 떨어질 만도 한데 현실은 오히려 그 반대다. 1기에서 강한 등장인물들의 모험이야기가 스토리를 이끌어 갔다면, 2기에서는 <히어로 메이커>의 생각보다 방대한(?) 세계관과 누가 주인공인지 모를 정도로 비중 있는 주연급 조연들의 고른 활약이 눈부시다. 게다가 시즌에 새로운 제목을 붙이고 스토리까지 확실히 바뀜으로써, 진정한 시즌제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1기는 말 그대로 <히어로 메이커>이다. 18살 생일을 맞은 공주를 위해 왕국에서 준비한 이벤트(?)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점점 일이 커지더니 왕국에서 준비한 시나리오가 아닌 진짜 모험이 진행된다. 그리고 모험이 끝난 뒤 공주와 일행은 정말 ‘히어로’가 되면서 이야기는 해피엔딩을 맞는다.
그로부터 약 20년 뒤를 배경으로 한 2기의 제목은 <킹 메이커> 즉, 왕 만들기이다. 1기에서 비운의 인물처럼 보였던 세날왕국의 왕자를 주인공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20년 동안 바뀐 국가 정세와 인물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 재미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인물들과 탄탄한 시나리오들이 이끌어나가는 이야기는 충분히 흥미롭기 때문에 시즌 2만 보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레전드 메이커
<히어로 메이커(이하 히메)>는 지각 또는 잦은 휴재 없는 성실한 연재, 훌륭한 시나리오를 지닌 그야말로 모범 웹툰이다. 치밀하게 짜여진 시나리오는 10여 년 전에 연재된 초반부분과 비교하며 읽어도 설정 오류가 난 부분이 없고, 기억력이 어찌나 좋은지 정주행 몇 번 해본 사람도 기억 못하는 설정들을 자꾸만 먼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온다.(<히어로 메이커>에 등장하는 설정들을 가지고 논문을 써도 수십 편은 나올 듯하다. 독자들이 만들어 놓은 히메 백과사전도 따로 있을 정도니 말이다.)
정말 훌륭한 웹툰은 독자들로 하여금 몇 번이고 정주행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히메>를 정주행하다보면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히메>를 사랑하는지 잘 알 수 있다. 무려 2006년도에 작성된 댓글들이 ‘베스트 댓글’이 되어있고, 수많은 댓글들이 신규 독자들의 정주행을 응원해주며, 응원만큼이나 스포일러성 짙은 댓글들을 달아놓는다. 이런 비슷한 현상은 <덴마> <나이트런>등 이미 독자들에게 레전드라고 인정받는 웹툰들에게서 나타난다.
<히메>의 가장 큰 강점은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등장인물에 있다. 이유 없는 악역은 없다라는 지론 하에 매력적인 악역들이 대거 등장하고 아예 <수어사이드 스쿼드>같은 작품들이 등장하는 요즘 시대에, 절대 악과 절대 선, 밋밋한 조연들은 환영받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많은 작품에서 주인공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캐릭터들이 많은데, 인기 웹툰 <덴마>나 <하이브>만 봐도 주인공보다 인기 있는 캐릭터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탓에 만화의 주인공 취급조차 못 받기도 한다. <히메>역시 시즌2에 와서 주인공 ‘리스토’가 다른 등장인물들 보다 밋밋한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이름대신 ‘노란머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굴욕을 당하고 있지만, 어떤 독자도 그에 대해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오히려, 주인공이 등장하면 불만을 표하는 독자들이 있을 정도이니 말 다했다.
심지어 게임에서 조차 자신이 주인공임을 어필하는 '리스토' ㅠㅠ
별 볼일 없던 초등학교 동창이 10여년이 지나 이효리, 아이유, 초아(사실 지금 등장한 여자 연예인들은 <히어로 메이커>속에 등장하는 빤스 작가의 연재당시 최애(?) 가수이다. 때문에 10년간 이 웹툰을 봐온 독자들은 <히메>가 가요계의 변화까지 담고 있다고 말한다)가 돼서 등장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물론, 처음부터 <히메>를 봐온 독자가 아닌 이상 그런 기분을 느끼는데 차이가 있겠지만, 10년 동안 끈기 있게 봐오기엔 <히메>의 서사가 매우 방대하기 때문에 정주행을 하는 것도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같은 장면에서 연예인 이름만 바꿔가며 써먹는 빤스작가도 대단하다.
별거 아닌 대충그린 지도처럼 보이지만 정말 방대한 서사시가 펼쳐진다.
끝으로
<히어로 메이커>는 꼭 한번 리뷰해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언젠가 필력이, 이 웹툰을 모르는 독자들에게 무한한 궁금증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나 하려던 꿈같은 일이었다. 때문에 이 리뷰에 너무나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이런 재미있는 작품을 더 늦기 전에 알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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