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그들의 사정, <아가씨와 우렁총각>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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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그 남자
수하는 남자 보기를 돌같이 하는 여자입니다. 여기에는 그녀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항상 남자에게 의존해서 사는 엄마를 보며 자랐고, 그녀는 "엄마처럼 살지 않을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태수는 벼랑 끝에 몰린 남자입니다. 강렬한 외모에 덩치도 커서 사람들의 오해를 사곤 하죠. 수하를 만나기 직전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입니다. 자신의 잘못도 아닌 일로 하루아침에 곤두박질치는데 나쁜 일이 연달아 일어나죠. 그래도 언젠가는 괜찮아지리라 스스로를 다독이며 매일매일 성실하게 살아갑니다.
그들의 만남
그렇지만 바쁜 커리어우먼인 수하도 가끔 결혼을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원체 바빠서 집안일을 할 시간도, 힘도 없는 그녀에게 집안일은 거추장스럽지만 당장 해결할 수도 없는 거슬리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남자들이 왜 결혼하고 싶어 하는지 알 것 같다'는 데 생각이 미칩니다. 퇴근 후 돌아오면 부인이 집 안 청소며 식사 준비까지 모두 다 해놓으니 남자들이 결혼하고 싶어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말이죠. 그러다가 '우렁이라도 와서 대신 정리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때 웬 외간남자가 비번을 누르고 들어옵니다. 내막을 알고 보니 이 남자, 이중 계약 사기를 당한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가진 돈은 집 계약할 때 다 쓰고 직장도 없는지라 마침 수하에게 절실했던 살림 능력 만렙이라는 점을 적극 어필하여 수하와 함께 살게 됩니다. 다소 황당한 이유처럼 보이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각자의 능력으로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일만큼 합리적인 일도 없으니까요.
물론 가사 노동력을 제공해준다는 이유만으로 이 동거 계약이 성사된 건 아닙니다. 급기야 태수는 자신을 게이라고 속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수하 입장에서는 하수상한 시절에 낯선 남자를 들이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문밖에서 웅크리며 잠든 남자를 보니 또 지나칠 수는 없어서 재워줬더니 이 남자, 답례로 은혜 갚은 우렁이처럼 수하의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해줍니다. 집안 곳곳을 깨끗하게 정리해놓고 어쩌다 보니 같이 식사까지 하게 됩니다.
두 사람의 연애
이 웹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개연성입니다. 어쩌다 보니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이 어떻게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됐는지 개연성있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이야기의 결이 섬세하기도 하고요. 예를 들면 3화에서 태수와 수하가 밥을 먹는 장면부터가 그렇습니다. 일상적인 순간들 사이사이에 인물들의 과거와 감정을 스케치합니다.
두 사람은 서로가 가장 안전한 상대라고 믿고, 태수가 가사 노동력을 제공하고 수하가 숙식 일체를 제공하면서 맺어진 이 기이한 관계는 둘을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이끌고 갑니다.
사실 처음부터 예상 가능했을지도 모르지요. 어디에도 쉽게 섞이지 못하고 일에 매달리는 수하와 자신을 채찍질하며 살아가는 태수를 보면 두 사람만큼 서로를 이해할 사람은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니까요.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면서 진행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두 가지 측면에서 독자를 만족시킵니다. 달달하면서 현실적입니다. 정석대로 천천히 관계가 진전되기 때문에 전개가 빠른 편은 아니지만, 이 경우에는 오히려 몰입해서 보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게다가 타인에게 오해를 사게 만드는 두 사람의 외모가 함께 했을 때 더할 나위 없는 데다, 연애를 시작하면서 귀여워지는 수하를 보는 일은 꽤 즐겁고요.
연애물을 잘 못 보는 독자라고 하더라도 이 웹툰은 잘 볼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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