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툰 그녀방위군 - 사랑을 위해, 그녀를 지켜라!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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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이라는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기존에 주목받지 못하던 중고신인이나 초보들이 달려들어 가끔씩 기발한 작품이 탄생하는 그런 즐거움이 있었는데, 어쩌다 보면 웹툰보다는 조금 예전의 만화책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작품을 접할 때도 있는 것 같다. 물론, 이런 작품 또한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다. 대체로 최신의 연재작보다는 조금 오래된(4년~7년 전 정도?) 완결작을 뒤지다 보면 이런 발견을 경험한다.
‘그녀방위군’이 바로 그런 경우로, 그림체부터 내용까지 마치 꽤 오래 전의 (이렇게 표현하기에는 조금 섣부른 감이 있지만)고전스러운 느낌이 난다.
주인공 ‘양모’는 이름 때문에 주변으로부터 ‘양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 시대의 고달픈 청년의 자화상으로, 일단 본인은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물론 집에서 어머니에게 툭하면 개처럼 까이고, 재수 중이며, 여자 손을 한 번도 못 잡아봤다는 안습한 배경은 동정의 여지가 있지만, 집도 있는 것 같고, 어머니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월세를 내어줄 정도면 집안은 나름대로 재산이 있는 부르주아(?) 계층에 속하지 않나 싶다. 이보다 훨씬 열악한 상황에 사는 사람들이 널린 현실에서, 양모의 자기 동정을 그대로 긍정하기란 어색한 일이다. 이 만화에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겠지만.
이야기는 ‘호이루’와 ‘미땅’이 양모네 집에 입주하면서 시작된다. 호이루와 미땅은 ‘바잔’이라는 가상의 국가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로, 외모 묘사와 이름으로 보아 대략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정도를 모티브로 삼은 것 같다. 미땅은 한국에 귀화한 한국인이고, 호이루는 순수한(?) 외노자다.
여느 때처럼 어머니에게 한바탕 폭풍 같은 욕을 처먹고 도망치듯 집에서 뛰쳐나가던 양모는 만화에서처럼 - 정말로 만화니까!- 주인집에 인사하기 위해 찾아온 호이루와 충돌한다. 정확히는 안기는 듯한 모양새가 나와 버렸는데, 양모가 친구에게 자랑하며 떠든 말을 보면 그의 인생에 있어 최초의 이성과의 접촉(?)이었다고 한다.
양모는 자연히 ‘호이루’에게 푹 빠지고 만다. 참고로 호이루보다 먼저 한국에 와서 국적까지 취득한 미땅은 호이루와 친구라는 언급으로 미루어 보아 나이는 비슷하겠지만 후덕한 외모 덕분에 양모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양모와 호이루 사이의 썸씽과, 그리 유쾌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양모네 집 근처 세입자들 - 반지하 방에 살고 있는 ‘영래’와 그가 사모하는 나이스 걸 ‘지현’을 간단하게 비춘다. 지현은 아이돌이라고 하는데 매니저라는 작자가 매니저보다는 조폭에 가까운 것으로 보아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위기와 그 해결 과정은 처음에 언급했듯 고전적인 그림체처럼 내용도 고전적이다. 작품의 메인을 이루고 있는 인간 군상들이 대체로 쿨하지 못하고 상당히 찌질한 측면이 있고, 소시민적이면서도 그 때문인지 정이 간다. 깨알 같은 카사노바 친구와 동네 양아치가 되어 양모와 친구들을 괴롭히는 견공자제분까지. 마지막의 급전개 - 호이루 모국이 내전에 휩싸이고 그녀의 사랑을 찾기 위해 대뜸 내전 중인 나라로 떠나는 양모의 대책 없는 결단도 다소 밋밋할 수 있던 이야기에 나름대로의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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