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그림형제 잔혹동화 - 잔인한 동화의 재해석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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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의 매력과 변신은 어디까지일까? 동화는 더 이상 어린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을 가능케 해준 키류 마사오의 2001년 한국에 출판된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를 기점으로 2011년 <어른을 위한 잔혹동화> 서적들까지.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이 날 때까지 손을 놓을 수가 없는 동화가 가진 엄청난 흡입력은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의 원작을 벗어나 작가들의 손에서 자유롭게 탄생했다. 물론 이 패러디에 해당되는 서적들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동화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도 많이 있었고, 이에 해당되는 <아메리칸 맥기스 앨리스>나 <아메리칸 맥기스 그림> 같은 동화를 비튼 게임들은 서적이 출판되기 훨씬 이전부터 게임 시장에 등장하며 마니아층에 어필하며 그 입지를 다져왔다.
그 기원을 따지자면 동화가 처음 시작한 최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이고,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동화의 결말이나 내용이 조금씩 다른 것도 결국에는 이렇듯 동화에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조금씩 내용을 보기 좋게 고쳐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의 손에 쥐어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탄생하고,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되는 이 재해석된 동화의 매력. 오늘 소개할 작품은 다음 웹툰 리그에 연재 중인 <그림형제 잔혹동화>다.
프랑스 실루엣 애니메이션인 <프린스 앤 프린세스>와 그 형태가 상당히 유사하다. 물론 이 <프린스 앤 프린세스> 또한 동화의 재해석을 담고 있는 옴니버스 형태의 애니메이션이다. 이 실루엣을 이용한 연출 때문인지 뒤틀린 동화의 기괴하고 음산한 느낌을 한층 높여주기도 한다. 작가의 동화의 재해석은 스토리 면에 있어 이 <프린스 앤 프린세스>보다 오히려 정교한 느낌을 준다. 우선 1화 개구리 왕자를 살펴보면, <프린스 앤 프린세스>에서의 내용이 공주에게 키스를 받은 왕자가 개구리가 되어 원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주와 계속 키스를 하지만, 키스를 할 때마다 여러 동물들로 변한다는 내용으로 원작을 송두리째 바꾼 느낌이라면, 이 <그림형제 잔혹동화>는 황금 공을 연못에 빠트린 공주가 연못이 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공을 주워 오라며 고의적으로 시녀를 물속에 빠트리고 도와주지 않아 죽음을 방관한다던가, 원작에서는 징그럽다며 거리를 두는 정도로만 표현되었던 점들이 이 작품 내에서는 혐오에 가깝게 그려지며 공주가 개구리를 죽음 직전까지 끌고 간다던가 하는 점에 있어 훨씬 원작에 충실한 재해석이라 볼 수 있다. 개구리를 혐오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으로 변환 왕자의 외모에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된 원작과 달리, 왕자는 자신을 죽음 직전까지 이르게 한 공주에 대한 증오를 가지고 있었고, 마차를 몰고 가던 마부는 죽은 시녀의 오빠로 그려진다. 거만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건방지기 짝이 없는 이 공주를 죽이기 위해 마차 밖으로 문을 열어달라고 쳐다보는 마부와 왕자의 모습이 죽는 것은 시간문제인 상황을 나타내며 강렬한 마무리를 한다. 오히려 원작이 이런 스토리였다면 개구리와 왕자라는 동화를 더 좋아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한국 전래동화가 주로 계급 차이에 의한 차별과 역경을 이겨내는 착한 사람은 행복하게 잘 살았더랍니다. 하는 식의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면, 해외 동화들은 명확하게 이렇다 할 교훈이랄 게 사실 없는 게 대부분이다. 도둑질을 합리화 시키는 <잭과 콩나무>, 죽을 위험에 처해 마녀를 죽이고 그 마녀의 보석을 훔쳐 집으로 돌아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는 <헨젤과 그레텔>만 보아도 결론은 도둑질을 해서 가난을 이겨내라는 것인가 하는 찜찜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처음부터 시작이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아닌 어른들을 위한 동화였지만, 동화를 읽는 대상이 주로 아이들이라는 점에서 성적인 부분, 직설적이고 잔인한 표현 등이 거세된 것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왜 어른이 된 우리가 그토록 동화에 다시 매료되는지 그 원인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수 세기를 걸쳐 우리의 삶 속에 깊이 녹아든 수천수백만 가지의 현대적인 동화의 재해석. 오늘 소개한 이 <그림형제 잔혹동화>의 원작에 충실하지만 기발한 작가의 이야기는 순수했던 유년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순수하지 않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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